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이벤트 스토리

은이 머무는 달걀 가게의 판타지아 ~동쪽 나라 & 북쪽 나라~ (1~5화)

oTaku_enen 2022. 9. 28. 23:01

의/오역 有, 개인 백업용이라 후레로 갈겼으니 자세한 건 게임 내 스토리를 읽어주세요.

오역 지적 달게 받습니다.

 

 

이벤트 기간 <2022.02.20~2022.02.28>

 

더보기

 

1화

 

산책할 겸, 마법관의 안을 걷고 있었던 때.

부엌의 앞을 지나가면, 와글와글하고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히스클리프 : 헤에, 이게 그런 거야?

 

시노 : 그런 말을 들으면 맛있어 보이네.

 

네로 : 그렇지?

 

들여다보면, 히스클리프와 시노가 네로를 둘러싸고 들떠 있다.

 

현자 : 세 분 다 즐거워 보이네요. 뭘 하고 계신가요?

 

히스클리프 : 현자님.

 

네로 : 아니, 별 얘기 아니야. 이 녀석을 두 사람에게 보여주고 있었어.

 

네로가 손에 들고 있는 상자에는,

약간 붉은 기가 도는 색의 달걀이 담겨있었다.

 

현자 : 와, 달걀이 잔뜩 있네요.

시장에서 사 오신 건가요?

 

네로 : 맞아 맞아. 좀처럼 보기 힘든 신선한 걸 운 좋게 손에 넣어서 말이야.

 

요리사의 눈에 들어올 만한, 좋은 물건을 얻었다는 것 같다.

네로는 기분이 좋은 듯이, 달걀을 손가락으로 들어 올렸다.

 

네로 : 봐, 형태도 좋고, 껍질이 붉은 달걀은 노른자에 감칠맛이 나서 맛있어.

오늘의 점심은 좀 기대해도 되겠어.

어떻게 요리해줄까.

신선도를 살려서 심플하게 오믈렛도 좋겠지만,

에그 베네딕트 같은 것도 나쁘지 않겠네.

 

시노 : 전부 만들면 되잖아. 남기지 않고 먹어줄 테니까 안심해.

 

히스클리프 : 네로의 밥은 항상 맛있지만, 오늘은 더 기대되네.

 

평소에는 침착한 네로가, 오늘은 신선한 식재료를 앞에 두고 들뜬 목소리를 하고 있다.

그런 그를 보고, 시노도 히스클리프도 왠지 기뻐 보였다.

 

브래들리 : 뭔가 먹을 거 없냐?

 

히스클리프 : 브래들리?

 

브래들리 : 뭐야? 동쪽의 마법사들 모임이냐.

그런 건 나중으로 하고, 얼른 밥 줘. 이쪽은 배가 고프다고.

 

큰 보폭으로 걸어온 브래들리는 과장되게 배를 문질렀다.

공복에 시달려 점심을 먹으러 온 모양이다.

 

시노 : 서두르지 마. 지금 메뉴를 생각하고 있어.

네로가 좋은 달걀을 가져왔어.

 

브래들리 : 좋은 달걀?

 

브래들리의 눈썹이 올라간다.

 

브래들리 : 설마, 은의 달걀 가게의 계란이라도 구한 건가?

 

네로 : 멍청한 소리 하지 마. 그런 걸 간단하게 얻을 수 있을 리 없잖아.

 

시노 & 히스클리프 : …………?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어, 우리는 멀뚱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시선을 눈치챈 브래들리는, 입꼬리를 올려 웃고는, 거칠게 머리를 긁는다.

 

브래들리 : 농담이야. 보잘것없는 동쪽의 요리사가,

은의 달걀 가게 같은 것에 인연이 있을 리가 없지.

 

네로 : 하하……. 그건 그렇지.

 

손을 떼어내듯, 친근한 공기가 쑥 들어간다.

그러나 히스클리프 일행이 관심을 보인 것은, 브래들리가 말한 쪽이었다.

 

히스클리프 : 저기, 은의 달걀 가게라는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 혹시 그런 품종의 맛있는 계란이 있는거야?

 

브래들리 : 아니야. 은의 달걀 가게라는 건, 대대로 마법사가 운영하는,

특별한 은세공 가게의 상호다.

 

현자 : 은세공……?

 

네로 : 현자 씨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으려나.

원래 은에는 액막이의 힘이 있어.

그중에서도 그 가게의 은 세공은 순도가 높아서,

강한 마력을 품고있다는 이야기야.

 

시노 : 헤에. 같은 은세공이어도 다른 건가.

 

브래들리 : 완전히 다르지.

은의 달걀 가게는, 마법사인 은사(銀師)가 만든

최상이라고 할 만큼 일급의 은세공만을 취급해.

좀처럼 손에 얻을 기회는 없지만,

극히 드물게 시장에 나오면,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이 붙는

상당히 희귀한 대물이야.

그 누구라도 탐내고, 항상 노리고 있어.

수집가나 부자들 뿐만 아니라, 힘에 굶주린 마법사도 말이지.

 

그래서 은의 달걀 가게의 위치는 수수께끼인 채로,

오랫동안 숨겨져 있다고 한다.

가게를 차리면서도, 실제로 방문한 손님은 거의 없다는 것 같다.

 

히스클리프 : 그런 가게가 있다니…….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서 만들어지는 은세공은, 어떤 걸까.

저기…… 브래들리는 실물을 본 적이 있어?

어떤 세공이었는지 물어봐도 돼?

전통이 있는 가게인 것 같고, 역시 전설적인 디자인인 걸까…….

 

세밀한 작업이나 세공을 좋아하는 히스클리프는,

눈을 반짝이며 브래들리에게 질문 공세를 날린다.

 

브래들리 : 아아? 어떻냐니…….

 

네로 : 미안. 슬슬 점심 준비를 시작해도 될까.

브래들리도, 평범한 달걀도 괜찮다면 식사 전에 뭔가 적당히 만들어줄 테니까.

 

프라이팬을 손에 들고, 네로는 쓴웃음을 짓고 있다.

이곳이 그의 일터임을 떠올리고, 히스클리프는 얼굴색을 바꾼다.

 

히스클리프 : 앗, 미안……!

무심코 말을 너무 많이 해버려서…….

 

현자 : 저희, 나가볼게요.

 

시노 : 나중에 보자, 네로.

 

네로 : 그래. 비장의 요리를 해줄 테니까, 너희들도 점심식사 기대하고 있어.

 

등 뒤로 들려오는 그 목소리에 대답하고, 우리 셋은 부엌을 떠났다.

 

네로 : ……후우.

 

브래들리 : 쫓아내려면 좀 더 잘하라고.

꼬맹이들을 대하는 건 특기잖아.

 

네로 : 시끄럽네. 애초에 네가 쓸데없는…….

 

브래들리 : 그건 그렇고 은의 달걀인가. 그립네.

그거 언제 일이었지? 분명, 취미가 나쁜 수집가를 덮친 뒤에…….

 

네로 : ………….

 

브래들리 : ……뭐야. 너, 아직 그 일 신경 쓰고 있는 거냐.

 

네로 : 글쎄. 옛날 일 같은 건 잊어버렸어.

그것보다, 이 달걀 봐봐. 좋지?

 

브래들리 : 좋고 나쁘고 관심 없어.

그것보다 밥이다, 밥.

아까 말했던 거 잊었다고는 하지 말라고.

 

네로 : 하?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거면,

너도 이 달걀이랑 같이 볶아줄 테니까.

 

브래들리 : 뭐야, 무섭네……!

 

 

히스클리프 : 나쁜 일을 해버렸네…….

혼자서 흥분해서, 네로를 방해하다니…….

 

현자 : 히스, 괜찮아요. 네로는 신경 안 쓸 거에요.

 

시노 : 맞아. 브래들리 상대로 거리낌 없이 물어보는 히스는

용감하고 좋았어.

 

히스클리프 : 아아……! 그것도 있었다…….

어쩌지, 너무 버릇없었죠?

 

현자 : 아, 아뇨 그런 건……!

브래들리도 기분이 상한 느낌은 아니었고요.

(확실히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었네……)

 

히스클리프 : 죄송해요, 정말로.

저, 들떠버려서…….

 

평소에는 조심스러운 히스클리프도, 좋아하는 분야의 이야기가 나오면

유창해지고 적극적으로 된다.

스스로는 거북해하는 것 같지만,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자 : 저도 어떤 가게일까 하고, 두근거렸어요.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니, 무척 미스테리하고…….

 

시노 : 나도 흥미가 있어. 다른 은세공보다 강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

 

나와 시노가 관심을 보이면, 히스클리프의 얼굴색이 돌아왔다.

 

히스클리프 : 일급품밖에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었지.

그 이야기만으로, 은세공에 대한 장인의 긍지나 고집이 느껴져.

은의 달걀 가게인가……. 분명 숨겨진 곳에서,

꾸준히 명품을 만들어내고 있겠지.

어떤 은세공인지, 한번 보고 싶어.

 

시노 : ……그렇지만, 왜 아까 브래들리는 착각한 걸까.

 

현자 : 에?

 

시노 : 봐, 좋은 달걀을 손에 넣었다고 말했던 때.

은의 달걀 가게가 가게의 이름이라면,

달걀의 얘기에서 지레짐작하지는 않을 거 아냐.

 

히스클리프 : 듣고 보니…….

 

현자 : 그렇네요…….

은세공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면 모를까…….

 

어쩐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공기 속에서,

몇 가지 구둣발 소리가 식당으로 들어온다.

 

 

더보기

 

2화

 

스노우와 화이트, 그리고 파우스트였다.

 

히스클리프 : 선생님.

 

현자 : 스노우와 화이트도.

 

시노 : 드문 일이네. 서로 권해서, 점심을 먹으러 온 건가.

 

스노우 : 유감이지만 그런 것이 아니네.

 

화이트 : 아니, 용건이 끝나고 나면 사이좋게 함께 점심을 하는 것도 좋겠구먼.

 

파우스트 : 쓸데없는 이야기는 됐어. 얘기를 계속하지.

 

히스클리프 : 뭔가 얘기할 게 있으신 건가요?

 

파우스트 : 아아. 아까 도착한 의뢰의 보고를 하러 왔어.

동쪽 나라에 있는, 은의 달걀 가게라고 하는 가게로부터야.

 

현자 : 엣?

 

시노 & 히스클리프 : 은의 달걀?

 

들은 지 얼마 안 된 이름을 듣고, 우리는 나란히 눈을 동그랗게 떴다.

 

스노우 & 화이트 : 그런데, 그 반응…….

혹시, 그대들 알고 있는 건가?

 

네로 : 기다렸지. 다 됐어―.

 

그곳에, 네로와 브래들리가 접시를 옮기며 부엌에서 들어온다.

막 만들어진 에그 베네딕트가 맛있어 보이게 김을 내뿜고 있었다.

기분이 좋아 보이던 브래들리는, 스노우와 화이트를 보자마자 얼굴을 찌푸렸다.

 

브래들리 : 윽. 영감들…….

 

네로 : 아아, 선생들도 식사하러 온 건가.

준비할 테니까 잠깐 기다려줘.

 

파우스트 : 아니 그 전에 잠깐 얘기할게…….

 

시노 : 됐으니까 먼저 먹자고.

 

히스클리프 : 기다려 시노. 그래서 선생님, 은의 달걀 가게로부터 의뢰라는 건…….

 

네로 : 하? 뭐야, 또 은의 달걀 가게의 이야기인가?

 

파우스트 : 또?

 

시노 : 어이 네로. 나는 이 큰 베이컨이 올려져 있는 녀석이 좋아.

 

브래들리 : 웃기는 소리 하지 마. 그 녀석은 내 접시다.

 

대화가 뒤섞여 이야기가 진척되지 않는다.

초조해진 스노우와 화이트가 난데없이 구리 같은 북을 꺼내, 마음껏 울렸다.

 

시노 & 히스클리프 & 네로 : !?

 

스노우 : 에잇, 조용히 하지 못하겠는가!

 

화이트 : 정말이지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녀석들이구먼!

 

브래들리 : 네 녀석들이 제일 시끄럽다고!

 

스노우 & 화이트 : 아무튼!

 

스노우 : 이번의 임무는 동쪽과 북쪽의 마법사가 가는 것으로 되었으니까.

 

화이트 : 각자 그런 것으로 알고 있도록!

 

브래들리 : 아?

 

시노 & 히스클레프 & 네로 : 엣……?

 

현자 : 동쪽과 북쪽의 마법사……?

 

 

수일 뒤. 스노우와 화이트가 선언한 대로,

동쪽과 북쪽의 마법사들은, 임무를 위해 동쪽 나라로 향했다.

 

네로 : 뿌리가 방해되어서, 발 밑이 안 좋네.

 

오웬 : 그렇대. 히스클리프, 현자님.

오늘은 위를 보면서 걸어.

꼴사납게 넘어지면 웃어줄게.

 

시노 : 오웬의 이야기는 듣지 않아도 돼.

두 사람 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

 

히스클리프 : 으, 응.

 

현자 : 감사합니다.

 

미스라 : 하아, 알겠습니다.

 

파우스트 : 미스라한테는 말을 걸지 않은 것 같다만…… 뭐 됐나.

 

의뢰서를 의지해 나아가면, 그곳은 울창한 숲이었다.

겹겹이 뻗은 잎이 빛을 가려, 낮이어도 어둡다.

은의 달걀 가게는, 이 깊은 숲속에 있다고 한다.

소문대로,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숨겨져 있는 것 같다.

 

현자 :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하는 것도, 수긍이 되네요…….

 

파우스트 : 의뢰를 내면 가게 위치가 알려진다.

저쪽에 있어서는, 힘든 선택이었겠지.

 

브래들리 : 목숨이 달린 물건이겠지.

마물이 나온다면, 큰일을 위해선 작은 희생은 부득이한 일이다.

(背に腹はかえられねえさ)

 

―<거대한 재액>의 영향으로, 가게에는 무서운 마물이 나타났다.

은의 달걀 가게에서 도착한 의뢰에는, 그렇게 쓰여있다.

자세한 것은 더 이상 적혀있지 않았지만,

피해가 나기 전에 아무튼 조사하러 와달라는 얘기였다.

 

스노우 : 이번에는, 자칫하면 위험을 수반하는 임무가 될지도 모르네.

 

화이트 : 알겠나. 우리 북쪽의 마법사도 협력하는 걸세.

 

미스라 : 네.

 

오웬 : 알고 있다니까.

 

쌍둥이에게 대답하는 미스라와 오웬은, 의외일 정도로 고분고분하다.

임무에 향할 때 북쪽의 마법사는,

대부분의 경우, 무리하게 끌려 나와서, 흐트러져 있거나 기분이 언짢다.

 

현자 : (그때 있었던 브래들리는 알 것 같다 쳐도……)

 

미스라도 오웬도 쌍둥이에게 위협받는 것도 아닌 임무를 수행하러 왔다.

반항은커녕, 아침의 모임에도 시간에 맞춰 나타나거나 해서,

과연 드물었다.

 

현자 : 저기, 이런 말 하기도 뭣하지만,

미스라도 오웬도, 오늘은 무척 고분고분하지 않나요……?

 

이상하다고 생각해 스노우에게 얼굴을 돌리면,

목소리가 들렸는지, 브래들리가 씨익 웃는다.

 

브래들리 : 이번에는 먹이가 좋으니까.

 

현자 : 먹이?

 

스노우 : 두 사람 다, 은의 달걀 가게에서 취급하는 은세공의 이야기를 브래들리에게서 들은 것 같아서 말일세.

아마도, 저 녀석들의 머릿속에 있는 건 임무보다는,

한 번에(ワンチャン) 손에 들어올지도 모르는, 귀중한 은세공의 쪽일걸세.

 

화이트 : 삐뚤어진 동기지만, 의욕을 내고 있고,

뭐 괜찮나! 하고.

 

현자 : (과연……. 그래서인가……)

 

오웬 : 뭐야, 빤히 쳐다보고.

 

미스라 : 빨리 가죠.

 

파우스트 & 히스클리프 : ………….

 

시노 : 무슨 일이지, 저 녀석들.

 

히스클리프 : 실례지만, 저렇게 임무에 의욕을 내는 북쪽의 마법사들은

그다지 본 적이 없을지도…….

 

파우스트 : 별일이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좋겠다만.

(槍でも降らなければいいが)

 

앞으로 가는 미스라 일행의 뒤를,

수군거리며 동쪽 마법사들도 따라갔다.

 

시노 : 그러고보니, 왜 미스라가 있는데 마법을 쓰지 않는거야?

공간의 문을 열면 바로잖아.

 

화이트 : 은의 달걀 가게는 누구의 눈에도 숨겨져 있어.

마력이나 술을 써서 숨어있는 경우,

공간 마법으로 그 영역에 간섭하는 것은 조금 위험하니까 말이네.

 

네로 : ……은의 달걀 가게, 말이지.

 

파우스트 : 왜 그래, 한숨 같은 걸 쉬고.

 

네로 : 아냐, 딱히…….

 

사람의 기척조차 없는 숲에는, 길다운 것도 없다.

걷기 힘들고 험하지만, 옆을 걷는 히스클리프의 걸음은 가벼웠다.

 

히스클리프 : 그나저나 믿을 수 없네.

그 은의 달걀 가게에 가게 되다니…….

앗……. 죄, 죄송해요.

임무라는 건 알고 있지만요.

 

황급히 히스클리프는 얼굴을 긴장시킨다.

들뜨지 말라고 자신을 훈계하는, 그의 진지한 면이 흐뭇하다.

 

현자 : 소문난 장소에 간다고 하면, 역시 신경 쓰이네요.

들은 바에 따르면, 좀처럼 볼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 같고요.

 

히스클리프 : 네. 오랫동안 계승된 훌륭한 기술을,

이 눈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가슴이 두근거려서…….

그러고 보니, 은사이기도 한 은의 달걀 가게 점주는, 마법사라고 했죠.

도대체 어떤 분일까요?

블랑셰 공방의 장인들 같은 분일까요.

 

브래들리 : 거기는 네 상상을 뛰어넘는 은세공 가게다.

깜짝 놀라지 말라고, 도련님.

 

히스클리프 : ……읏!

 

제치듯 낮은 목소리로 위협을 받아,

히스클리프는 흠칫 어깨를 흔들었다.

 

(상상을 뛰어넘는 은세공 가게……?

대체 어떤 가게인 걸까……)

 

한참 숲속을 나아가면,

이윽고 기묘한 모양의 바위가 정면에 나타났다.

매끈매끈한 유선형으로, 무언가의 조각처럼 보인다.

 

네로 : 묘한 바위네.

 

화이트 : 의뢰서에 따르면, 그게 은의 달걀 가게의 입구인 것 같네.

 

파우스트 : 보아하니, 꽤나 강한 결계가 붙어 있어.

대부분의 마법사는, 입구를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겠지.

 

현자 : 결계가 있는 건가요? 그럼, 어떻게 들어가야…….

 

 

더보기

 

3화

 

시노 : 박살 내자.

 

미스라 : 좋네요.

 

오웬 & 브래들리 : 그렇게 하자.

 

네로 : 어이어이어이.

 

히스클리프 : 괘, 괜찮은 거야?

 

파우스트 : 전혀 괜찮지 않아.

강력한 것 뿐만 아니고, 몹시 치밀하고 복잡한 결계다.

섣불리 손을 대면, 이 숲 일대가 무너질 수 있어.

망가트리지 않고 푸는 게 불가능이라곤 할 수 없지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군.

 

미스라 : 그럼, 적당히 해주세요.

저는 일단 돌아가겠습니다.

 

스노우 : 자, 기다려.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보렴.

 

화이트 : 우리는 초대받은 몸이니까 말일세.

이번에는 특별히, 비밀 열쇠를 가지고 있네.

 

화이트는 품에서 검은 막대의 물건을 꺼냈다.

결계를 통과하는 조치로서, 의뢰서와 함께 보내온 것 같다.

 

오웬 : 헤에? 그걸 쓰면,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거구나.

 

스노우 : 호호호. 나쁜 생각을 하고 있는 얼굴이구나.

하지만, 나중에 뺏으려고 해도 소용없네.

 

화이트 : 공교롭게도, 한 번밖에 쓸 수 없는 일회성인 타입이니까 말일세.

 

말하면서, 화이트는 검은 막대를 바위의 구덩이에 놓았다.

그러자, 바위가 순식간에 부서지고,

무성했던 나무들도 순식간에 모습을 바꾼다.

이윽고, 쑥하고 동굴이 입을 열었다.

 

네로 : ……뭐야? 동굴?

 

브래들리 : 이게 입구라는 건가.

 

시노 : 어이, 빨리 가자고.

 

히스클리프 : 현자님, 갑시다.

 

현자 : 네!

 

시노와 히스클리프는 기대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으로 동굴로 나아간다.

나도, 설레는 마음을 품고, 그들의 뒤를 이었다.

 

 

동굴의 안으로 나아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출구가 나타났다.

입구와 마찬가지로 크게 입을 벌리고 있다.

거기서 보이는 경치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왔다.

 

현자 : 왓…….

 

마치 궁궐 같았다.

수면에 꽃을 띄운 연못이 펼쳐져 있고,

잘 가꾸어진 마당 너머로, 희고 큰 건물이 보인다.

동화에 나올 것 같은, 돔 모양의 지붕을 얹은 호화로운 성이었다.

 

오웬 : ……헤에.

 

시노 : 멋지네. 뭐야, 여기…….

 

??? : 여러분, 잘 오셨습니다. 은의 달걀 가게에.

 

압도당하고 있는 우리 앞에,

발자국 소리도 없이, 한 남성이 나타난다.

머리 색깔과 같은, 새하얀 콧수염을 지닌, 품위 있는 노신사다.

 

점주 : 저는, 점주이자 은사입니다.

이번에는 의뢰를 받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깊히 고개를 숙인다.

오랜 세월이 담긴 연미복 차림과 정중한 태도는,

명가를 오래 모시는 집사 같다.

자연스레, 호오……하고 한숨이 샌다.

 

히스클리프 : 브래들리가 말한 대로,

블랑셰의 공방에 있는 장인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네…….

 

네로 : 뭐, 은의 달걀 가게의 점주고.

보통의 장인과는 다르지.

애초에 여긴, 은세공을 만드는 법부터 해서 전부 보통이 아니니까.

 

점주는 호오, 하고 약간 눈썹을 움직였다.

 

점주 : 그쪽 분은 저희 매장에 대해 잘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만,

혹시 과거에 저희 고객이었던 적이 있었습니까?

 

네로 : 헤? 아니, 설마. 없어 없어!

 

네로는 황급하게 휙휙 고개를 젓는다.

 

네로 : 마법사들 사이에서, 당신의 가게는 유명하니까.

가끔 소문을 엿들은 것뿐이야.

 

점주 : 그러셨습니까. 그건 영광입니다.

 

그때, 등을 툭 밀렸다.

 

브래들리 : 어이. 그것보다 물어볼 게 있잖아.

 

현자 : 아…… 그랬죠.

실례합니다, 위험한 마물이 나온다는 얘기 말인데요.

그 마물은 어디에…….

 

둘러보아도, 어디에도 황폐해진 곳은 없고,

우아할 정도로 안정을 주고 있다.

도저히 마물에 애를 쓰고있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점주는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궁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점주 : 마물은 지금도, 저쪽―가게 쪽에 있습니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점주에게 안내받아, 마당을 지나쳐 궁궐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에 펼쳐져 있는 것은, 역사가 느껴지는, 격식 있는 은세공의 공방……이 아니라.

어리둥절할 정도로 광활한 닭장이었다.

 

시노 & 히스클리프 : ……!?

 

고급스러운 흰 벽은 외관과 같지만,

성안을 장식하고 있는 것은 눈이 부신 장식이 아니다.

깔려있는 새하얀 모래와, 무수한 닭이다.

닭들의 몸집은 크고, 얇고 푸른 날개를 가지고 있다.

방문객으로 놀란 것인지, 닭들은 그 날개를 퍼덕이며,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스노우 & 화이트 : 이것은…….

 

미스라 : 이 닭고기, 전부 먹어도 된다는 건가요?

 

현자 : (……어라?)

 

어리둥절하게 쳐다보고 있으면,

문득 양계장의 중앙에 눈이 멈춘다.

인간이 한 명 들어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거대한 달걀이,

은색 빛을 내며 자리를 잡고 있었다.

뭔가의 오브제냐고 물으려던 순간, 드높은 목소리가 귀청을 찢는다.

 

닭 : 꼬끼오!!

 

네로 : 우왓.

 

네로를 향해 닭이 한 마리, 돌진해온다.

지체 없이 점주가 손을 뻗어 잡았다.

 

점주 : 실례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아이들이, 저 이외의 마법사 분들에게,

흥분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놈, 손님을 놀래키면 못써. 착한 아이니까 돌아가렴.

 

날개를 쓰다듬으며, 껴안았던 닭을 슬그머니, 둥지로 날려 보낸다.

그 표정이나 손짓은, 아장아장 걷는 자신의 아이를 대하는 것 같았다.

익숙하면서도 따뜻해서, 닭들에 대한 애착을 느낀다.

 

히스클리프 : ……저기, 실례합니다.

공방이 보이지 않는데요,

은세공은 어디서 만들고 계신 건가요……?

 

곤혹스러워하는 히스클리프에게, 점주는 상냥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점주 : 여러분이 계시는 바로 눈앞입니다.

 

현자 : 눈앞……?

 

파우스트 : 혹시 싶었지만, 이 닭…….

 

점주 : 네. 이 닭들은, 특별한 마법 생물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닭과 같이, 식탁에 오르는 평범한 알도 낳지만…….

가끔, 은의 달걀을 낳습니다.

다만, 은의 달걀을 품고 부화시키는 것은, 닭이 아닙니다.

 

시노 : 닭이 아니야? 그럼 누가 부화시키는 거야.

 

점주는 공손히 예를 갖춰, 미소를 지었다.

 

점주 : 그것은, 마법사입니다.

 

점주가 말하길, 은의 달걀은 마법사의 마법으로만,

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데우고 부화시킴으로서, 기른 주인인 마법사가 구했던 것이나 소망이

은세공의 형태가 되어, 알 속에서 태어난다는 것 같다.

 

오웬 : 그거, 주구(呪具) 같은 것도 태어나는 거야?

 

미스라 : 이왕이면 가장 강한 녀석이 갖고 싶은데요.

 

점주 : 공교롭게도 무언가 태어나는가는,

달걀이 부화하기 전엔 아무도 모릅니다.

그건 나이프이거나, 접시이거나,

액세서리이거나…….

사람에 따라 제각각이어서요.

 

스노우 : 그렇구먼.

 

화이트 : 네로가 말하는, 남들과는 모든 것이 다르다는 의미는 이런 것이었나.

 

현자 : 점주님이, 은의 가공이나 세공을 하는 게 아니군요.

 

점주 : 네. 본래의 은사라고 하는 장인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지도 모릅니다.

저의 주된 일은, 사료나 둥지의 청소, 온도와 습도의 철저한 관리 등,

닭들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돌보고, 달걀을 수거하는 것이니까요.

 

시노 : 즉 사육사라는 건가.

 

오웬 : 현자님, 너도 닭이랑 같이 돌봐진다면,

지금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몰라.

 

현자 : 아하하…….

마법관의 생활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으니까, 사양하도록 할까…….

 

히스클리프 : ……알에서, 은세공이 태어난다…….

 

 

더보기

 

4화

 

닭들을 보면서, 히스클리프는 약간 어깨를 축 늘어트린다.

섬세한 장인의 작업을 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가 부풀었던 만큼,

약간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네로 : 그렇게 낙심하지 마.

좀처럼 볼 수 없는 장소임엔 틀림없고.

 

히스클리프 : 그러네. 장인이 만드는 것과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지만,

이 아이들의 알에서 태어나는 섬세한 은세공도 보고 싶네.

 

파우스트 : 은세공의 이야기는 그쯤 해둬.

본론으로 들어가지.

 

힐끗, 하고 파우스트는 눈을 움직였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아까 보았던 커다란 은색의 알이 있다.

 

파우스트 : 그 마물이라는 건…… 저것이지?

 

신묘한 얼굴로 주인은 고개를 끄덕인다.

 

히스클리프 : 엣…….

 

시노 : 저게 마물?

 

현자 : (확실히 크다고는 생각했지만……)

 

오웬 : 그렇겠지.

 

브래들리 : 아아. 확실히 묘한 기색이 느껴지니까.

 

놀라는 나나 어린 마법사들의 모습과 달리,

연장자인 마법사들은 침착하다.

아마도 그들은 궁궐에 들어온 시점에서, 눈치챘던 거겠지.

그 알은, 거대한 오브제 같은 것이 아닌

기묘한 이물(異物)이었던 것이다.

 

스노우 & 화이트 : 흠…….

 

스노우와 화이트가 다가가, 거대한 알을 검사한다.

 

스노우 : 확실히, 가게의 위치를 밝히면서까지,

우리에게 의뢰를 보낼 만한 것이구먼.

 

화이트 : 이 알, 엄청난 마력을 가지고 있네.

 

시노 & 히스클리프 : …….

 

갑자기, 긴장된 분위기가 된다.

동쪽 마법사들은 한발 물러서서 거리를 둔다.

북쪽 마법사들은, 건방진 녀석의 얼굴을 보자는 듯 알을 둘러쌌다.

마치 정반대다.

 

브래들리 : 이곳의 물건은 일품이라고 들었는데,

마물의 알까지 갖춰져 있다니 기가 막히는군.

대체 이 알은, 어떻게 생겨난 거야?

 

미스라 : 모르는 건가요? 닭이 낳는 거예요.

 

브래들리 : 바보.

 

오웬 : 바보.

 

미스라 : 뭔가요. 죽일 겁니다.

 

오웬 : 여기에 있는 닭, 봐봐.

이런 크기의 알을 낳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미스라 : 글쎄요. 기합으로 못할 것도 아니지 않나요.

 

네로 : 아니 무리겠지…….

 

파우스트 : <거대한 재액>의 영향이라고 의뢰서에 쓰여 있었지.

점주, 이 알이 나타난 경위를 말해줘.

 

파우스트의 물음에, 그는 눈을 내리깔고 말하기 시작했다.

 

점주 : <거대한 재액>이 내습했던 밤…….

그 어느 때보다 닭들이 떠들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다곤 해도, 마력을 가진 것이라면,

누구라도 진정되지 않기 마련.

닭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저는 어리석게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연로한 얼굴이 아픈 듯이 일그러진다.

 

점주 : 그러나 그날 아침…… 이 장소에 와봤더니…….

 

절반가량의 닭들이, 처참하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점주 : 그렇게 될 정도로, 그 밤의 <거대한 재액>에 의한 영향은,

엄청난 것이었던 거겠죠.

무수한 시신이 즐비해, 양계장은 하룻밤 사이에 변해있었습니다.

그 중앙에, 이 거대한 알이 남아있었던 것입니다.

마치, 사라진 그 아이들의 목숨과 맞바꾼 듯이.

 

점주는 애틋한 눈빛으로, 등 뒤의 알을 돌아보았다.

 

파우스트 : 즉…… 낳은 은의 달걀이 <거대한 재액>의 영향으로 무수한 목숨을 앗아,

막대한 마력을 품었다는 것인가.

 

스노우 : 보통이라면, 이 닭 정도의 마력은,

아무리 흡수해도, 양식으로 삼아도, 별문제는 되지 않네.

 

화이트 : 그러나 <거대한 재액>의 힘으로,

그것을 먹어 치웠다고 한다면, 이야기는 다르지.

길이 나올 것인지, 흉이 나올 것인지.

주사위를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알의 내용물은 전혀 예상할 수 없네.

 

네로 : ………….

 

조금 섬뜩한 마음으로, 알을 돌아본다.

무언가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신기하게도 맥박이 뛰는 것 같기까지 했다.

이 은색의 껍질 안에는, 무엇이 자라고 있는 걸까.

그 몸 안에 깃들어 있다고 하는,

굉장한 마력에 걸맞은 세상에도 무서운 괴물일까, 아니면…….

 

점주 : 저도 나름대로 오랫동안 은사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번 건은 은의 달걀 가게를 시작한 이래의 일입니다.

어쩌면, 이 알에서 태어나는 것은

무서운 마물이 아닌, 누구도 본 적 없는 멋진 은세공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이상한 것이어도, 귀여운 닭들이 낳은 생명입니다.

가능하다면 탄생까지 지켜봐 주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점주는 눈썹을 내리고, 머리를 흔들었다.

 

점주 : 다만, 만에 하나, 마물이 태어났을 때는,

늙은 몸으로는 이 아이들을 지켜줄 수 없겠지요.

저는 더 이상 귀여운 아이들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들의 힘을 빌리고 싶어요.

그는 간절한 목소리로 그렇게 호소했다.

 

스노우 : 알고 있네.

당장이라도 그 알은 파괴하지.

이건 보기에도 위험한 물건이네.

 

화이트 : 비정상적으로 살을 찌운 이 알은,

부화도 되지 않은 단계에서 몸을 지키려고

강한 마(魔)를 쫓는 힘까지 갖췄으니까 말일세.

 

스노우 : 웬만한 마법으로는 부수려고 해도

끄떡없겠지만,

우리 북쪽 마법사에게 걸리면 별것도 아니야.

 

화이트 : 우리 아이들은 팀워크에선 뒤지지만, 파괴하는 데는 일등상이지.

 

스노우 & 화이트 : 부탁하네, 그대들.

 

미스라 : 이 알, 부순 다음에는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죠.

이렇게 거대하다면 에그 베네딕트를 얼마나 만들 수 있으려나…….

 

오웬 : 나는 팬케이크가 좋아. 크림이 듬뿍 올라간 거.

 

미스라와 오웬은 의욕이 가득해서,

얼른 부숴버린 후의 메뉴에 설레하고 있다.

 

위험한 기색을 알아차렸는지, 닭들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뿔뿔이 둥지에서 튀어나와, 구석에서 꼬옥 굳어있다.

 

점주 : ………….

 

닭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점주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주름살이 돋보이는 손이 딱딱하게 주먹을 만들어,

약간 떨리고 있다.

닭을 안아 올렸을 때의, 부드러운 손놀림이 생각난다.

그의 눈빛과 몸짓에는, 닭들에 대한 확실한 애정이 있었다.

 

현자 : (……사실은, 부수고 싶지 않구나……)

 

우리가 보기에는, 위험을 안고 있는 기묘한 알일 뿐이다.

그러나 이 사람에겐 그렇지 않다.

혹시라도 저것이, 아낌없는 애정을 쏟고 있는 자신의 고양이였다면?

개였다면? 친구나 연인이었다면? 가족이라면?

그 어느 것에도 들어맞지 않는, 둘도 없는 존재라면?

상상하고, 꿀꺽하고 삼키는 침이 쓰게 느껴진다.

 

네로 : ……지금 당장 결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아?

 

마음 어디에선가 원하고 있었던 말이 들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든다.

 

네로 : 모처럼 낳은 알이기도 하고,

부화할 때까지 조금 정도는 기다려보거나 말이지.

어쩌면, 대단한 은세공이 태어날지도 모르는 일이잖아?

 

히스클리프 : ……나도, 그렇게 생각해.

무서운 마음은 있지만…….

그 이상으로, 이 알에서 뭐가 태어날지, 보고 싶어.

 

현자 : 네로, 히스…….

 

스노우 : 그렇게는 말하지만, 그대들…….

알고는 있는 건가?

 

화이트 : 어쩌면, 말도 안 되는 마물이 태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라네.

 

 

더보기

 

5화

 

시노 : 그렇지만, 태어나지 않을지도 모르잖아?

 

파우스트 : 가능성의 이야기이긴 해.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이 알의 상태를 보고 나서 결론을 내도 되지 않을까.

 

브래들리 : ……하하. 되느냐 안되느냐네.

위험한 녀석이 나온다면 쳐 죽이면 돼.

잘 된다면 보물이 손에 들어오고 말이지.

큰 도박에는 리스크가 따르는 법이지.

 

오웬 : 싫네. 부화까지 기다릴 정도로 나는 한가하지 않으니까.

 

미스라 : 지금 당장 부시면 끝나는 얘기잖아요.

 

마스라와 오웬은 동의하지 않았다.

임무가 길게 이어질 것 같은 기미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히스클리프 & 네로 : ………….

 

지금 당장 부술까, 기다려볼까.

만일 다른 마법사들이 바란다고 해도,

마스라와 오웬이 응하지 않으면 후자의 실현이 어렵다.

무엇이 태어날지 모르는 이상,

만일에 대비해 힘으로 대항할 수 있는 두 사람의 협력은 어떻게 해도 필요하다.

 

점주 : ……한가지, 제안이 있습니다.

 

마법사들이 주고받는 얘기를 듣고 있던 점주가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점주 : 만약, 부화까지 기다려 주신다면…….

답례로, 저희 가게의 은 달걀을 하나, 당신들에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알에서 부화하는 은세공은, 물론 마음대로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히스클리프 : ……! 은 달걀을……!?

 

네로 : 괜찮은 건가……?

 

점주 : 네. 물론입니다. 받아주신다면, 부디.

 

브래들리 : 헤에, 그건 좋은 얘기네.

은의 달걀 가게의 달걀은, 엄청 희귀한 거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오즈 녀석이라도 가지고 있지 않을걸.

 

오웬 & 미스라 : ………….

 

미스라 : 그런 거라면…….

 

오웬 : 잠깐 어울려줘도 좋아.

우리가 손을 빌려주는 대가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반대하던 두 사람의 태도가 누그러지면,

사태의 풍향이 바뀐다.

마음을 졸이던 선생님들도, 누그러진 것 같다.

 

파우스트 : ……좋아, 방침은 정해졌군.

그렇다면, 만반의 상태로 감시하고, 부화에 대비하지.

 

네로 : 미안하게 됐네, 선생.

 

스노우 : 이런이런. 은의 달걀까지 내놓을 줄이야.

 

화이트 : 이걸 걷어차는 마법사는, 그리 많지 않겠지.

 

현자 : 미스라와 오웬도 감사합니다. 다시 생각해주셔서.

 

미스라 : 뭐, 이쪽의 수고도 줄일 수 있었고요.

 

현자 : 수고?

 

오웬 : 어떻게 은의 달걀을 뺏어줄지, 생각하지 않아도 되잖아.

 

현자 : 조, 조금 전까지 생각하고 있었군요…….

(다행이다……정말로……)

 

브래들리 : 점주, 그런 거다.

지금부터 인원 수 만큼의 계란을 준비해둬.

 

점주 : 감사합니다. 돌아가실 때까지, 꼭 준비해드리겠습니다.

 

현자 : 아……. 마법으로 따뜻하게 해주지 않으면, 알은 부화하지 않는 거죠?

저는 마법사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몫만으로 괜찮아요.

마음만 받아둘게요.

 

점주 : 그러셨습니까……. 알겠습니다.

 

알의 부화를 맞이할 때까지, 우리는 은의 달걀 가게에 잠시 머물게 되었다.

 

점주 : 고급 숙박 시설에는 견줄 수 없겠지만,

숙박 시설은 나름대로 갖추어져 있으므로, 부디 편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히스클리프 : 죄송해요. 잠깐 신세 지겠습니다.

 

화이트 : 옷까지 준비해주다니 미안하구먼.

 

점주의 배려로,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비슷한 의상을 우리에게 빌려주었다.

단정한 디자인인데도, 신기하게 움직이기 쉽다.

 

오웬 : 숙식만 하는 거라면, 굳이 갈아입을 필요는 없잖아.

 

현자 : 그래도 여러분, 무척 잘 어울려요.

 

브래들리 : 그렇지.

 

미스라 : 당연하죠.

 

파우스트 : 자기 옷 그대로여도 상관없다고 말했지만…….

 

네로 : 이런 거, 몸에 익지 않단 말이지.

 

시노 : 나쁘지 않아, 두 사람 다. 그럭저럭이다.

 

파우스트 & 네로 : 그럭저럭…….

 

점주 : 알이 부화하기까지는, 아직 한참 걸리겠죠.

심심풀이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가게 안을 자유롭게 보셔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과거, 부화시켜 만든 은세공도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그걸 보여드리겠습니다.

 

히스클리프 : 정말인가요!?

 

스노우 & 화이트 : 보고 싶어-!

 

마법사들의 눈빛이 바뀌었다.

여기서밖에 만들 수 없는 특별한 은세공에,

모두들, 흥미를 느낀 모양이다.

 

시노 : 점주,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은의 달걀에서 태어나는 건 은세공뿐인가?

저 마물의 알같이, 생물이 자랄 수는 있나?

 

점주 : 아니오. 저 거대한 알은, 이례 중의 이례입니다.

일반적으로 태어나는 것은, 은세공 뿐입니다.

다만 그 은세공의 품질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

손에 얻은 손님께는, 이 이상의 은은 없다는 칭찬의 말을 받고 있습니다.

 

파우스트 : 은의 달걀 가게의 평판은, 나도 들은 적이 있어.

꽤 훌륭한 은세공이겠지.

 

히스클리프 : 왠지, 긴장되기 시작했어…….

나, 알을 잘 부화시킬 수 있을까.

마법의 연습을 해두는 편이 좋을지도.

 

스노우 : 마법도 중요하지만, 애정을 담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네.

 

화이트 : 우리는 은의 알을 손에 넣으면,

부지런히 품어주고, 이것저것 보살펴주고, 매일 곁에 붙어 잠도 잘 거니까.

 

시노 : 같이 자는 건 무리 아니야? 당신들은 그림 속에 들어가고.

 

스노우 & 화이트 : 앗.

 

자신이 기르는 은의 알을 생각하는. 마법사들의 목소리가 울린다.

나도 덩달아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현자 :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모두의 알에서, 뭐가 태어나는 걸까요…….

부화하면, 어떤 은세공이었는지 알려주시면 기쁠 것 같아요.

 

시노 : 좋아. 보여주지.

내 알에서는, 강하고 멋진 게 태어날 거니까.

 

미스라 : 제 은세공이 더 강하고 멋지겠지만요.

 

시노 : 내가 더 위야.

 

미스라 : 저한테 이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오웬 : 안심해. 너희들에게 어울리는 촌스러운 게 태어날 뿐이니까.

 

미스라 : 하?

 

시노 : 승부할까?

 

파우스트 : 적어도 태어나고 나서 경쟁하도록 해.

 

히스클리프 : 그래도…… 어떤 형태든지,

무척 애착이 생길 것 같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장인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세공과는 또 다른,

특별한 추억이 생길 것 같아요.

 

현자 : 확실히 그럴 것 같네요.

자신만의 은세공이 태어나는 거고…….

 

화이트 : 현자는 어떤고?

 

현자 : 에?

 

화이트 : 뭐, 만약의 이야기네.

그대가 알을 부화시킨다고 하면,

어던 은세공을 가지고 싶은가 해서 말이네.

 

현자 : 내가 알을…….

 

아까는 생각도 못 했지만,

만약 그들과 내가 같은 마법사여서,

내가 알을 부화시킬 수 있다면…….

그건 무척 멋진 상상이었다.

설레며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문득 머릿속에 은빛 커브가 떠올랐다.

 

현자 : 수저려나……?

 

파우스트 & 네로 & 브래들리 : 수저?

 

떠오르는 대로 입에 올리면,

마법사들은 의외의 표정을 짓는다.

 

오웬 : 그 외에 좀 더 있을 거 아냐.

 

미스라 : 그런 걸 갖고 싶은 건가요?

 

현자 : 원래 세상에서 들었던 얘기가 떠올라서요.

은수저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스노우 : 호오, 그래서 수저인가.

 

화이트 : 현자쨩은 욕심이 없구먼.

 

 

히스클리프 : 그래도…… 확실히,

현자님에게 딱 어울리는 은세공일지도 몰라요.

지역에 따라선, 은 수저는 마를 쫓거나 액막이라고 불리고 있어요.

건강이나 안전을 기원하며, 아기나 여행자에게 부적으로서 전해주기도 해요.

 

현자 : 헤에, 부적으로…….

그런 풍습이 있군요.

 

네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