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카드 스토리

[네로] SSR <떨어지지 않고 계속 함께> 당신이 바라는 장소에서

oTaku_enen 2023. 1. 2. 00:26

의/오역 有, 개인 백업용이라 후레로 갈겼으니 자세한 건 게임 내 스토리를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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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그것은, 무사히 의뢰를 해결하고,

엘리엇 씨와 안 씨의 재회를 모두가 기뻐한 후의 일이었다.

 

현자 : (어라……. 네로, 저런 곳에 혼자서 무슨 일이지?)

네로. 뭘 보고 있는 건가요?

 

네로 : 새의 깃털이야.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주워버렸어.

네로가 보여준 것은, 유리 색의 깃털이었다.

자줏빛을 띤 짙은 파란색이 무척 아름답고, 멋진 모양을 하고 있다.

 

현자 : 와아, 진짜네. 정말 예쁘네요.

도대체 어떤 새의 깃털일까.

 

네로 : 글쎄, 뭐려나.

아…….

 

현자 : 바람으로 깃털이……!

 

브래들리 : ≪アドノポテンスム

 

나도 모르게 손을 뻗자, 주문이 울렸다.

높이 날아오르던 깃털은,

휘익하고 브래들리의 손안으로 날아간다.

 

네로 : 브래들리…….

 

현자 : 감사합니다. 잡아주셨군요.

 

브래들리는 손에 든 깃털을 보고, 의미심장하게 네로에게 시선을 준다.

 

브래들리 : 어떤 보물을 놓쳤나 했더니, 새의 깃털이냐.

 

네로 : 보는 대로야. 너한테는 아무 이득도 없는 물건이잖아.

 

브래들리 : 뭐, 그렇네.

그렇지만, 잡담거리 정도에는 도움이 될 녀석이네. 예를 들면…….

현자. 이 녀석을 이용한 주술을 알려줄까?

 

현자 : 주술?

 

브래들리 : 아아. 그늘에 사는 자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건데.

 

네로 : 어이.

 

브래들리 : 딱히, 얘기해도 괜찮잖아.

이 녀석도 흥미가 있는 것 같고.

아까도 말했지만, 별거 아닌 잡담거리야.

네게는, 아무런 관계없는 이야기잖아.

 

네로 : ……그거야, 그렇지만.

 

그 이상은 반박하지 않는 네로를 보고,

브래들리는 허락받았다는 듯

유리 색의 깃털을 내 앞에서 가볍게 흔든다.

 

브래들리 : 주술은 간단한 거야.

깃털은 새의 것이라면 뭐라도 상관없어.

이 녀석을 손바닥에 놓고, 눈을 감고 소원을 빌어.

그다음엔, 그 깃털을 태운다. 그걸로 끝이야.

 

현자 : 에, 모처럼 소원을 담은 것을 태워버리는 건가요……?

 

2화

 

브래들리 : 뭐야. 태워버리면 안 되냐.

 

현자 : 안되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왠지 소원을 담은 것이라고 하면,

수중에 남겨두고 싶어질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고…….

 

네로 : 불친절한 녀석이네.

현자 씨한테 알려준다면, 좀 더 제대로 설명해주라고.

……이건, 형태를 남기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는 주술이야.

 

현자 : 엣?

 

네로 : 세상에는, 이런 형태가 있는 것들을 계속 가지고 있기가 힘든 놈들이 있어.

내일의 목숨을 보장할 수조차 없는 사람, 거처를 쫓기고 있는 사람.

아무튼, 몸이 가볍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녀석들 말이야.

 

브래들리 : ………….

 

네로 :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마음의 안식처도 없이 살아가는 것은 힘들어.

특히 약한 녀석들에게는.

즉, 이 깃털의 주술은, 뭔가를 기도했던 것을 잊지 않도록,

희망을 떠올릴 수 있도록……

형체가 없는 소원을 가슴에 품고, 깃털을 태운 연기 냄새와 함께,

마음에 강하게 각인시키는, 그런 의식 같은 거야.

 

네로의 말은, 마치 그렇게 했단 사람들을 보아 온 듯한,

혹은 그 자신이 경험해본 듯한, 현실감이 있는 것이었다.

 

현자 : 그렇군요…….

 

브래들리 : 잘 알고 있잖냐.

 

네로 : 하하……

우연히 들었던 적이 있어.

전에 가게에 왔던 손님에게 들었던 이야기의 구전. (受け売り; 남의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 옮김)

 

현자 : 그래도, 정말 납득되네요.

감사합니다, 네로.

그건 그렇고, 브래들리가 이런 주술을 알고 있다는 건 의외네요.

뭐라고 할까, 브래들리는 뭔가에 소원을 비는 이미지가 아니어서.

 

브래들리 : 핫, 나도 동쪽의 요리사랑 같아.

이건 도적단에 있는 녀석한테서 들은 이야기다.

나는 주술 같은 거 없어도 살아갈 수 있어.

신이라든가 무엇보다, 자신을 믿으니까.

 

거만하게 내뱉는 브래들리에게, 네로가 쓴웃음을 짓는다.

 

네로 : 뭐, 너에겐 그렇겠지.

그래도 말이지……, 아까도 말했지만,

그런 주술이나 기도에 의지하는 녀석도 있어.

 

브래들리 : 알고 있어.

 

훗 하고 웃으며, 브래들리는 손에 든 깃털을 네로의 가슴팍에 밀어붙인다.

 

네로 : ……읏, 하?

 

브래들리 : 예전에, 마녀랑 붙어서 도적단을 나간 부하가 있었어.

헤어짐의 선물로, 이 주술을 해줬더니 기뻐했지.

부부가 될 저 두 사람에게도, 해주는 게 어떠냐.

이런 음침한 마을에 살고 있고. 그 녀석들에겐 어울리는 주술이잖아?

 

그 말을 남기고, 브래들리는 떠나버린다.

 

네로 : ……. 또 저 녀석은 멋대로…….

어쩌지, 이거.

 

건네진 깃털을, 네로는 망설이듯이 보고 있다.

 

현자 : ……두사람에게 갈까요?

 

네로 : 글쎄…….

 

고개를 들고, 네로는 여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시선을 향한다.

눈부신 듯 가늘게 뜬 눈동자의 끝에는,

엘리엇 씨와 안 씨가 화목하게 미소 짓고 있다.

 

3화

 

잠깐 두 사람을 바라보던 네로는, 아니, 하고 말하며 고개를 젓는다.

 

네로 : 앞으로도, 저 두 사람에겐 힘든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모처럼의 출발에, 굳이 이런 그늘에 사는 자들의 주술을 알려줄 필요는 없지.

 

현자 : 네로…….

 

두 사람이 있는 장소가 마치 멀리 있는 듯한 눈빛에, 왠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네로 : ……그러니까, 여기서 몰래 하자고.

저 녀석들이 햇빛 아래를 걸어갈 수 있도록, 하고.

봐, 안 하면 안 한대로, 브래들리에게도 한 소리 들을 수도 있고.

 

현자 : ……그렇네요! 그럼, 저희끼리 해요.

 

웃으며 대답하면, 네로는 손바닥에 깃털을 올렸다.

맞추듯이, 우리들은 눈을 감는다.

 

현자 : (엘리엇 씨와 안 씨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를……

……그리고……)

 

네로 : ≪アドノディス・オムニス

 

또 한 개의 소원을 마음속에서 입으로 꺼내면,

네로의 주문과 함께 무언가가 타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뜨면, 네로의 손바닥 위에서 깃털이 불꽃을 감은 채 떠 있다.

 

네로 : ……인간과 마법사라면, 살아가는 기간이 달라.

어떻게 하든, 마법사인 안이 남겨져.

그걸 알고서, 함께 있는 것을 고른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나는 생각해.

그러니까, 적어도 저 남편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평온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네.

 

현자 : ……네.

실은 저, 하나 더 이 깃털에 소원을 담았어요.

 

네로 : 하나 더?

 

현자 : 네. 그래도, 바란 것은 그 두 사람의 일이 아니라

……네로를 위한 거예요.

양지에서든 그늘에서든, 네로가 원하는 장소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이라고.

 

네로 : ………….

 

현자 : 죄송해요. 제멋대로라는 건 알고 있지만…….

 

네로 : ……저기. 그건 즉, 현자 씨가 보기에 나는 그늘의 사람으로 보였다는 거야?

 

현자 : 엣!? 그런 의미가 아니에요! 그런 의미가 되는 건가요?

 

네로 : 너무 당황해하잖아. 딱히 사과할 일은 아니야.

……아.

 

네로의 손에 올렸던 깃털이 다 타오르고,

흔들리던 불꽃이 공기에 녹아든다.

남은 불똥이 사르르 떨어지는 그 모습을, 둘이서 배웅해주었다.

 

네로 : ……고마워, 현자 씨.

행복이라든가, 나한테는 과분한 소원 같은 느낌도 들고,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당신이 기도해준 건, 왠지 기뻐.

 

현자 : 네로…….

그렇게 말해주셔서, 다행이에요.

 

네로 : ……그래서? 오늘 밤은 뭐가 먹고 싶어?

 

현자 : 에엣, 그럴 셈으로 기도했던 게……!

 

네로 : 하하, 농담 농담.

당신이 그 녀석 같은 말을 할 줄은 몰라서.

 

이상한 듯이 네로가 고개를 흔든다.

구름 사이로 들여다본 하늘은 맑고, 햇빛은 부드럽다.

그게 왠지 기뻐서, 나도 진심 어린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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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복 아래의 갭

 

현자 : 저번 임무에 준비해주었던 의상, 정말 멋있었죠.

청초한 느낌이지만, 동시에 화려해서……

네로에게 잘 어울렸어요.

 

네로 : 또 그렇게 말해주면 쑥스럽네.

그건 재단사 군이, 나라도 어울리도록 만들어주었으니까.

그렇지만, 솔직히 나는,

그런 깔끔한 모습은 분수에 맞지 않는다고 할까,

그다지 익숙하지 않다고 할까…….

어쨌든, 옷에 어울리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하고 조금 긴장했어.

 

현자 : 그런 생각을 하셨군요.

그렇게 의식하지 않아도, 네로라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요…….

 

네로 : 그럴까. 그러면 다행이지만……응?

준비해둔 수프가 반으로 줄었어. 앗, 빵도 없어!

 

현자 : 엣. ……그러고보니, 아까 브래들리가 배가 고프다고 주방에…….

 

현자 & 네로 : ………….

 

네로 : 그 자식! 또 몰래 처먹었구나!

세 조각으로 떠서 구워버리겠어!

 

현자 : 앗, 네로……!

식칼을 들고 가버렸어…….

(확실히 지금의 느낌은, 저번의 모습과는 갭이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