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이벤트 스토리

방황하는 밤에 인도를 비추어 (6~10화)

oTaku_enen 2022. 7. 1. 01:02

의/오역 有, 개인 백업용이라 대충 갈겼으니 자세한 건 게임 내 스토리를 읽어주세요.

 

 

이벤트 기간 <2021.09.22~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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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 호호호. 어린 마법사여. 그 대답은 그대가 하기 나름이네.

 

리케 : 스노우 님…….

 

화이트 : 그대가 되고 싶은, 그대의 모습이 되면 된다네.

 

스노우 : 우리는 신의 사도라는 것이, 어떤 역할을 받았는지는 잘 모르네.

 

화이트 : 그것이 빛나는 것인지, 어리석은 것인지, 불쌍한 것인지도 모르지.

 

스노우 : 그대가 용서하고 싶다면, 용서하면 되고…….

 

화이트 : 그대가 구하고 싶다면, 구하면 되지.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에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네.

 

리케 : 화이트 님…….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인가요……?

 

화이트 : 그렇네. 자신을 속이면, 어느새 마음이 일그러지고,

마법의 깨끗함도 잃어가지.

 

스노우 : 스키의 얼굴이 보고 싶지 않다면, 보지 않아도 되네.

그렇지만, 그걸로 그대의 마음이 비명을 지른다면,

비명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네.

 

화이트 : 신의 사도가 아닌, 마법사 리케의 목소리를 말이네.

그대의 마음은 뭐라고 말하고 있는고?

 

화이트가 다정하게 묻자,

리케는 울음을 터트릴 듯, 밝은 녹색 눈동자를 일그러트린다.

 

리케 : ……스키따위 정말 싫어.

무슨 일이 있어도 모르는 일이에요. 절대 도와주지 않을 거예요.

 

말하면서도 참회하듯이, 리케는 크게 숨을 내쉬었다.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어깨를 들썩이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리케 : ……그렇지만, 진심으로 회개했다면,

제 손으로 구해주고 싶어요.

저는 그러기 위해, 그곳에 갔으니까요.

사람들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싶어요.

사실은 그 누구라도…….

싫어하게 되고 싶지 않아…….

 

스노우와 화이트는 미소를 지으며, 동시에 부드럽게 리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무서운 북쪽의 마법사라고 하는 그들인데도,

그때는 마치, 천사처럼 보였다.

 

스노우 : 잘 말해주었구나.

 

화이트 : 리케야. 그것이 그대의 마음의 소리라면,

소중히 안고, 잊어서는 안 되네.

 

스노우 : 슬픔에 상처받고, 분노에 눈이 멀고,

환희에 자신을 잃어도…….

 

화이트 : 거짓된 정의나, 거짓된 역할로 덮어두어서는 안 되네.

얼마나 잘못됐든 간에, 얼마나 무서운 것이든 간에,

그대의 진짜 목소리에 가치가 있네.

 

리케는 갸냘프게 고개를 들어, 같은 얼굴을 한 마법사를 바라본다.

도망치듯, 잘게 고개를 흔든다.

 

리케 : 저……. 모르겠어요…….

듣기가 무서워요…….

……진짜 자신의 목소리라니…….

저는 단지, 훌륭한 신의 사도이고 싶을 뿐인데…….

 

스노우 : 그대는 리케야.

 

화이트 : 그래. 마법사의 리케지.

 

리케가 무서워하며, 무의식중에 내 팔에 매달린다.

불안한 듯이, 나를 올려다본다.

 

리케 : 현자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는 무엇을 느끼는 것이 옳은 걸까요?

사제님처럼, 결정해주시지 않을래요?

 

현자 : 리케…….

 

리케 : 아아……. 이런 거, 교단에 있을 때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무서워요, 현자님…….

저는 바깥의 세계로 나와선 안 됐던 걸까요?

 

나는 리케의 손을 맞잡고, 그와 눈을 꼭 마주했다.

 

현자 : 그렇지 않아요. 여러 가지를 보고, 여러 가지 체험을 하면,

마음이 술렁거리지만…….

즐거운 것도, 행복한 것도, 많이 알아갈 수 있어요.

 

리케 : ……현자님…….

현자 : 스노우나 화이트가 말하는 것처럼,

리케가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리케가 힘들다면, 저는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아무리 잘못된 일이라도 리케가 즐겁다면, 그 이유를 확실히 알고 싶어요.

리케의 마음을 소중하게 하고 싶어요.

임무를 열심히 하는 리케도, 열심히 하고 싶지 않게 된 리케도,

소중히 하고 싶다고 생각해요.

 

리케는 눈을 깜빡였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눈동자를 좌우로 움직이고 나서,

조금 쑥스러운 듯, 볼을 느슨하게 한다.

 

리케 : ……감사합니다.

조금 무섭지만, 뭐가 옳은 것인지,

천천히 생각해보고 싶어요.

 

현자 : 오늘은 리케가 자기 전까지, 계속 옆에 있을게요.

시간을 들여서, 많이 생각해봐요.

생각하는 것에 지치면, 웃어버릴 것 같은 즐거운 이야기를 해요.

리케의 웃는 얼굴을 정말 좋아해요.

 

 

다음날.

리케와 늦은 아침을 다 먹은 무렵, 클로에가 식당에 왔다.

 

클로에 : 둘 다 좋은 아침!

저기, 리케에게 손님이 와있는데…….

 

현자 : 안녕하세요, 클로에. 손님 말인가요?

 

리케 : 저에게……?

 

클로에 : 응…….

……스키야. 어제의 일을 사과하고 싶어서 왔대.

 

리케 : 엣……?

 

클로에 : 그, 그래도 말이야.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안 됐고.

리케가 혹시 만나는 게 힘들다면,

돌아가 달라고 부탁할게.

그러니까, 무리하지 말고 말해줘.

 

리케 : ………….

조금만, 얘기해볼게요.

어제 도망간 이유를, 아직 듣지 못했으니까요.

그렇지만…… 현자님과 클로에도 함께 있어 주시지 않을래요?

혼자서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건, 조금 무서워서…….

 

클로에 : 응. 물론 좋지!

 

현자 : 네, 리케의 옆에 있을게요!

 

 

리케 : ……저에게 할 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스키 : 아…….

 

담화실에 들어서자마자, 스키가 크게 고개를 숙였다.

 

스키 : 어, 어제는, 도망가버려서…….

정말로 미안해요…….

 

리케 : 고개를 들어주세요. 

지난 일은 아무리 회개해도 되돌릴 수 없어요.

 

클로에 & 현자 : (리, 리케……! 당연하지만, 엄청나게 화내고 있어……!)

 

스키 : 그렇, 지…….

 

리케 : 그것보다, 어제는 왜 우리한테서 도망갔나요?

당신은 우리에게 의뢰했으니까, 가장 사정을 알고 있었을 텐데요.

도망칠 필요는 없었어요.

당신이 할 일은 따로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도 어째서?

 

클로에 : 리, 리케 조금 진정해……!

너무 화내면, 스키도 무서워하니까…….

 

리케 : 화나지 않았어요! 다만, 어제의 저는 정말 슬픈 경험을 했어요.

그것을 제대로 깨닫고, 그녀는 회개해야 합니다.

 

스키 : ……죄송합니다.

마, 마법사의 동료라고 생각되는 것이 무서워서…….

폴리도 없어서, 다른 애들한테도 무시당하고 싶지 않았어.

 

클로에 : 스키…….

 

친한 친구가 실종된 것만으로도 불안한데,

거기다 고립되는 것은 스키에게 견딜 수 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현자 : (그래도 사과하러 왔다는 건, 그만큼 후회하고 있다는 걸까……)

 

스키 : 저기……. 나, 실은 마법사가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있는 것도 알고 있었어.

그래서, 같은 마법사가 아니면, 폴리를 구할 수 없는 게 아닐까 싶어서,

당신들에게 말을 걸었어.

솔직히, 엄청 무서웠어. 폴리를 구하는 대신에 영혼을 요구하는 게 아닐까 하고…….

그치만, 당신들은 정말로 친절했어.

……그런데도, 그런 짓을 해버려서, 정말로 미안해요.

 

리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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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 학교 얘들의 일도, 쉽게 용서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아이들은 그저 무서웠을 뿐이야.

소중한 친구가 갑자기 없어져서, 슬프고 괴로워서…….

하지만, 당신들에게 그 감정을 떠넘겨도 되는 것은 아니었어.

죄송합니다. 당신에게 무서운 경험을 하게 해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클로에 : ……스키는 용기를 내서 여기까지 사과하러 와준 거지?

마법사는 무섭다고 생각했을 텐데.

 

클로에의 부드러운 물음에, 스키는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참았다.

 

클로에 : 있잖아, 스키의 마음을 물어봐도 될까?

우리가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어?

 

스키 : 나는…….

굉장히 비겁한 짓을 해버렸으니까,

이런 걸 부탁할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부탁해, 폴리를 구해줘.

 

리케는 어제처럼,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었다.

 

 

리케 : 현자님, 클로에. 맛있는 차를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클로에 : 천만에. 조금이라도 마음이 진정된다면 좋을 텐데.

 

리케 : 네…….

저기, 스키의 의뢰에 대해 상담해도 괜찮을까요?

 

클로에 & 현자 : 물론!

 

리케 : 감사합니다.

스키는 사과해주었어요.

많이…… 다른 학생들의 몫도.

그래서 저는 그녀를, 그 학생들을 용서하고,

다시 한번, 의뢰를 맡아야 하는 걸까요?

 

클로에 : ……리케는, 맡고 싶다고 생각해?

나는 리케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현자 : 저희는, 리케가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의뢰에 대한 것도, 어떻게 할지는,

리케 자신의 마음으로 결정해도 괜찮아요.

 

리케 : 저의 마음…….

 

흔들리는 마음이 어느 쪽인지를 확인하듯이, 리케는 눈꺼풀을 덮는다.

 

리케 : 저는 또 어제처럼,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싫은 태도를 취하면,

슬프고 상처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 이상, 누구도 미워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스스로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것도 싫어요…….

그래도…… 그렇다고 해도, 싫은 것에서 도망쳐서

곤란한 누군가를 모른 척하는 것은, 더 싫다고 생각해요.

……제게 구원을 청하는 사람을 내버려 두는 저는, 되고 싶지 않아요.

저는 확실히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위해,

저를 경멸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

 

현자 : 리케…….

 

우리를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는,

망설임 속에서도, 한결같은 신념이 깃들어 있었다.

 

리케 : 현자님, 클로에.

제가, 아직 의뢰를 맡고 싶다고 한다면―.

 

클로에 : 그때는, 전력을 다해서 협력할게!

만약 또 싫은 일을 겪게 되어도,

그걸 즐거운 일로 바꿀 수 있도록.

 

리케 : ……네. 감사합니다, 클로에.

……스키가 한 일을, 역시 아직은 간단하게 용서할 수 없어요.

그래도…….

 

리케는 살짝 눈을 감고,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댄다.

 

리케 : 그녀가 소중한 친구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마음은 저도 압니다.

저도 여기 와서, 소중한 친구들이 많이 생겼으니까요.

만약, 소중한 사람들이 없어진다면, 저는 꼭 찾아내고 싶어요.

분명, 스키처럼, 필사적일 거라고 생각해요.

 

클로에 : 응. 나도 똑같아.

리케도, 현자님도…….

내 소중한 사람들이 없어진다면, 구하는 걸 망설이거나 하지 않아.

나는, 모두와 이렇게 함께하고, 함께 웃는 걸 정말 좋아하니까.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 이상으로, 소중하게 하고 싶어.

힘든 일이 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돕고 싶다고 생각해.

 

그들의 꾸밈없는 곧은 말에,

조금 쑥스러워져서, 가슴 속이 따뜻해진다.

 

리케 : 분명, 우리가 품은 마음은, 친구를 소중히 여기고 싶다는 생각은…….

마법사도, 인간도 같은 거네요.

 

리케의 물음에 답하듯, 클로에가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리케 : 그렇다면…….

저는, 자신의 마음을 믿고, 한 번 더, 임무를 맡고 싶어요.

 

 

오즈 : 무슨 일이지.

 

리케가 마음을 정한 뒤, 우리들은 오즈의 방에 찾아갔다.

 

리케 : 저는 한 번 더, 베릴스쿨의 이변을 조사하러 가려고 해요.

오즈는 우리의 선생님이니까, 그 보고를 하려고요.

 

오즈 : ………….

 

오즈는 벽난로 앞의 의자에서 손을 잡고, 잠시 생각하듯 눈꺼풀을 덮는다.

 

오즈 : 나의 도움이 필요한가.

 

리케 : 그건…….

 

(노크 소리)

 

미스라 : 안녕하세요, 실례합니다.

 

오웬 : 우와, 용케도 오즈의 방에 올 생각을 했네.

현자님도 미스라처럼, 목숨 아까운 줄을 모르는 거야?

 

현자 : 왓, 미스라, 오웬.

 

미스라 : 아아, 당신들도 있었군요.

 

리케 : 두 사람은 왜 여기에?

 

미스라 : 왠지 울컥해서, 오즈를 죽일까 하고.

 

오웬 : 나는 견학하러 온 것뿐이야.

어느 한쪽이 죽어주면, 다른 한쪽을 죽이면 되니까 간단하잖아?

 

현자 : 으음…….

 

미스라 : 오즈, 죽어주세요.

《아르시……》

 

현자 : 자, 잠깐 기다려주세요!

지금은 싸우지 맙시다, 붐비고 있으니까……!

 

리케 : 현자님이 말씀하시는 대로에요. 저희가 오즈랑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먼저 온 저희들 용건이 우선이에요.

 

미스라 : 하아, 귀찮네요…….

그럼 얼른 끝내주세요.

 

현자 : (그걸로 괜찮구나……)

 

리케 : 에헴. 그럼 오즈, 방금 전의 베릴 스쿨에 가는 얘기 말인데요…….

 

오웬 : 아하하. 질리지도 않고 또 그 녀석들을 구하러 갈 생각?

 

리케 : 네. 그럴 생각입니다.

 

오웬 : 사건을 해결해도, 겁에 질려 도망갈 뿐이야.

아니면, 현자님의 비위를 맞추고 싶은 거야?

결국, 인간들의 욕망에 맞춰서 편리하게 이용될 뿐이라는 건,

실은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리케 : …….

 

오웬 : 기억해봐, 그 학생들의 목소리를.

네가 열심히 해도, 누구에게도 감사받지 못해.

다음에는 분명, 돌을 던질 거야.

 

리케 : ……그래도.

그래도, 그들의 나약함을 용서합니다.

저는, 강한 마법사니까요.

 

오웬 & 미스라 : ………….

 

오즈 : ……그런가.

 

오웬 : 누가 강하다고?

 

미스라 : 재미있네요. 당신의 실력, 보여주세요.

 

 

그날 밤. 우리들은 다시 이변의 조사를 위해 베릴 스쿨로 향했다.

 

 

리케 : 오즈, 같이 와줘서 감사합니다.

 

오즈 : ……아아.

 

샤일록 : 여기가 베릴 스쿨인가요…….

역사와 멋이 있어서, 나쁘지 않은 장소네요.

 

파우스트 : 교육에 힘쓰려는 것만은, 칭찬할 수 있을지도.

 

밤에 마력이 제한되는 오즈나 쌍둥이들의 서포트를 하는 형태로,

이번에는 샤일록과 파우스트에게 손을 빌릴 수 있었다.

 

리케 : 두 분 모두, 오늘은 저희의 임무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파우스트 : 신경 쓰지 마. 일단, 오즈와 쌍둥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북쪽의 마법사를 제멋대로 하게 둘 수는 없으니까.

……너야말로, 이전에 여기에 조사하러 왔을 때

큰일을 겪었다고 들었다. 임무는 제대로 수행할 수 있나?

인간들의 악의에 사로잡혔던 거지.

지금도, 그 악의는, 네 마음을 좀먹고 있지 않나.

 

리케 : 그건…….

 

샤일록 : 후후, 파우스트는 당신을 걱정하는 것뿐이에요.

겁먹은 얼굴을 하지 않아도 괜찮답니다.

 

리케 : 그, 그런가요? 파우스트는 이해하기 어렵네요.

저는 혼나고 있는거라고 생각했어요.

 

파우스트 : ……시끄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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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 : 그것보다도, 저희에게 좀 더 빨리 말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선생님인 척을 해서 학교에 숨어들다니,

배덕적이고 자극적이어서 정말 재미있어 보이는 임무잖아요.

 

파우스트 : 어이. 놀이가 아니라고.

 

샤일록 : 알고 있어요, 파우스트 선생님.

이 장소에 있기만 해도 느껴져요.

여기에는 인간들의 악의와 슬픔이 소용돌이치고 있어요.

마치 휘몰아치는 태풍처럼.

……그것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그냥 공포로 끝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거센 폭풍 속에서, 빗자루를 손에 들고 하늘을 난다면?

위험할 수도 있고, 뜻밖에 즐거움이 생길지도 몰라요.

즐깁시다, 리케. 오늘 저녁, 이 학사는 마법사만의 것.

무슨 일이 있으면 저희가 도와드릴 테니까.

 

리케 : ……네!

 

클로에 : 미스라랑 오웬도, 도와주는거지!

 

 

미스라 : 틀려요.

 

클로에 : 엣!? 그럼, 뭐 하러 온 거야?

 

미스라 : 제가 리케보다, 강한 마법사니까 예요.

약한 마법사의 잘난 체는 빨리 바로 잡아야죠.

정말 강한 마법사가 누군지, 알게 해줄게요.

 

오웬 : 내친김에, 인간 따위를 편드는 놈이

얼마나 비참한 경험을 하게 되는지, 구경해주려고.

그래도 말이야. 결국, 밤의 학교에 숨어들다니,

인간을 만나는 게 무서웠던 거야?

 

리케 : 아니에요! 이 시간에 조사하고 싶은 장소가 있어요.

 

오웬 & 미스라 : 조사하고 싶은 장소……?

 

화이트(어른 모습) : 그런 것이네. 심술궂은 소리 하지 말게.

오늘 밤은, 나도 그대들의 감시 역으로 왔으니까.

아무쪼록, 이상한 일을 일으키지 않도록.

 

오웬 : ……일부러 그림 속에서 빠져나오다니 최악.

게다가, 쓸데없이 한쪽이 어른이고.

 

화이트(어른 모습) : 호호호. 그대들은 이 모습인 쪽이 말을 잘 들으니까.

클로에가 준비한 교복을 입지 못하는 것만은 아쉽구먼.

 

클로에 : 신경 쓰지 마! 두 사람의 그림은 내가 잘 들고 갈 테니까 안심해.

 

리케 : 그럼, 여러분. 저를 따라와 주세요!

오늘이야말로 나이트 워커의 정체를 파헤쳐보죠.

 

현자 : 네!

 

리케가 우리를 데려온 것은, 건너 복도였다.

벽면에는 인물이 그려진 커다란 그림이 장식되어 있다.

 

리케 : 낮에, 학생들로부터 학교에 얽힌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 들었던 이야기중 하나가 굉장히 구체적이고 인상적이었습니다.

건너 복도에는 항상 인물화가 장식되어 있어요.

그렇지만, 보름달 밤에 숙제를 찾으러 온 학생이,

우연히 이곳에 들렀을 때는 그림이 낡은 문의 그림으로 변해 있었다고 했어요.

이상하게 생각해서 다가갔더니, 그림 속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고…….

 

클로에 : ……확실히 그 이야기만, 실제로 피해를 본 체험담이었으니까,

그냥 괴담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을지도.

 

리케 : 그래서, 뭔가 비밀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요.

 

스노우 : 보름달 밤에 발생하는 괴이인가…….

그것도, <거대한 재액>의 영향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조사할 가치는 있을 것 같구먼.

 

샤일록 :그렇지만, 오늘은 인물화인 것 같네요.

 

초록색이 기조인 그림에는, 자애로 가득한 얼굴로 미소를 짓는 여성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

별다른 문은 찾아볼 수 없었다.

 

리케 : 어쩌면, 이야기를 한 학생이 잘못 본 걸까요…….

 

파우스트 : 아니…….

……확실히, 여기에선 묘한 마력의 기색이 느껴져.

뭔가 비밀이 있는 것은 틀림없겠지.

 

오즈 : 달의 힘으로 그림이 변화한다면,

오늘 밤은 아직 그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는다.

 

리케 : 앗, 그렇네요!

달이 구름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게 되었어…….

 

미스라 : 어찌 됐든 그림이 이대로라면,

이 이상, 조사할 방법이 없지 않나요.

아니면, 이 그림을 태워볼까요?

뭔가 충격을 준다면, 문의 그림으로 바뀔지도 모르고.

 

오즈 : 그만둬라.

……현자, 손을.

 

현자 : 네, 알겠습니다……!

(슬퍼도, 상처받았어도, 리케는 열심히 역할을 수행하려고 하고 있어.

그렇다면, 나도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오즈는 나의 손을 잡고, 숨을 한 번 내쉬고 입을 열었다.

 

오즈 : 《복스노크》

 

주문을 외움과 동시에, 구름 사이로 들여다보던 달빛이 그림을 비춘다.

오즈가 마법을 사용해 구름을 없애준 거겠지.

변화는 조용히 시작됐다.

그림에 그려진 여성이 주위의 색과 섞이듯이 녹아서, 사라져간다.

그리고, 점차 위에서 누군가가 칠하는 것처럼

전체가 검은색으로 물들어버렸다.

 

클로에 : ……봐봐! 소문대로, 그림이 바뀌고 있어!

 

리케 : 와, 정말이에요……!

 

 

어둠과 같은 깜깜한 그림 속, 그 중앙에 중후한 나무로 된 문이 떠오른다.

 

리케 : 문 그림이 나타났어요!

이것도 오즈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오즈 : ………….

 

미스라 : 헤에. 재미있는 구조네요.

 

클로에 : 그래도, 학생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지.

아직 이 그림의 변화는 완전한 게 아닐지도…….

 

샤일록 : 이제 막 달빛을 받은 참이니까,

이 문이 열릴 정도의 마력이 충분하지 않은지도 모르겠네요.

파우스트. 도와주시겠어요?

 

파우스트 : 아아. 문은 아직 잠겨있는 것 같아.

열쇠 구멍에 열쇠를 꽂는 듯한 이미지로, 마력을 쏟으면 되겠지.

 

샤일록 : 후후. 이야기가 빨라서 다행이네요.

 

미스라 : 제 손을 빌려줘도 괜찮아요. 리케보다 강한 마법사고요.

그렇죠, 오웬.

 

오웬 : 이봐, 맘대로 나까지 말려들게 하지 마.

 

샤일록 : 그렇다면, 임무가 무사히 끝나게 되면,

제가 달콤한 음료를 대접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인비벨》

 

샤일록이 신호처럼 뱉은 파이프의 연기가,

부드러운 방향을 휘감아, 그림을 얇게 덮는다.

 

파우스트 : 《사티루크나트·무르크리드》

 

미스라 : 《아르시무》

 

오웬 : 《쿠아레·모리트》

 

그러자 그림 속의 묵직한 문이, 끼익……하고 소리를 내며,

우리를 초대하듯이 천천히 열렸다.

문틈으로 새어 나온 새하얀 빛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는다.

그 순간, 자신의 윤곽이 녹아가는 듯한 멍한 감각이 엄습해―.

우리들은,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오웬 : 저기 현자님, 언제까지 멍하니 있을 거야?

 

현자 : 우왓……!?

 

오웬에게 턱을 붙잡혀 사정없이 흔들려서,

모호해진 의식이 분명해진다.

 

현자 : 에……? 여기는…….

 

오즈 : 조금 전 그림 속이다.

 

현자 : 그, 그림의 안…….

 

탁 트인 벽 한 켠에 책장이 즐비한, 도서실과도 닮은, 광활한 공간.

여기가 그림 속이라고는, 갑작스러워 믿어지지 않는다.

오래된 책의 냄새는, 어딘가 그립고, 신기하게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다.

 

샤일록 : 어디선가 인기척이 느껴지네요.

 

파우스트 : 아아. 여기에 섞여 든 것은 우리들만은 아닌 것 같네.

방 여기저기에서 기척이 느껴져.

 

클로에 : 다 같이 나눠서 찾아보자.

사라진 아이들일지도 몰라!

 

리케 : 그럼, 저는 이쪽을 보고 올게요.

현자님도 함께 가주실래요?

 

현자 : 네!

 

리케 : 아, 현자님! 책장의 안쪽에 뭔가 있는 것 같아요.

 

현자 : 정말이네요. 뭐지, 공간……?

 

리케 : 책장을 치워볼게요.

《산레티아·에디프》!

 

리케의 마법으로, 책장이 무거운 소리를 내며 좌우로 조금씩 움직여간다.

안쪽에는 사람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펼쳐져 있었고,

그곳에는 눈을 감은 채 쓰러져있는 남자아이의 모습이 있었다.

 

리케 : 괘, 괜찮나요?

 

??? : 쿨, 쿨…….

 

현자 : 아무래도 자고 있는 것 같네요.

보아하니,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리케 : 검은 머리에 안경…….

어쩌면, 이 사람이 폴리일까요?

 

현자 : 그럴지도 몰라요. 모두가 있는 곳으로 옮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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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근처로 돌아오자,
다른 마법사들도 숨겨져 있던 아이들을 각각 발견한 듯했다.

클로에 : 모두 교복을 입고 있어. 아마 없어졌던 학생들이겠지……?
푹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괜찮은 걸까.

파우스트 : 목숨에 지장은 없는 것 같지만, 조금 쇠약해진 것 같군.
《사티루크나트·무르크리드》

파우스트가 주문을 외우자,
아이들의 몸이 희미하게 빛나고, 표정도 온화하게 변해간다.

파우스트 : 그들에게 치료마법을 걸었어.
일단은 이걸로 괜찮겠지. 머지않아 눈을 뜰 거야.

리케 : 다행이다…….
그건 그렇고, 대체 이 장소는 뭘까요?

오즈 : ……여기는 예전에 마법사가 거주하던 장소인 것 같다.

클로에 : 마법사가……?

화이트(어른 모습) : 음. 마력의 흔적으로 봤을 때, 꽤 오래전의 이야기 같지만.

스노우 : 어떤 사정으로 집주인이 없게 된 거겠지.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것 같네.

화이트(어른 모습) : 뭐 자세한 것은 나중에 조사하지.
우선 학생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하네.

파우스트 : ……그렇지. 억지로 문을 비집어 연 탓인지,
지금 이곳은 강한 마법으로 채워져 있어.
이대로 장시간 머무르면, 우리는 어찌 됐든,
젊은 마법사들에게는 지장이 생길지도 몰라.

학생들을 마법으로 옮기며, 도서실의 문을 열고, 모두가 밖으로 나간다.
마지막으로 나와 리케가 방에서 나오고,
같은 타이밍에 그림을 돌아봤다.
열린 문 너머에는 아무도 없게 되고, 텅 빈 공간이 주인을 기다리듯이 남아있다.

리케 : ………….

파우스트 : 이 그림은 그대로 둘 수는 없겠군.

샤일록 : 네. 또 학생들이 끌려가지 않도록 문을 닫고,
봉인하는 편이 좋겠죠.

리케 : ……제가 할게요.
이제 누군가가, 소중한 친구를 잃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클로에 : 그렇네…….
리케, 나도 도와줄게!

미스라 : 뭐 이 정도라면, 당신들로도 충분하죠.
저희는 여기에서 보고 있을 테니까요.

오웬 : 맞아 맞아. 그리고, 일단 리케도 강한 마법사잖아.

스노우 & 화이트(어른 모습) : 그대들……. 적당하게 말하고,
사실은 그냥 땡땡이치고 싶을 뿐이지 않은고.

오즈 : 파우스트, 샤일록.

파우스트 : 아아, 알고 있어.

샤일록 : 당신들의 대신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도 도와줄 생각이에요.
그럼, 날이 밝아지기 전에 끝내죠.

샤일록의 말을 계기로,
네 명의 마법사들이 서로 눈짓하며 그림에 손을 댄다.
클로에와 리케는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샤일록과 파우스트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듯한, 다정한 눈빛을 하고 있다.

샤일록 : 《인비벨》

파우스트 : 《사티루크나트·무르크리드》

두 사람이 주문을 외운 순간, 그림이 희미하게 옅은 빛을 띤다.
그것과 동시에, 문은 낡은 소리를 내며 천천히 닫혀가고…….

클로에 : 《스이스피시보·보이팅고크》

리케 : 《산레티아·에디프》

마지막에는 찰칵하고 열쇠가 잠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미스라 : 그건 그렇고, 그림에 살다니, 꽤나 특이한 마법사가 있었네요.

오즈 : 그 그림의 방은 마법사가 만든 것. 인간은 결코 들어갈 수 없다.
원래, 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열쇠가 필요하다.
<거대한 재액>의 영향으로 과도한 마력이 쏟아진 결과,
문에 잠긴 열쇠가 부서지고, 그림이 힘을 얻었을 것이다.

현자 : 즉, 학생이 행방불명이 된 원인은, 이 그림이라는 거네요…….

오즈 : 그렇다.
그림에 의사는 없다. 달밤에 그림 앞을 지나가던 자를,
누구라도 상관하지 않고 끌어들이고 있었던 것이겠지.

샤일록 : ……그래도 어쩌면 그림은,
방의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즈 : 뭐?

샤일록 : 지금은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주인을 찾아, 외롭고,
누구라도 좋으니, 자신을 알아봐 주길 바라서,
학생들을 안으로 끌어들였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주변에 거처를 둔 마법사.
외로움을 많이 타는 방의 주인과, 이 그림이 닮아버린 것은 아닐까요.

샤일록의 말에, 조금 전 그림 속 방을 떠올린다.
확실히 사람이 없으면, 공허함을 느낄 만큼 넓은 공간이었다.
예전에 이곳에서 살던 마법사로 생각을 돌린다.
그는 이 그림 속, 건너 복도를 달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지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마법사는 없어지고, 그림만이 남아 버려졌다.
텅 빈 그림은 외로움만 더해간다.

현자 : (행방불명된 학생이나 그 친한 사람들에게는 민폐라고밖에 할 수 없는 사건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이 이변을 일으킨 그림을 단지 민폐인 마법 도구라고,
생각하는 것은 조금 싱거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리케 : 아…….

그림을 바라보던 리케가, 문득 무언가를 떠올린 듯한 얼굴을 한 뒤 내 쪽으로 달려온다.

리케 : ……현자님. 이번 사건의 범인이 나이트 워커가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네요.

현자 : 엣?

리케 : 왜냐면,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에게서 나이트 워커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굉장히 무서워했으니까요. 미틸도 그랬지만요.

현자 : 아하하. 확실히…….
그때를 떠올리면, 조금 부끄럽네요.

리케 : 그렇지만, 만약 오늘 밤 진짜 나이트 워커가 나왔다고 해도,
제가 잘 지킬 생각이었어요.
왜냐면, 저는 강한 마법사니까요!



다음 날 아침. 행방불명된 학생은, 무사히 전원이 의식을 되찾아,
친구나 가족들과 재회했다.

스키 : 폴리! 무사해서 다행이야…….
다치지 않았어? 괜찮아?

폴리 : 응. 몸은 아무렇지도 않아.
잘 기억나진 않지만……,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잠든 것 같은 느낌이야.
걱정 끼쳐서 미안해. 다녀왔어, 스키.

스키 : 응, 어서 와. 폴리…….

스키는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이고, 울음을 터뜨리며 폴리에게 안긴다.
그 모습을, 리케는 말을 걸지 않고, 떨어진 장소에서 지켜보고 있다.

리케 : 두 사람이 재회해서, 정말로 다행이에요…….

현자 : 그렇네요. 수고했어요, 리케! 리케의 노력이 있었으니까,
폴리를 구할 수 있었던 거예요.

리케 : 그렇지만……. 저는 스키와는, 아직 화해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하는 저는, 잘못된 걸까요?

클로에 : 아니, 잘못되지 않았어.
리케의 페이스로 천천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

현자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리케 : 현자님, 클로에…….
감사합니다.

리케는, 긴장했던 숨을 천천히 내쉰다.
그 얼굴에는 아직 망설임의 여운이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똑바로 앞을 보고 있다.

스노우 : 호호호. 이 그림은 좋은 마도구구나.
우리의 방에 보관해 두도록 하지.

오웬 : 하? 독점할 생각이야? 나도 줘.
뭣 때문에 이런 귀찮은 임무에 어울려줬다고 생각하는 거야?

미스라 : 맞아요. 그 방 안에는 희귀한 마도구나 저주구가 있었고요.
제가 받을게요.
애초에, 당신들은 전용인 그림이 있지 않나요.
더 이상 필요 없겠죠.

스노우 : 절대로 넘기지 않네.
그대들이 손에 쥐면 귀찮은 일이 되는 게 뻔하니까.

미스라 : 뭐, 주지 않아도 힘으로 빼앗을 거지만요.

화이트 : ……오즈여.

오즈 : 《복스노크》

오웬 & 미스라 : 하!?

샤일록 : 어라, 그들을 어디로 날려버린 건가요?

 

오즈 : 마법관이다.

 

파우스트 : 화풀이로, 또 마법관을 부수는 게 아닌가……?

 

화이트 : 자, 그럼 우리도 돌아가도록 하지.

 

스노우 : 이번에는 리케가 잘해주었다.

돌아가면 맘껏, 응석을 받고 칭찬해줘야겠구먼.

오즈여, 그대도 돌아가면 제대로 리케를 위로해줘야 하네.

 

오즈 : ……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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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 : 현자님!

마법관에 돌아와, 이번 일을 현자의 서에 적어두고 있자,
리케가 눈을 반짝이며 찾아왔다.

리케 : 아서 님과 카인이,
의뢰에 대해 칭찬해줬어요!
오즈가 두 사람에게 말해준 것 같아요.

현자 : 그거 다행이네요!
두 사람은 뭐라고 하던가요?

리케 : 아서 님은, 믿음직한 동료가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해주었어요!
카인에게는 머리를 마구 쓰다듬어졌지만,
칭찬하고 있는 것이어서, 오늘은 용서했습니다.

미틸 : 리케! 의뢰가 해결되었다고 들었어요!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리케 : 아, 미틸!

스노우 & 화이트 : 음. 특히 리케는 훌륭한 활약을 했네.

두 사람이 어젯밤의 일을 이야기하자
미틸은 자신의 일처럼 리케의 활약을 기뻐했다.


미틸 : 그랬군요! 친구로서,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한 리케가
저도 자랑스러워요.
부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리케 : 확실히 임무는 완수했습니다만…….
미틸은, 저를 싫어하게 되거나 하지 않나요?

미틸 : 엣? 시, 싫어하게 되다뇨?

리케 : 실은……. 조사하러 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이변이 마법사의 소행이라고 몰려서…….
저는 그들이 인도해주어야 하는 상대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마음이 웅성거려서, 심술궂은 마음을 품어버렸습니다.
모두가 싫다고.
그래서, 의뢰를 포기하고 싶다고.

미틸 : 리케…….

리케 : 저는 사람들을 인도하는 신의 사도인데,
방향을 잃어버리다니,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교단에 있을 때는 그런 식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으니까,
왠지, 너무 무서워서…….

미틸 : ………….
리케는 엄청 많이 고민하고 있었군요…….

리케 : 엄청 많이, 생각했어요.
모두가 지지해주어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현자님의 마법사가 되어서, 새로운 것을 알면,
나 자신도 변해버리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미틸에게 있어서, 제가 이전의 저와는 달라지는 게 좋다고 생각하나요? 나쁘다고 생각하나요?

미틸 : ………….
좋은지 나쁜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리케의 고민을 받아들이듯 손을 꼭 잡고,
미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미틸 : 저는, 지금의 리케가 좋아요.

리케 : ……!

미틸 : 리케가 저의 옆에 있어줘서,
함께 형님의 수업도 듣고,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그런 날들이, 매일 기뻐요.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는 게, 어제보다 더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지금 눈앞에 있는 리케가 정말 좋아요!

리케 : 미틸…….

미틸 : 저어, 이런 대답으론 안되나요……?

그 물음에, 리케는 크게 고개를 저으며, 꽃이 피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리케 : 정말 기뻐요! 고마워요, 미틸.
저도 미틸을 정말 좋아해요.

미틸 : 에헤헤, 감사합니다!

리케 : 보답으로 학교에서 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알려드릴게요.
식당의 저주받은 거울 이야기에요.

미틸 : 엣!? 그거, 또 무서운 이야기 아닌가요……?

두 사람은, 잡고 있는 채의 손을 흔들며, 기쁜 듯이 마주 웃는다.

스노우 : 호호호. 해피엔딩이구먼.

현자 : 네……. 리케가 가진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리케가 다시 웃을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에요.

고민이 풀린 모습을 보며, 스노우는 사랑스러워하듯 눈을 가늘게 떴다.

스노우 : ……그건 그렇고, 젊은 마법사들은, 심플해서 좋구나.

화이트 : 스노우…….

스노우 : 수천 년을 살아가면서도,
우리에게는 아직 무엇이 옳았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는데.

스노우의 목소리에는, 엄청난 세월을 거듭한 복잡함이 배어있다.
조용히 다가서는 두 사람의 모습이, 길을 잃은 아이처럼 작아 보여서.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그들의 손을 잡고 있었다.

현자 : ……저는 지금의 스노우와 화이트를 정말 좋아해요.

스노우 & 화이트 : 현자…….

두 사람은 놀란 듯이 얼굴을 마주 보고…….
이윽고,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내 목 언저리를 껴안는다.

스노우 & 화이트 : 그대는, 정말 착한 아이구나!
우리도 현자쨩이 정말 좋아!

현자 : 스, 스노우, 화이트……!
목이, 목이 졸리고 있어요!

꼬옥 하고 셋이서 몸을 붙이고 있으면, 리케와 미틸이 달려온다.

리케 :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께 부탁이 있습니다.
또 저희에게, 멋진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으실래요?
그리고 현자님께는, 당신이 있었던 세계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무르 : 나도 듣고 싶어!

미틸 : 왓!? 무르씨, 어디에 계셨던 건가요?

샤일록 : 어허, 무르. 미틸이 귀여운 얼굴로 곤란해하고 있어요.

라스티카 : 현자님의 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건가요?
그건 기대되네요.

스노우 & 화이트 : 우리들의 이야기는―?

라스티카 : 후후, 물론 두 분의 이야기도.

샤일록 : 그럼, 오늘은 현자님이나 스노우 님, 화이트 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수업으로 하죠.

라스티카 : 멋진걸. 오늘은 어디서 이야기를 들려주실 건가요?
정원? 주방? 아니면 하늘 위?

클로에 : 에에!? 그래도 되는 거야……!?

현자 : 아하하. 재미있는 수업이 될 것 같네요.

클로에 : ……아, 맞아.
나도 리케와 미틸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리케 : 저희에게 말인가요?

클로에 : 남쪽의 나라에서 두 사람이 학교에 다녔던 얘기를,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어서. 괜찮을까?

리케 : 네, 그럼요! 괜찮죠, 미틸.

미틸 : 물론이죠!

순식간에 담화실이 활기차진다.
모두의 중심에 있는 리케는, 진심으로 즐거운 듯이 웃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또 같은 식으로, 처음 품는 자신의 마음에 겁을 먹고,
당황하는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리케가 리케를 좋아할 수 있도록.
그가 헤멜 때는 그 마음을 지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의 소중한 친구와 마찬가지로, 나도 리케를 정말 좋아하니까.

리케 : 현자님도 같이 가요!

현자 : 네, 지금 갈게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내민 리케의 손을 잡고,
다정하고 따뜻한 한때에 몸을 맡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