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카드 스토리

[히스클리프] SSR <언젠가 정말 좋아하는 이야기로> 언젠가 결실을 맺을 그 날을

oTaku_enen 2023. 3. 10. 21:35

의/오역 有, 개인 백업용이라 후레로 갈겼으니 자세한 건 게임 내 스토리를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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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현자 : (……아, 히스)

 

담화실에 들르자, 시노와 얘기하고 있는 히스클리프를 발견한다.

말을 걸기도 전에, 그는 이쪽을 알아차렸다.

 

히스클리프 : 현자님, 안녕하세요.

 

시노 : 오, 현자.

 

현자 : 안녕하세요, 두 분 모두.

지금 잠깐 괜찮으세요?

어제, 무르에게서 받은 ‘면영(面影)의 서’ 때문에 히스에게 상담할 게 있어서…….

 

면영의 서란 무르의 창고에서 우연히 찾아낸 마법 도구다.

비어있는 페이지에 마법을 쓰면, 눈앞의 경치를 담는 것이 가능하다.

꽤 희귀한 책인 것 같지만, 아직 쓸 수 있는 페이지가 남아있으니까 라면서,

무르가 내게 양보했던 것이다.

 

현자 : 그동안 여러분과 갔던 장소를 추억으로 기록하고 싶어서,

말을 걸면서 돌아다니고 있어요.

히스는, 면영의 서에 남기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히스클리프 : 으음, 그렇네요…….

역시, 블랑셰 성일까. 현자님과는 여러 번 갔었지만,

오랑제리는 어떨까요?

 

현자 : 좋네요! 거긴, 히스의 소중한 장소니까요.

 

시노 : 그거라면 마침 잘됐어.

히스랑 둘이, 블랑셰 성에 돌아가려던 참이었어.

너도 같이 가면 어때?

 

히스클리프 : 그 전에 잠깐 들릴 곳이 있으니까,

혹시 현자님이 괜찮으시다면, 그쪽에도…….

 

2화

 

마법관을 나와서 향한 곳은,

동쪽 나라의 수도인 비의 거리였다.

목소리를 작게 내도록 주의하며, 옆의 히스클리프에게 말을 걸었다.

 

현자 : 들릴 곳이라는 건, 비의 거리였군요.

 

히스클리프 : 갑자기 초대해 버려서 죄송해요.

여러 가지로 규칙이 엄격한 거리인데, 혹시 불편하셨나요?

 

현자 : 그렇지 않아요. 초대해주셔서 기뻤어요.

뭔가 살 것이 있었나요?

 

히스클리프 :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시노 : 도착했어.

 

시노의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커다란 저택이 있었다.

문에 선 사람에게 말을 걸면, 바로 하인인 듯한 사람이 다가온다.

 

하인 : 히스클리프 님! 어서 오세요, 와주셨군요.

주인님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자, 안으로 들어오세요.

 

히스클리프 : 아냐, 부탁한 걸 받으러 온 것뿐이니까. 여기면 됐어.

 

하인 :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고, 하인은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조금 큰 화분을 안고 돌아온다.

 

하인 : 오렌지 묘목입니다.

블랑셰 가에 다시 선물해드릴 수 있다니, 정말로 영광입니다.

 

히스클리프 : 고마워. 소중히 할게.

 

현자 : 오렌지……? 히스, 혹시…….

 

이전에, 동쪽과 중앙의 마법사끼리 블랑셰 성에 훈련하러 갔을 때의 일을 떠올린다.

내민 묘목을 시노가 받는 것을 곁눈질하며 히스클리프에게 묻자,

그는 수줍게 웃었다.

 

히스클리프 : 네. 블랑셰 성의 오랑제리에 새로운 오렌지의 나무를 심고 싶어서…….

이전에, 그 나무를 주었던 귀족에게 다시 한번 묘목을 받을 수 있을지, 부탁했어요.

 

블랑셰 성의 오랑제리는, 예전에 오렌지 나무가 심겨 있었다.

그 나무는 어린 히스클리프에게 있어서 소중한 친구이며,

그는 줄곧, 그것이 시들어 벌목되었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을 뉘우치고 있었다.

 

현자 : (히스는 그 상처를 마주 보고, 다시 오랑제리에 오렌지의 묘목을 심고 싶다고 말했구나)

 

히스클리프 : 시노, 그건 내가 들게. 내가 들고 가고 싶어.

 

저택에서 멀어진 뒤, 히스클리프가 화분을 든 시노를 향해 양팔을 뻗는다.

 

히스클리프 : 새로운 친구를 아껴주고 싶으니까.

 

시노 : ……어쩔 수 없지. 오늘뿐이야.

 

입가를 느슨하게 한 시노에게서 화분을 전달받은 히스클리프가,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히스클리프 : 현자님이 담화실에 오셨을 때,

시노에게 여기에 대해 상담하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당장이라도 가지러 가자고 해서.

 

시노 : 도련님이 기다릴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히스클리프 : 그, 그렇게 알기 쉬운 얼굴을 하고 있었구나…….

……그래도, 그렇네. 얼른 성에 돌아가서, 이 아이를 오랑제리에 심어주고 싶어.

 

그렇게 말하고, 히스클리프는 무척이나 기쁜 얼굴로 묘목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었다.

 

3화

 

블랑셰 성에 도착한 우리들은, 그대로 오랑제리에 가기로 했다.

시노는 먼저 숲의 상태를 보러 가고 싶다며 헤어졌기 때문에,

히스클리프와 나 둘이 온실의 문을 열었다.

 

히스클리프 : ………….

 

부드러운 햇빛이 스며들고 있지만,

식물은 없고, 완전히 헛간처럼 되어있는 오랑리는 조금 쓸쓸했다.

 

현자 : 우선 짐을 정리할까요? 흙을 나누는 삽도 빌려와야…….

 

히스클리프 : 아…아뇨.

짐은 그대로 둬도 괜찮아요.

정리하기 전에, 이 풍경을 면영의 서에 그려두었으면 해서요.

 

현자 : 엣……. 오렌지 나무를 옮겨심은 뒤의 오랑제리가 아니구요?

 

히스클리프 : ……네.

 

똑바로 나를 보는 히스클리프의 푸른 눈동자에는,

강한 의지가 깃들어있다.

 

히스클리프 : 언젠가 또, 그때처럼, 밝고 따뜻한 오랑제리로 만들어볼게요.

그 결의를 담아서, 지금의 모습을 잊지 않도록 하고 싶어요.

 

현자 : (결코 좋은 기억이 아닐 텐데…….

히스는 진지하게 마주 보려고 하고 있구나)

알았어요. 그럼, 면영의 서에는 이 풍경을 남기죠.

 

페이지를 열고, 제대로 풍경이 들어갈 수 있도록 면영의 서를 테이블 위에 펼쳤다.

그리고, 벌목된 오렌지의 나무의 옆에 둘이 나란히 선다.

 

히스클리프 : ≪レプセヴァイヴルプ・スノス≫

 

히스클리프가 주문을 외우자, 책이 옅은 빛을 띠며, 백지였던 페이지에 색이 물들기 시작한다.

 

히스클리프 : ……와아, 대단해.

점점 페이지에 풍경이 펼쳐지고 있어…….

 

현자 : 마치 누군가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네요.

…… 어라? 근데, 왠지 조금…….

 

완성되어가는 풍경에 위화감을 느낀다.

그루터기가 되었을 오렌지 나무가 가지를 뻗어, 많은 잎을 달고 있다.

가지가 휠 정도로 열린 싱싱한 오렌지의 열매.

오랑제리는 식물들에 둘러싸여, 저녁노을이 상냥하게 실내를 물들이고 있다.

 

히스클리프 : 이 풍경……!

 

히스클리프와 함께 놀라,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나, 오랑제리에 변화는 없다. 오렌지의 나무도 베어진 상태다.

 

히스클리프 : 어라……?

 

시선을 돌리면, 조금 전까지의 그림은 환상인 것처럼,

우리가 본 그대로의 오랑제리가 면영의 서에 그려져 있다.

 

현자 : 잘못 본, 걸까요…….

 

히스클리프 : …….

 

히스클리프가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그건 마치, 조금 전 그림 속에서 본, 따뜻한 저녁노을의 햇빛 같았다.

 

히스클리프 : ……현자님. 오랑제리에 과일이 열렸을 때는,

화가를 불러서 그림을 그려달라고 해요.

시노와 현자님과 저, 나란히 오렌지 나무의 앞에 서서.

 

현자 : ……그렇네요. 새로운 오렌지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서,

예쁘게 열매를 맺으면…….

분명, 석양이 어울리는 따뜻하고 멋진 오랑제리가 될 거예요.

 

그 모습을 상상하자, 자연스럽게 미소가 떠오른다.

지금은 아직 푸른색 하나 없는 오랑제리 속에서, 그날이 오는 것을 고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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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말하는 열의

 

현자 : 히스에게는, 좋아하는 전설이나 이야기가 있나요?

 

히스클리프 : 많이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해서, 자주 읽었거든요.

 

현자 : 그러고 보니, 오렌지 나무에게도 책을 읽어주었다고 말했었죠.

 

히스클리프 : 네. 특히 좋아하는 이야기라고 하면……그거려나.

이상한 저택에 휘말린 주인공이,

같이 갇혀버린 친구를 구해줘서,

원래의 장소로 돌아가는 모험담인데요…….

 

현자 : 모험 이야기, 좋네요!

어려운 상황을 앞에 두고, 주인공이 신기한 힘을 손에 넣거나,

강해져 가는 걸 보는 건, 두근두근거리죠.

 

히스클리프 : 네, 정말요!

그래도, 이 이야기는 조금 특이해서,

다른 작품들처럼 검이나 마법을 쓰진 않아요.

대신에, 꼭두각시 인형이 잔뜩 등장하는데,

주인공이 그걸 다뤄서 친구를 구해주려고 힘내는 모습이 무척 좋았어요.

이야기 안에 나오는 꼭두각시를 스스로 만들려고,

설계도를 생각해보기도 하고……

후후, 그립네.

 

현자 : (히스, 정말 좋은 미소야. 보고 있는 것만으로, 나도 기뻐지네)

 

히스 : 아…….

죄송해요, 저만 이야기해버려서.

 

현자 : 아니에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히스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기뻤어요.

분명, 오렌지 나무도 저와 마찬가지로,

히스의 이야기를 즐겁게 들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히스 : ……그럴까요. 그랬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