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이벤트 스토리

방황하는 밤에 인도를 비추어 (1~5화)

oTaku_enen 2022. 6. 30. 00:33

의/오역 有, 개인 백업용이라 대충 갈겼으니 자세한 건 게임 내 스토리를 읽어주세요.

 

 

이벤트 기간 <2021.09.22~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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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바람에 나무들이 떠들썩거리는,

평소보다 조금 활기찬 밤.

밖과는 대조적으로 조용한 담화실에서,

스노우와 화이트가 하는 이야기에 나와 리케와 미틸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미틸 & 리케 & 현자 : ………….

 

그림 속의 스노우 : ……이건, 중앙의 나라에

예전에 존재했던 어느 관의 이야기네.

 

그림 속의 화이트 : 당시, 그냥 폐허로 여겨졌던 그 관에는,

사실은 무서운 비밀이 있었네.

무려……관의 기둥에는,

엄청난 수의 인골이 사용되었다는 것이야.

 

리케 : 어, 어째서 그런 짓을…….

 

그림 속의 스노우 : 나이트 워커…….

그렇게 불리는 괴물이,

거기에 정착해 있었기 때문이네.

 

그림 속의 화이트 : 나이트 워커의 정체는 알 수 없다.

짐승 같기도 하고, 우리 마법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도 하지.

 

그림 속의 스노우 & 화이트 : 단지 알 수 있는 것은,

나이트 워커는 밤에만 활동하는 괴물이라는 것.

그리고, 관에 접근하는 이들을 무차별적으로 납치해,

죽이곤 껍질을 벗겨, 관의 일부로 만들었다는 것.

 

리케 : 그런…… 그자의 행동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틸 : 리, 리케. 진정하세요…….

그래도, 그건 옛날 이야기고, 지금은 없는거죠……?

그 무서운 관은…….

 

그림 속의 스노우 : 음. 아득히 옛날에 관은

폭풍우에 휩쓸려버린 것 같으니.

 

그림 속의 화이트 : 그러나, 이야기는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아.

관은 분명 무서운 곳이긴 했지만,

나이트 워커를 봉인하는 곳이기도 했지.

 

미틸 & 리케 : 그, 그럼……!

 

그림 속의 스노우 : 그래. 간밤을 틈타 사람을 납치하는 괴물,

나이트 워커는 관의 붕괴와 함께, 들판에 해방되어 버렸던 것이네.

 

그림 속의 화이트 : 지금도 놈은, 새로운 제물을 찾아 밤을 헤매고 있지.

특히, 오늘 저녁같이 바람이 소란스러운 밤에는.

자, 그대들의 뒤에도, 나이트 워커가 살며시 다가와서……!

 

무르 : 와아!

 

미틸 & 리케 : 우왓!?

 

현자 : 무, 무르! 어느 틈에……!?

 

무르의 목소리에 번쩍 주위를 둘러보면,

다른 서쪽 마법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느새 담화실에 집합해있었던 것 같다.

 

현자 : (이야기에 빠져있었던 탓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

 

그림 속의 화이트 : 이놈, 무르!

아이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네.

 

그림 속의 스노우 : 갑자기 나타나서 제멋대로 굴지 말게.

기대하고 있었는데!

 

무르 : 알았어. 다시 하자!

 

클로에 : 에에, 그거 의미 있으려나?

 

라스티카 :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고 자극적이고 오싹오싹해서,

들으며 가슴이 뛰어오르는 듯한 기분이 되었어요.

마음에 든 사람을 납치해버리다니,

그는 상당히 억지스러운 사람이군요.

그래도, 그 기분은 알 것 같습니다.

 

샤일록 : 후후. 당신다운 감상이네요.

현자님의 겁먹은 모습도, 사랑스러웠어요.

초반에 인골로 된 기둥 얘기를 들을 때쯤의 반응이 특히.

 

현자 : 완전히 처음부터, 모두 함께 이야기를 듣고 계셨군요……!

 

그 때, 갑자기 커다란 땅울림과 폭발음이 담화실에 울려퍼졌다.

 

그림 속의 스노우 & 화이트 : 도대체 무슨 소동인고?

 

미틸 : ……! 혹시, 정말 나이트 워커가 나타난 건…….

 

무르 : 아니야! 자, 위를 올려봐. 하늘이 잘 보여!

 

클로에 : 벼, 벽에 큰 구멍이 뚫려있어…….

 

현자 : 이건, 혹시…….

 

 

미스라 : 《아르시무》

 

오웬 : 《쿠레·메미니》

 

하늘을 올려다보면, 동시에 두 개의 주문이 발사된다.

눈이 부실 정도의 빛과 불길이 힘차게 충돌하면서, 다시 굉음이 울린다.

 

 

현자 : 역시, 벽을 날려버린 것은 북쪽의 마법사였군요…….

 

그림 속의 스노우 : 정말―! 저 녀석들의 탓에 재미있는 분위기가 더 깨지는구나.

 

그림 속의 화이트 : 경솔하게 서로 죽이려 드는 건 그만하라고 항상 말하는데도…….

나중에 벌을 줘야겠구먼.

 

파우스트 : 시끄럽군. 또 북쪽의 마법사가 날뛰고 있는 건가.

 

오즈 : ………….

 

샤일록 : 안녕하세요, 두 분.

드문 조합이네요.

 

파우스트 : 오즈와 수업의 이야기를 하러 왔어.

이 시간이라면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의 담화실은 집중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군.

 

현자 : 아하하……. 벽도 날아가 버렸고요.

 

파우스트 : 너희들은 이렇게 늦게 무엇을 하고 있던 거지?

너무 늦게 자면, 몸에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현자 : 저희는 스노우와 화이트의 괴담을 듣고 있었어요.

역시 괴담을 듣는다면 밤이 깊을 때가 가장 분위기가 날 거라고…….

 

리케 : 저기! 파우스트, 오즈.

예전에 중앙의 나라에 존재했던, 사람을 먹는 관에 대해서 알고 있나요?

 

파우스트 : 아니, 나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오즈 : 쌍둥이가 만들어낸 이야기다.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

 

그림 속의 스노우 : 오즈쨩! 스포 금지!

 

그림 속의 화이트 : 이쪽이 전력으로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는데,

오즈도 서쪽 마법사들도 정서가 없구먼.

 

파우스트 : 그나저나, 왜 괴담을?

 

그림 속의 화이트 : 리케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받았네.

괴담은 그중 하나일세.

 

리케 : 네. 이야기에는 본 적 없는 경치도,

들어본 적 없는 말도, 먹어본 적 없는 음식에 대해서도, 많이 담겨있어요.

언젠가 그것들을 진짜로 만나게 된다면 하고,

상상만으로도 굉장히 즐거운 기분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러니까, 두 사람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알려주었으면 하고,

부탁을 해서 듣고 있었어요.

 

리케는 호기심에 가득 찬 아이처럼 눈을 빛낸다.

 

파우스트 : 그랬던 건가…….

이야기를 접하는 것은,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것과도 연결되니까.

그 즐거움을 깨달은 것은, 네게 있어 큰 배움이 되겠지. 다행이군.

 

리케 : 에헤헤. 감사합니다!

 

오즈 : ………….

 

그림 속의 화이트 : 오즈야. 그대도 리케를 칭찬해주는 게 어떤고?

 

그림 속의 스노우 : 그럼, 그럼. 그대는 중앙의 선생님 역할이니까.

파우스트를 본받아보게.

 

오즈 : 칭찬…….

이야기를 접하는 것은,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것과도 연결된다…….

 

그림 속의 스노우 & 화이트 : 아니, 너무 본보기로 하고 있으니까!

 

리케 : 현자님, 파우스트에게 잔뜩 칭찬받았어요! 아마도, 오즈에게도!

 

현자 : 잘됐네요, 리케!

 

리케는 기쁜 듯이 얼굴에 웃음을 띤다.

그 표정은, 마법관에 막 왔을 때보다, 부드러워진 것처럼 보였다.

현자의 마법사로서 선택된 리케는 교단이라고 하는 좁은 세계 속에서,

그저 남에게 이바지하라는 말을 계속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교단을 나와 미지의 세계를 알게 됨으로써,

어른스럽고 차가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던 그가

조금씩 소년다움을 되찾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현자 : 리케는 마법관에 온 후로, 표정이 풍부해진 것 같네요.

 

리케 : 그런가요……?

 

현자 : 네. 처음에는 조금 딱딱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리케의 웃는 얼굴을 많이 볼 수 있어서 기뻐요!

 

그림 속의 스노우 : 그럼, 다음은 거울에 사는 괴물,

블러디 메리의 이야기를 할까!

 

리케 : 왓, 블러디 메리래요.

다음 이야기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기대되네요, 현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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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몇 가지 이야기를 듣다 보니,

밤도 깊어져, 자연스럽게 그 자리는 끝이 났다.

 

현자 : 스노우와 화이트의 괴담,

어떤 것도 정말 무서웠네요.

 

클로에 : 그렇지! 어쩌면 오늘 밤 꿈에 나올지도 몰라.

그래도 무서운 꿈은 조금 설레지 않아?

 

현자 : 설레나요? 저는 어느 쪽이냐 하면,

두근두근하거나 조마조마한 쪽일지도…….

 

리케 : 현자님, 클로에! 자기 전에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요?

 

현자 : 리케, 무슨 일인가요?

 

클로에 : 혹시, 혼자 자는게 조금 무서워졌다던가?

그거라면, 오늘 밤 내가 같이 자줄게!

 

리케 : 정말인가요? 어쩌지, 확실히 조금 무섭기도…….

……앗. 아니요, 역시 괜찮아요!

 

클로에 : 정말―, 사양하지 않아도 되는데.

 

리케 : 그게 아니라! 실은……두 분에게 부탁이 있어요.

 

클로에 & 현자 : 부탁?

 

 

다음날.

클로에와 리케, 나는 중앙의 거리로 쇼핑을 하러 갔다.

 

리케 : 두분 다, 오늘은 제 볼일에 어울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자 : 아뇨아뇨! 이 정도로 뭘요.

 

클로에 : 맞아 맞아. 좋은 그림책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

 

리케의 부탁이라는 것은,

"책을 사러 가는데 같이 가 달라"는 귀여운 것이었다.

 

리케 : 네. 평소에는 루틸이 책을 빌려주는 경우가 많은데,

스스로도 책을 골라보고 싶었어요.

게다가, 언어를 배우고 조금씩이지만 의미를 알게 되었어요.

그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제가 고른 책을 읽어주면, 놀라워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현자 : 멋지네요! 분명 루틸은 기뻐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미틸도 놀라지 않을까요.

리케, 대단해요! 하고.

 

나이가 비슷한 것도 있어서인지,

리케와 미틸은 현자의 마법사 사이에서도 특히 사이가 좋아 보였다.

 

리케 : 에헤헤. 그럼, 미틸도 함께 놀라게 해 주고 싶어요!

미틸은 항상 저를 위해, 여러 가지 알려주거나,

선물을 주거나, 과자를 나눠주거나 해요.

……얼마 전에도, 중앙과 남쪽의 마법사로,

남쪽 나라로 이변을 조사하러 갔을 때,

미틸과 잠시동안, 같은 학교에 다녔어요.

현자님도 기억하시죠?

 

리케는 그리워하듯, 부드럽게 눈을 가늘게 뜬다.

 

리케 : 저는 학교에 간 적이 없었으니까,

처음에는 이것도 저것도 몰라서 솔직히 불안했어요…….

그렇지만, 미틸이 저와 함께 학교에 가는 것을 기뻐했고,

불안을 느끼는 저를 알아채고 무척 자연스럽게 손을 잡아 이끌어주었어요.

똑같은 옷을 입고 수업을 듣거나, 공부를 가르쳐주거나.

미틸이 있어 주어서, 저는 학교가 즐거운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클로에 : 그랬구나…….

나도 학교에 간 적은 없으니까, 그런 거 동경하게 되네.

같은 교복을 입고 수업을 듣는 것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

 

리케 : 그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클로에도 저와 함께 학교에 다니면서,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요.

 

신나는 대화에 웃으며, 책을 파는 가게로 향한다. 그러자―.

 

??? : 저, 저기! 당신, 현자의 마법사지……?

 

리케 : 에……?

 

??? : 금발과 이마의 문양이,

퍼레이드에서 본 마법사와 꼭 닮아서…….

트, 틀렸다면 미안해…….

 

교복같은 옷을 입은 소녀가 좁은 골목에서 뛰쳐나와,

조심스레 리케에게 말을 걸었다.

 

리케 : 아뇨, 확실히 저는, 현자의 마법사인 리케예요.

무슨 일이신가요?

 

??? : 다행이다…….

부탁해, 현자의 마법사님.

내 친구를…… 폴리를 구해줘!

 

클로에 & 리케 & 현자 : …………!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이 목소리를 떨고있는 모습은,

무척 다급해 보인다.

소녀의 호소 듣고, 리케는 자세를 바로잡고,

늠름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한다.

 

리케 : ……알았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약한 자를 구하고, 인도하는 것이,

신의 사도인 저의 의무입니다.

 

 

스키 : ……갑자기 말을 걸어서 미안해.

그런데도,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마워.

 

미틸이나 리케보다 조금 어려 보이는,

색이 엷은 갈색 머리와 푸른 눈동자가 인상적인 소녀는 스키라고 했다.

 

스키 : 나는, 이 마을의 베릴 스쿨이라고 하는 학교에 다니고 있어.

폴리는 동급생이고, 머리는 검고 녹색 눈동자에, 안경을 쓴,

얌전해 보이는 남자아이야.

그 아이는……학교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렸어.

……행방불명이 된 거야.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서, 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리케 & 현자 : 행방불명…….

 

클로에 : 잠깐만, 폴리 말고도 행방불명이 된 사람이 있는 거야?

 

스키 : 응……. 행방불명이 된 건 폴리가 처음이 아니야.

우리 학교의 학생이, 줄지어 몇 명이나 없어지고 있어.

모두 폴리랑 마찬가지로 사라질 이유가 없는데!

 

스키의 비통한 목소리에,

상당히 그녀의 마음도 궁지에 몰리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현자 : (폴리는 그녀에게 있어서, 정말 소중한 친구인 거겠지……)

 

그런데도, 스스로는 어떻게도 할 수 없다면.

나라도, 안절부절못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일면식도 없는 상대임을 알면서도,

용기를 다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 거겠지.

 

스키 : 실은……. 폴리가 없어지기 전부터, 소문이 있었어.

학교에서 행방불명이 된 사람들은, 나이트 워커에게 납치된 거라고.

 

현자 : 나이트 워커……?

 

클로에 : 그건, 어제 스노우 님에게 들었던 괴담의……?

 

리케 : 저희도 나이트워커의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만,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건가요?

 

스키 : 나도 흔한 괴담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지난 번 <거대한 재액>의 습격 후로,

학생이 정말로 행방불명이 되기 시작해서……

지금은 괴담이 현실이 되었다고,

학생은 나이트 워커에게 납치되었다고,

학교 안에서 소문이 돌고 있어.

그게 진짜인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폴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나는……!

 

말을 마치자, 불안이 쏟아지듯,

그녀의 눈동자에서 뚝뚝 굵은 눈물이 떨어져 간다.

 

클로에 : 우, 울지마, 스키! 자, 이 손수건 써.

 

클로에는 허리를 굽히고,

그녀와 시선을 맞추고, 위로하듯 손수건을 내민다.

 

클로에 : ……소중한 친구가 없어져서, 계속 걱정했겠네.

괜찮아. 진정하고, 우리에게 사정을 이야기해줄래?

 

스키 : …….폴리는 이 마을에서 처음으로 사귄 친구야.

나는 작년에 여기에 이사 왔지만, 매일 혼자서 지내고 있어서…….

그런 때, 말을 걸어준 게 폴리였어.

 

리케 : 폴리는 무척 상냥한 사람이군요.

 

스키 : 응, 무척! 그는 나에게 매일 말을 걸어주었고,

공부도 가르쳐주었어. 학교가 정말 즐거워졌어.

그는 내 손을 잡아 이끌어줬어.

폴리가 있어 준 덕분에, 나는 혼자가 아니게 됐다고 생각해…….

 

클로에 : ……스키의 기분, 나도 조금 알 것 같아.

나도, 소중한 친구의 덕분에 외톨이가 아니게 되었으니까.

 

다정하게 다가가는 클로에에,

스키는 눈물을 흘리며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스키 : 사실은, 이런 일, 당신들에게 부탁해서는 안 되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

그래도,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서…….

 

리케 : 사양할 필요는 없어요.

헤매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우리, 신기한 힘을 가진 자가 있는 것입니다.

제가 폴리를 찾을게요.

그러니까, 스키. 안심하고 기다려주세요.

 

스키 :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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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에게서 사정을 들은 뒤,

빠르게 쇼핑을 마치고, 다른 현자의 마법사들과 상담을 하러,

마법관에 돌아가기로 했다.

 

리케 : 현자님, 클로에.

제멋대로 말을 꺼내서, 죄송해요.

그렇지만, 그녀의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를,

도저히 내버려 둘 수가 없어서…….

 

클로에 : 신경 쓰지 마! 나도 똑같은 기분이었으니까.

소중한 친구와 헤어지는 건,

견딜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폴리도 걱정되고.

 

현자 : 네. 그리고, 스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거대한 재액>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어요.

모두에게 상담하면, 분명 지혜를 빌려줄 거예요!

 

클로에 : 맞아 맞아.

특히 스노우 님이나 화이트 님은 나이트 워커를 잘 아실 거고.

다 같이 협력해서 사건을 해결하자!

 

??? : 나의 이름을 불렀는가?

 

클로에 & 리케 & 현자 : 엣.

 

스노우 & 화이트 : 와아!

 

스노우 : 무서운 어둠 밤의 괴물, 나이트 워커의 등장이네!

 

화이트 : 나쁜 아이는 모두 먹어버릴 거야~~!

 

클로에 & 리케 & 현자 : ………….

 

스노우 & 화이트 : 엣, 안 어울려주네…….

 

현자 : 자, 잘 반응해주지 못해서 죄송해요.

너무 적절한 화제여서…….

 

스노우 : 뭐, 됐네. 그것보다,

현자에게 보고하고 싶은 것이 있었네.

중앙의 나라에서 새로운 의뢰가 도착해서 말일세.

 

화이트 : 실은, 어느 학교에 학생들이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것 같아…….

 

클로에 & 리케 & 현자 : 그건 혹시….…

 

――베릴 스쿨의 학생 행방불명 사건.

그것을 <거대한 재액>의 영향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우리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중앙의 나라에서 정식 의뢰를 받아,

우리는 학생 행방불명 사건의 조사를 위해 베릴 스쿨을 방문했다.

 

――마치 학교의 학생과 같은 옷으로 몸을 감싸고.

 

리케 : 클로에, 현자님. 이 사건 해결을 위해, 함께 힘내요.

 

클로에 : 으, 응. 행방불명이 된 아이들은,

지금도 무서운 상황에 처해 있을지도 모르고.

 

스노우 : 호호호, 꽤나 기합이 들어가 있는 것 같구나.

너무 기합을 넣어서, 우리가 마법사라는 것을 들키지 않도록.

지금 베릴 스쿨의 아이들은,

조금 불안정한 상황이야.

혼란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지.

 

현자 : 그렇네요…….

그걸 위해서 클로에에게 이렇게 잠입용 옷을 만들어달라고 했고요.

 

리케 : 항상 멋진 옷을 만들어주어서, 감사합니다.

현자님도 클로에도 스노우 님도,

이곳의 학생으로밖에 안 보여요.

 

클로에 : 천만에! 이런 건 쉬운 일이지.

 

스노우 : 오늘의 조사는 가능한 한 교내에 녹아들어

학생이나 교사들로부터, 상황을 듣는 것이 우선이네.

일단은 여기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확실히 하도록 하지.

 

리케 : 스키에게서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학교의 안에서는 나이트 워커가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소문이 돈다고 들었습니다만…….

 

스노우 : 원래 그 이름은, 밤에 활동하는 괴물의 총칭 같은 것이야.

어느 쪽이든, 정체를 찾아야만 하네.

정말 나이트 워커가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수상한 자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니까 말일세.

뭐,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서,

완력에 자신이 있는 아이들도 제대로 데려왔네.

 

미스라 & 오웬 & 오즈 : ………….

 

스노우 : 뭔고, 그 미묘한 얼굴은.

오늘은 미스라 선생님, 오웬 선생님, 오즈 선생님이라고 불러주길 바라는 것인가.

저기, 선생님들! 오늘은 우리 귀여운 학생들의 도우미 역할을 제대로 해줄 거지―?

 

리케 : 그러고 보니 오즈 들은, 저희들과 같은 학생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네요.

 

클로에 : 응! 이번에는 우리 이외의 모두는 선생님처럼 해봤어.

그게 분위기적으로 잘 어울릴까 싶어서.

 

오웬 : ……하아. 이런 옷을 입고 학교 놀이라든가, 시시해.

 

미스라 : 조사라던가, 어리석지 않나요?

교사(校舍)를 파괴하고, 숨어있는 학생들을 들춰냅시다.

그렇게 하면 바로 해결이에요.

 

스노우 : 전혀 해결되지 않네.

그대들은 마법관을 파괴한 벌로써, 임무를 도우러 온 것이라네.

난동을 부리는 순간에, 오즈가 문답 무용으로 번개를 내릴걸세.

정신 차리고 임무에 임하게나.

 

오즈 : ………….

 

현자 : (오즈……. 끌려 나온 느낌이지만, 나로서는 오즈가 있어 줘서 든든하네)

 

화이트는, 재채기로 실종된 브래들리를 찾으러 갔기 때문에,

오즈가 대리로서 동행해주고 있다.

 

오즈 : 오체 만족으로 마법관에 돌아가고 싶다면, 얌전히 있어라.

 

미스라 : 하아. 알았어요.

 

우선 첫 시작으로, 교사를 돌아다닌다.

지금은 수업 시간인 듯, 복도를 걷고 있는 학생이나 선생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리케가 신기한 듯, 창문을 통해 교실을 들여다본다.

 

리케 : 중앙의 나라의 수업은,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이 모여서 이루어지는군요…….

뭐가 쓰여 있는 걸까. 칠판에 글씨가 잔뜩 써져 있어…….

 

스노우 : 호호호. 리케도 학교가 흥미진진한 것 같구먼.

 

리케 : 왓!

 

진지한 얼굴로 물끄러미 바라보던 리케는, 스노우의 말을 듣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돌아섰다.

 

스노우 : 호오, 여기서는 역사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구나.

 

리케 : 네. 무척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있는 것 같아요.

남쪽의 나라의 학교와는 분위기가 달라서, 왠지, 굉장히 신선해요.

 

현자 : 중앙의 나라의 학교는, 왕가나 귀족의 기부로 운영되고 있어서,

기본적으로 국가가 관리하고 있어요.

 

스노우 : 현자는 꽤 이 나라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구먼.

 

현자 : 아하하……. 출발하기 전에, 아서나 카인이 알려준 벼락치기 지식이에요.

 

클로에 : 저기, 현자님.

혹시, 중앙의 나라의 아이들은, 모두 학교에 다니는 거야?

 

현자 : 제도상으로는 누구나 다닐 수 있게 되어있다고는 합니다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서…….

 

스노우 : 가난한 가정은 아이가 중요한 노동력이네.

학업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지.

실제로 다니는 것은 비교적 부유한 집안의 아이나,

공부에 열심인 집안의 아이일걸세.

 

현자 : 그렇군요…….

 

클로에 : 역시, 그렇겠지…….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 봐봐! 벽에 장식된 저 도형은 뭘까?

여러 가지 모형이 늘어서 있는데…….

 

오웬 : ……그것보다 말이야.

친구가 없어졌다는데, 태평하게 수업을 하다니,

이 녀석들은 뭐에 신경을 쓰고 있는 거야?

 

 

오웬 : 친구가 아니든가, 수업이 중요하거나 둘 중 하나네.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해?

저놈들과 똑같이 태평한 얼굴을 하고 있는걸.

분명 알고 있겠지?

 

클로에 : 아…….

 

리케 : …………읏. 죄, 죄송해요.

중요한 임무 중인데…….

 

오웬 : 신경 쓸 거 없어.

여기의 학생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든, 죽임당하든, 너희에게는 관계없는 거지.

 

스노우 : 어허, 오웬. 어린 마법사들을 괴롭히지 말게.

여기에 다니는 아이들도 갑자기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평소와 같은 하루하루를 보낼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

 

오웬 : 하하. 다음엔 자신의 차례일지도 모르는데 머리 나쁜 녀석들.

아니면 반대로 용기가 있는 걸까나.

 

오즈 : 오웬.

 

현자 : 오, 오즈! 일단, 지팡이는 치우죠! 

 

클로에 & 리케 : ………….

 

리케 : 지금까지는, 눈에 띄는 수상한 장소는 없는 것 같네요….…

 

스노우 : 으음. 이제 곧 수업이 끝날 것 같구먼.

이대로 다수가 뭉쳐서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면,

눈에 띌지도 모르네.

 

현자 : 그러네요…….

일단, 두 팀으로 나눌까요?

 

스노우 : 그럼, 교사에 대한 탐문은, 오즈, 미스라, 오웬과…….

 

미스라 & 오웬 & 오즈 : ………….

 

스노우 : 보다시피, 이 조합으로는 불안하니까, 나도 따라가도록 하지.

학생들에 대한 조사는 그대들에게 맡기겠네!

 

리케 : ……스키들을 위해서라도, 꼭 단서를 찾아내겠어요.

 

클로에 : 응, 그렇네…….

 

현자 : 아, 저기에 학생이 있어요.

얼른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을래요?

 

학생들은 마침, 수업을 마치고 교실에서 나오는 참이었다.

그들에게 말을 걸려고, 그쪽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하지만…….

 

교사 : 거기 너희들! 부탁할 게 있는데.

 

클로에 & 리케 : 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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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이 앞 복도에 나뭇잎이 날아와서 말이야.

청소를 해주지 않을래?

 

리케 : 하지만, 저희는 해야 할 일이…….

 

학생의 목소리 : 아, 선생님 실례합니다!

다음 수업의 일로…….

 

교사 : 아아, 지금 갈게! 미안하지만, 맡길게.

 

리케 : 아, 가버리셨네요…….

 

클로에 : 으음…… 어떻게 할까?

 

현자 : 으음……. 일단, 청소하면서 학생들의 모습을 살펴볼까요.

 

클로에 : 아하하……. 설마, 선생님께 청소를 부탁받을 줄은 몰랐어.

 

현자 : 생각해보니, 이 모습을 하고 있으면,

선생님들도 착각하겠네요.

 

리케 : 그렇지만, 이렇게 다 같이 청소를 하는 건 신선해서 조금 즐거워…….

앗…….

죄송해요. 스키나 폴리가 힘들어할 때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좋지 않은 일이었죠.

지금은 조사에 집중하지 않으면…….

내가 받은 의뢰니까…….

 

리케는 조금 전 오웬의 말을 신경 쓰고 있는 듯, 빗자루를 다시 잡고 자세를 바르게 했다.

 

클로에 : 좋지 않은 일은 아니야.

이렇게 학생이 되는 것도, 조사의 하나니까.

……그리고 실은, 나도 조금 기뻐.

저번에, 모두와 학교에 가보고 싶다고 얘기했잖아.

설마 이렇게 금방 실현될거라곤 생각 못 했으니까.

 

 

클로에 : 그래서,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같이 경험하면 특별한 일처럼 느껴져서…….

 

리케 : 클로에…….

 

갓 이루어진 꿈을 사랑스러워하듯,

클로에는 날아드는 나뭇잎에 손을 뻗었다.

 

현자 : 지금을 즐겁다고 느끼는 것과, 임무를 잊는 것이 같은 게 아니니까요.

저희는, 즐거워하면서 저희가 할 일을 해도 되지 않을까요?

 

리케 : ………….

……알았어요!

그럼, 학생이 되어서, 이 부근을 제가 깨끗하게 해볼게요.

 

클로에 : 와아, 나도 질 수 없지!

 

현자 : (다행이다. 클로에의 덕분에, 리케도 어깨에 힘을 푼 것 같아……)

 

열심히 청소를 하며, 서로 마주웃는 두 사람의 모습은 진짜 학생같았다.

그것도, 무척 친한…….

그때, 여러 명의 발소리가 들려와,

누군가와 가볍게 몸이 부딪힌다.

 

현자 : 왓,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갈색 눈의 남학생 : 아아, 괜찮아. 나야말로 부딪혀서 미안해.

어라? 세 명 다 못 본 얼굴인데…….

 

클로에 : 실은, 우리 모두 얼마 전에 여기에 막 전입했어.

잘 부탁해!

 

리케 & 현자 : 자, 잘 부탁합니다!

 

파란 눈의 여학생 : 그렇구나. 나야말로 잘 부탁해!

 

현자 : (……맞아. 지금이라면 조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몰라)

 

똑같은 생각을 했던 건지, 클로에가 은근슬쩍 이변에 대해 떠본다.

 

클로에 : 그러고 보니, 이 학교에 나이트 워커가 나온다는 게 정말이야?

 

갈색 눈의 남학생 : 엣.

 

리케 : 확실히, 저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굉장히 유명한 소문인가 보네요.

 

클로에 : 나, 무서운 걸 엄청 싫어해.

만약 사실이라면, 오늘 혼자 잘 수 없을지도!

 

학생들은 망설이듯 얼굴을 마주한 뒤, 목소리를 낮추며 털어놓았다.

 

땋은 머리의 여학생 : ……진짜야.

실은 최근에, 우리 학생이 나이트 워커 때문에 몇 명이나 행방불명이 되었어.

 

클로에 & 리케 & 현자 : ……!

 

현자 : 그, 그런…… 그 아이들은 그냥 가출했다거나 한 게 아닌가요.

 

갈색 눈의 남학생 : 아니야……!

내 동급생도 없어졌고, 다 같이 찾아보았는데, 아무 단서도 찾지 못했어.

 

빨간 머리의 여학생 : 나랑 친한 여자애도……!

늦게까지 교내에서 조사하다가, 그대로 어디론가 가버렸어…….

 

검은 머리의 남학생 : 학교가 폐쇄되지 않으니까 오고 있지만,

실은 꽤 불안해. 나이트 워커에게 언제 납치될지 모르고…….

선생님들은, 그런 시시한 이야기, 믿지 말라면서 상대해주지 않지만…….

 

현자 : (대부분은, 스키에게서 들은 이야기와 같네……)

 

리케 : 그 괴물을 실제로 본 사람은 있나요?

 

땋은 머리의 여학생 : 설마……!

본다면 분명 습격당하고 말 거야.

 

갈색 눈의 남학생 : 정체를 알 수 없으니까 무서운 거야!

어쩌면 선생님이나 학생에 섞여서, 다음 표적을 찾고 있을지도 모르고…….

 

빨간 머리의 여학생 : 역시 학교에 오지 않는 게 나았으려나.

다른 괴담도 진짜가 된다면,

어떻게 하면 좋지…….

 

현자 : 엣? 나이트 워커 말고도 괴담이 있는 건가요?

 

땋은 머리의 여학생 : 있어!

예를 들면 한밤중에 식당의 거울을 들여다보면, 저주받는다거나…….

 

갈색 눈의 남학생 : 복도를 걷다 보면,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는데, 뒤돌아봐도 아무도 없다는 얘기도 들어봤어!

 

모두가 입을 모아 얘기한다.

학교에 얽힌 무서운 이야기가 잔뜩 있는 것은, 내 세계와 같은 것 같다.

분명 원래라면, 그건 평온한 일상에 자극을 주기 위한 흔한 소문 중에 하나겠지.

그렇지만, 소문을 얘기하는 학생들의 얼굴빛은 나빴고, 그 몸은 떨리고 있었다.

실제로, 괴물에게 납치되어 행방불명된 자들이 있다.

그 사실이 상상 이상의 공포를 안겨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검은 머리의 남학생 : ……실은 나, 이전에 보름달의 밤에,

건너 복도 (*건물 사이를 잇는 복도)의 그림이 바뀌는 것을 봤어.

숙제를 잊어버려서 찾으러 갔을 때인데,

건너 복도에는 항상 인물화가 장식되어 있거든.

근데 그때는, 오래된 문 그림으로 바뀌었어.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가까이 가서 그림을 잘 살펴봤어.

그랬더니…… 그림 속에서, 삐걱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서…….

 

리케 : ………….

 

파란 눈의 여학생 : 저기말야! 나…… 사실은 알고 있어.

……상급생한테 들었어.

모두를 납치한 나이트 워커의 정체는, 마법사인 것 같다고…….

 

클로에 & 리케 : 엣!

 

갈색 눈의 남학생 : 마법사……?

 

빨간 머리의 여학생 : 지, 진짜?

 

파란 눈의 여학생 : 응. 마법사가 이상한 힘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잠자코 있었는데…….

그치만, 봐. 나쁜 마법사는 인간을 위협하거나, 저주하잖아.

게다가 어디선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타나고.

 

검은 머리의 남학생 : 확실히 나쁜 마법사의 소행이라면 납득할 수 있어.

그 녀석들의 힘이 있으면, 납치는 간단하겠지…….

 

파도처럼 의심이 퍼지고, 전염된다.

불안에서 비롯된 작은 의심은, 순식간에 분노로 변해간다.

 

리케 : 기다려주세요. 마법사의 짓이라니, 그럴 리가 없어요.

 

검은 머리의 마법사 : 마법사들은, 우리를 무섭게 하고,

분명, 지금도 어딘가에서 웃고 있을 거야…….

 

빨간 머리의 여학생 : 마법사 같은 성가신 존재, 없어지면 좋을 텐데.

 

리케 : 멋대로 얘기하지 마세요! 그런 모욕은 용서받지 못해요.

마법사에게는 숭고한 사명이 있습니다.

당신들이 말하는 것과 같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에요!

 

학생들 : 에……?

 

리케의 호소에, 그동안 혼란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던 학생들은,

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다.

 

클로에 : 리케…….

 

빨간 머리의 여학생 : ……왜 너는, 마법사를 그렇게 감싸는 거야?

 

땋은 머리의 여학생 : 맞아, 이상해. 왜냐면, 마법사라구.

 

리케 : 저는…….

 

미스라 : 그런 거 간단하지 않나요. 우리가 마법사이기 때문인 게 당연하잖아요.

 

오웬 : 야아, 안녕. 인간 주제에 꽤나 우리의 욕을 많이 해준 것 같네.

나쁜 마법사의 이상한 힘이 궁금해?

원한다면, 지금 당장 죽는 것보다 무서운 일을 당하게 해줄 수도 있어.

 

현자 : 미스라, 오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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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니, 즐겁게 미소 짓는 오웬과,

귀찮은 듯이 하품을 하는 미스라의 모습이 있었다.

 

미스라 : 정말이지. 왠지 시끄럽다고 생각했더니, 당신들의 짓이었나요.

우리들이 얌전히 있어 주겠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 인간들은 뭔가요.

확실히, 마법사라는 걸 들키지 않는 편이 좋다던가 말했었죠.

입막음으로, 모두 죽일까요?

 

학생들 : 히익……!

 

학생들은 상황을 이해했는지, 순식간에 얼굴을 파랗게 하고 공포에 몸을 굳혔다.

 

현자 : (위, 위험해. 이대로라면 더 시끄러워질 거야.

조사할 때가 아냐…….)

 

클로에 : 아……! 현자님, 저쪽에 있는 건…….

 

리케 : 스키!

 

스키 : ……!

 

스키는, 조금 떨어진 기둥의 그림자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리케 : 다행이다! 스키, 여기에 와서 당신도 설명해주세요!

당신의 부탁을 받고, 우리는 모두를, 실종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여기에 온 거라고.

마법사는, 인간을 상처입히는 존재가 아니라고.

 

스키 : ……사, 사람 잘못봤어.

나는, 당신들 따위 몰라. 마법사 같은 거, 몰라.

 

리케 : 에……?

하지만, 당신이 우리들에게…….

 

스키 : ……읏, 얼른 가버려!

 

리케 : 아……!

 

갈색 눈의 남학생 : 이 틈에, 우리도 도망치자!

 

빨간 머리의 여학생 : 응……!

 

클로에 : 아, 기다려……!

 

제지도 허무하게, 학생들은 한눈도 팔지 않고 달아났다.

 

리케 : ……어째서…….

 

리케는, 그저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다.

그곳으로, 스노우들이 황급히 달려왔다.

 

오즈 : 무슨 일이 있었지.

 

스노우 : 혹시, 미스라와 오웬이 쓸데없는 짓을…….

 

리케 : 읏, 아니에요. 미스라와 오웬은 나쁘지 않아요.

나쁜 건……. 안되는 건…….

 

갑자기, 리케의 얼굴에 당혹감이 떠오른다.

어색하게 시선이 방황하고, 더듬더듬 입에 손을 댄다.

 

리케 : ………….

 

현자 : 아……! 리케, 기다려주세요!

 

리케는, 도망치듯 학교를 뛰쳐나간다.

그리고, 혼란에 빠진 상태에서 조사를 계속할 수는 없어…….

임무는, 일시 중지되었다.

 

 

스노우 : 무슨 일인고. 현자도 리케의 방으로 가는 길인가?

 

현자 : 네. 저녁 시간에도, 얼굴을 비추지 않아서…….

 

마법관으로 돌아온 후, 리케는 방에 틀어박혔고,

나나 클로에가 몇 번이나 말을 걸어도, 나오지 않았다.

학교에서의 학생들의 말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 같았다.

그것을 가장 가까이에서 받아들인 리케의 마음의 상처는, 얼마나 클까.

마법사가 아닌 자신으로써는, 그 모든 것을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그의 마음에 다가가고 싶었다.

 

화이트 : 우연이구먼. 

우리도 마침 리케한테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네.

 

스노우 : 낮의 조사에서,

리케는 학생들의 혼란과 마법사에 대한 악의를 정면에서 받아버렸지.

걱정되는구먼.

 

현자 : 네…….

 

현자 : 리케, 아키라예요.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요?

리케……. 대답이 없네요…….

 

스노우 : 기척은 있으니, 방에는 있을 텐데…….

 

현자 : (역시, 지금은 혼자 있고 싶은 걸까.

그래도, 리케의 그렇게 슬픈 얼굴을 보고 나니,

혼자서 둘 수는 없어……)

 

그렇다고 해도, 억지를 부릴 수는 없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자,

잠시 뒤 문 너머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리케 :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해요. 들어오세요.

 

리케 : …….

 

물건이 몇 없는 방의 중앙에 램프의 불빛만이 놓여있다.

리케는 기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현자 : 리케…….

 

리케 : 죄송해요. 모두 걱정해주신 거죠.

저는 괜찮아요. 조금 놀랐을 뿐…….

마음이 진정되면, 제대로 저녁도 먹을게요…….

네로가 모처럼 만들어준 밥이니까…….

 

스노우 : ……리케야. 의연하게 행동할 필요는 없단다.

 

리케 : 그렇지만…….

저는……현자의 마법사인데…….

제대로 임무도 해내지 못하고…….

 

화이트 : 아무도 그대를 꾸짖지 않네.

우리는, 그냥 옆에 있어 주려고 여기에 온 걸세.

 

스노우 : 그럼 그럼.

오히려, 오늘은 열심히 해주었지.

자, 우리가 안아주지.

 

스노우와 화이트는 리케를 다정하게 끌어안았다.

두 사람이 손짓해서, 나도 리케의 옆에 앉는다.

갈 곳을 잃어버리던 손을 잡자, 리케가 조그맣게 숨을 멈추는 소리가 났다.

 

리케 : 현자님…….

 

현자 : 네, 저는 여기에 있어요.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리케 : 감사합니다. 학교에서의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계속 이상해서,

기도를 해도 진정이 되지 않아요…….

……저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는데, 싫은 말들을 잔뜩 들었어요.

마법사가 학생을 납치했다, 고.

마법사는 전부 나빠. 마법사 같은 건 없어져 버리라고.

……이 세계에 신앙심이 없는 사람이 많은 것은 알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시정을 알고 있었을 스키도, 우리의 얼굴을 보고 도망쳐버렸습니다.

마법사 같은 건, 모른다고.

 

현자 : 리케…….

 

리케 : 저는 소중한 친구를 잃어버린,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어요.

그녀를 좋아하고 싶었어요. 그런데도…….

교단에 있을 때도, 신자들을 위해 마법을 쓰고 있었지만,

저런 식으로 대접받은 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리케에게도 스키와 같이, 소중한 친구가 있다.

그렇기에 진심으로, 그녀를 돕고 싶다고 생각했겠지.

그러나 스키의 태도를 보고, 그녀를 생각하는 순수한 마음을

짓밟힌 것처럼 느낀 걸지도 모른다.

 

리케 : ……하지만, 저의 이 감정도, 잘못 됐다고 생각해요.

싫은 기분이 마음에 가득 차서, 저는 그 자리에서 도망쳐버렸어요.

스키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제가 옳은 길로 이끌어주어야 했는데…….

얼굴을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다친 것도 아닌데, 가슴이 꾹 하고 아파져서…….

저는…….

저는 스키에게 의뢰를 받았을 땐,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부응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렇지만…….

이런 심술궂은 기분은, 신의 사도로서, 실격인 걸까요…….

 

나는 곧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리케의 슬픔을 덜어주기 위해, 이렇게 말해주고 싶은 마음은 있다.

리케는 잘못되지 않았어, 리케가 상처받을 필요는 없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그래도, 그 위로야말로, 리케를 상처입히고, 낙담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리케는, 리케가 생각하는 훌륭한 사람이길 바라고 있는데.

그때, 가볍게, 스노우와 화이트가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