마법사의 약속/카드 스토리

[네로] SSR <은에 생명은 머물고> 재회를 믿으며

oTaku_enen 2023. 1. 13. 19:59

의/오역 有, 개인 백업용이라 후레로 갈겼으니 자세한 건 게임 내 스토리를 읽어주세요.

 

 

더보기

 

1화

 

스노우 & 화이트 : 닭아, 이리 오렴~!

 

현자 : (스노우랑 화이트, 이제 닭과 사이가 좋아진 것 같아.

저렇게 같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차분해지네)

어라?

 

닭 : ………….

 

현자 : (저 닭……. 계속 구석에 혼자서 있는 것 같은데……)

 

네로 : 현자 씨도 저 녀석이 신경 쓰이는 거야?

 

현자 : 네로. 네, 다른 닭들과 비교해서,

왠지 기운이 없는 것 같아서…….

 

네로 : 먹이를 먹는 모습도 본 적이 없고,

나도 신경 쓰였거든.

점주한테 얘기를 들어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네.

 

 

점주 : 실은, 저 아이는 항상 붙어 다니며 행동했던 사이 좋은 닭이 있었지만

<거대한 재액>의 영향으로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뒤로부터예요. 저렇게 무리로부터 떨어져서 우울하게 된 것은…….

 

현자 : 그랬군요…….

 

점주 : 저도 걱정하고 있지만, 계속 곁에서 상태를 봐주기가 어려워서…….

 

네로 : 그건 그래. 그 외에도 돌봐줘야 하는 닭들이 잔뜩 있으니까.

 

현자 : ……저기, 그렇다면,

저희가 있는 동안만이라도, 그 아이를 돌봐주어도 될까요?

 

네로 : 저 점주, 현자 씨한테 엄청나게 감사해했지.

 

현자 : 분명 그만큼 점주 씨도 그 아이가 걱정되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한동안 먹이도 먹지 않은 것 같고.

네로도……어울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네로 : 괜찮아. 나도 그 닭은 조금 신경 쓰였다고 말했잖아.

그래도, 음식도 먹지 않는 건 문제네.

 

현자 : 점주 씨가 사료의 배합을 여러 가지로 시험해봐도,

전혀 먹어주지 않았다고 말했었죠…….

 

네로 : 아아. 그렇다곤 하지만, 무리하게 먹게 해도 몸이 받아주지 않을 거야.

이 녀석은 소중한 걸 잃어버렸어.

그 아픔은 간단히 아무는 건 아니지.

 

현자 : 네로…….

 

현자 : 일단은, 조금 향이 강한 먹이를 잔뜩 섞어볼까.

인간과 같을지는 모르겠지만,

후각이 자극되면, 조금은 먹이에 흥미를 느낄지도 몰라.

 

그렇게 말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네로는 늘어놓은 먹이를 집어 들었다.

 

네로 : 닭은 도박할 때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설마 닭이 먹는 것에 머리를 싸매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자, 다됐어.

 

닭 : ………….

 

현자 : ……쳐다봐 주지도 않네요.

 

네로 : 그래, 간단히 봐 주지는 않는 건가.

먹고 싶을 때 먹고, 먹고 싶지 않을 때는 먹지 마.

당분간은 그거면 돼. 이쪽도 느긋하게 기다릴 테니까.

 

2화

 

닭 : 꼬꼬꼬…….

 

현자 : ……먹었어! 네로, 먹어줬어요!

 

네로 : 하하. 이제야 마음에 든 것 같네.

 

현자 : 다행이다. 이걸로 조금씩 건강해질지도 모르겠네요.

 

네로 : 그렇네. 먹이 안에 슈가도 섞어뒀으니까,

일반 먹이보다 체력이 쉽게 회복될 거야.

어이어이, 너무 붙지 말라고!

먹이에 목이 막히지 않게 조심해.

 

네로의 슈가 효과도 있어서인지,

닭은 천천히 손바닥 위의 먹이를 모조리 먹어 치웠다.

 

 

다음 날. 양계장에 발을 들여놓자,

네로에게 마음을 허락한 건지,

어제의 닭이 그의 발에 머리를 문질렀다

 

네로 : ……응? 왜 그래?

 

현자 : 혹시, 어제의 답례가 아닐까요?

맛있는 슈가를 줘서 고마워, 하고.

 

네로 : 의리가 있는 녀석이네.

그렇지만, 그거라면 내가 아니라 너를 신경 쓰던 주인한테 해.

 

그렇게 말하며 네로는 닭을 한 번 쓰다듬고 그 장소를 떠나려 했지만,

닭은 뒤를 쫓아가듯이 네로의 뒤를 따른다.

 

현자 : 네로의 곁을 떠나려고 하지 않네요.

 

네로 : 곤란하네. 뭐, 건강해졌다면 다행이야.

현자 씨, 이 뒤에 얘를 맡겨도 될까?

나는 잠깐 선생한테 상의하고 싶은 게 있어서.

 

현자 : 앗…… 네.

 

떠나는 네로의 등을 바라보며 닭은 쓸쓸한 듯이 울었지만,

네로는 돌아보지 않고 양계장을 나가버렸다.

 

현자 : 무슨 일일까, 갑자기…….

(어제까지는 그렇게 신경 써주었는데,

오늘은 왠지, 이 닭을 조금 피하려는 듯이 보여…….)

 

스노우 : 그건 저자 나름의 상냥함일지도 모르지.

 

현자 : 왓, 스노우랑 화이트……. 보고 있었나요?

 

화이트 : 그대들이 여기에 온 뒤로 계속 보고 있었다네.

 

스노우 & 화이트 : 귀여운 닭들에게, 푹 빠져있지만은 않았는걸-!

 

현자 : 아하하…….

(그래도, 네로 나름의 상냥함이라니,

무슨 말일까…….)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 의뢰를 해결하고 마법관에 돌아갈 날이 다가왔다.

 

닭 : 꼬꼬꼬.

 

현자 : 아! 네로, 저거 보세요.

그 아이가 무리 속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어요!

그래도, 아직 망설이는 것 같네요.

 

네로 : 잠시간 무리에서 떨어져 지냈잖아.

어떻게 무리 안으로 돌아가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

 

현자 : (앞으로 걸음만 가면 되는데, 뭔가 해줄 수 없을까……)

 

그러자, 네로는 닭을 향해 걸어가며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네로 : ……어이.

 

닭 : 꼬끼.

 

네로 : 여기서 보고 있을 테니까 다녀와. 괜찮아.

저 녀석들도 너를 걱정했을 거야.

 

3화

 

닭 : ……꼬꼬꼬.

 

현자 : 앗, 무리 안으로 들어간다……!

 

네로 : 이걸로 한시름 놓았네.

 

현자 : 정말 다행이다.

네로가 등을 밀어준 덕분이네요.

 

네로 : 아니 아니. 나는 별로 아무것도 안 했다고.

 

현자 : ……실은, 요 며칠 네로가 그 아이와 조금 거리를 두는 듯 보여서

왜 그런 걸까 하고 신경이 쓰였어요.

혹시, 뭔가 이유가 있는 건가요?

 

네로 : ……당신에겐 그렇게 보였을지도.

그래도, 그게 원래의 상태야.

나를 아무리 따라도, 나는 금방 없어질 거니까.

저 녀석은 앞으로도 여기서 살아갈 거야.

그렇다면, 그 녀석에게 필요한 것은 내가 아니라, 여기서 사는 같은 동료지.

 

현자 : (그렇구나, 모처럼 마음을 열었던 상대가 또 눈앞에서 사라져버리면……)

죄송해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해서…….

 

네로 : 네가 사과할 만한 일은 하지 않았잖아.

나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고.

 

드디어 지난 며칠간 가졌던 의문이 풀렸던 그때,

우리들의 옆을 스노우가 화이트가 뛰어와 지나간다.

 

스노우 & 화이트 : 그럼, 그대들. 바이바-이!

 

닭들 : 꼬끼!

 

네로 : 이별의 인사치고는 꽤나 시원스럽네…….

 

현자 : 스노우와 화이트는 닭들과 많이 친해진 것 같은데,

헤어지는 게 아쉽거나 하지는 않나요?

 

화이트 : 이것이 평생 이별이라는 것도 아닐 걸세.

연이 닿는다면 다시 만날 수 있겠지.

그리고, 저 닭의 조각이 돌아오는 일은 없겠지만,

주인들은 여기에 오고자 한다면 올 수도 있네.

 

현자 : ……확실히 그렇네요. 다시 만나러 올 수 있으면 좋겠네.

 

닭 : 꼬꼬……

 

현자 : 앗.

 

네로 : 너…….

 

조금 전 무리에 돌아갔던 닭이,

뭔가를 말하고 싶은 듯이 다시 이쪽으로 다가온다.

순간, 네로는 머뭇거리는 듯 보였지만

그는 부드럽게 닭을 안아 올려, 살짝 닭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네로 : 무서운 마법사한테 잡아먹히거나 하면 안 돼.

또 봐.

 

닭 : 꼬끼-.

 

닭은 네로의 팔 안에서 한 번 울고는, 힘차게 날아올랐다.

 

현자 : 저 아이의 기쁜 듯한 소리, 처음 들었네요.

 

네로 : 아아…….

 

스노우 : 호호호. 외로움을 잘 타는 네로를 위로해주도록 할까.

 

화이트 : 호호호. 귀엽구나.

 

네로 : 어이, 봐달라고…….

 

진심으로 곤란해하는 네로의 모습에

우리들은 얼굴을 마주 보며 소리 내 웃었다.

 

 

더보기

 

상냥한 거리감

 

현자 : 그래그래, 옳지 옳지, 착하네.

 

네로 : ……하하, 현자 씨는 진짜 고양이를 좋아하는구나.

 

현자 : 우왓, 네로!

 

네로 : 아아, 미안. 갑자기 말을 걸어서 놀라게 했네.

고양이도 도망가버렸고…….

 

현자 : 아니에요. 저야말로, 큰 소리를 내버려서 죄송해요.

저 아이는 안뜰 단골이라서, 내일 또 놀러 올 거예요.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네로 : 그런가. 그렇다면 다행이야.

그럼, 내일은 그 고양이에게 사과의 의미로,

생선구이라도 준비해둘까.

 

현자 : 감사합니다. 분명 그 애도 기뻐할 거예요!

덧붙여서, 네로는 고양이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네로 : 어떻게라니……..

좋아하냐 아니냐에 대한 거?

 

현자 : 좋아한다거나, 귀엽다던가, 키우고 싶다-라고 생각하나요?

 

네로 : 싫어하지 않고, 귀엽다고는 생각하지만, 키우고 싶냐고 물어보면 미묘하려나.

 

현자 : 미, 미묘한가요?

 

네로 : 뭐, 고양이뿐만 아니라. 키우면 분명히 정이 드니까,

그런 건 좀 어렵다고 할까…….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야생 동물에 당신이 애정을 쏟는 걸 지켜보거나,

가끔 먹이를 주거나 하는 정도가 딱 좋아.

 

현자 : 그렇군요…….

………….

 

네로 : 뭐야, 그 눈은…….

 

현자 : 그래도 네로는 착하니까 빗속에서 버려진 고양이를 발견하면

무심코 데리고 돌아와 버릴 것 같아서요. 왠지 모르게.

 

네로 : 하하…… 뭐야 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