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이벤트 스토리

꽃비를 셰리와 올려다보며 (1~5화)

oTaku_enen 2022. 12. 22. 21:23

의/오역 有, 개인 백업용이라 후레로 갈겼으니 자세한 건 게임 내 스토리를 읽어주세요.

 

 

이벤트 기간 <2022.06.06~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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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리케 : 세 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카인 & 히스클리프 : 으음…….

 

레녹스 : 글쎄……

 

안뜰을 지나가던 때,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마법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모두 한결같이, 조금 어려운 얼굴을 하고 있다.

 

현자 : 여러분, 무슨 이야기를 하고 계신 건가요?

 

레녹스 : 현자님.

 

리케 : 맞아, 현자님의 의견도 듣고 싶어요.

현자님은 마법사의 결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카인 : 우리도 지금, 리케한테 똑같은 질문을 받은 참이야.

 

히스클리프 : 결혼은 약속과 연결되는 것이라고,

수업에서 배웠다고 해요.

그래서, 우연히 지나가던 우리한테 물어봤다는 것 같아서.

 

리케 : 지금까지는 그다지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서로의 장래를 맹세하는 결혼은 오랜 세월에 걸친 약속입니다.

교단에도 인간의 부부는 있었고, 콕로빈과 카나리아의 화목한 모습은, 저도 좋게 느껴져요.

다들, 맹세를 지켜 함께 있는 것은 같지요?

그렇다면 마법사도, 결혼해도 상관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오즈에게, 그건 경솔한 생각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현자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현자 : 그건…….

 

나는 말하기를 멈칫거리고 말았다.

마법사에게 있어서 결혼은, 인간끼리의 결혼보다 훨씬 위험이 따르는 행위라고 들은 적이 있다.

맹세한 사랑을 어가면, 마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히스클리프 : 확실히, 결혼도 약속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신중해질지도 모르겠네…….

 

레녹스 : 그렇네. 위험이 따르는 건 틀림 없어.

 

카인 : 아아.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거짓 없는 마음의 증거도 돼.

그걸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의 상대가 아니라면,

결혼을 생각해서는 안 될지도 모르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상대와 만난다면…….

절대 놓치지 않도록, 후회하지 않도록,

결혼이라고 하는 약속을 나누는 것일지도 모르겠네.

 

결혼이라는 미지의 경험에 대해서,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가볍게 여길 것도 아니다.

아주 그다운 성실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카인 : 뭐, 나도 아직 그런 상대를 만나지 않았으니까,

틀린 대답일지도 모르겠지만.

 

쓴웃음을 짓는 카인의 옆에서,

리케는 먼 나라의 말을 따라 하듯이 중얼거렸다.

 

리케 : 거짓 없는 마음을 나타내고 싶은 상대…….

 

현자 : 바로는 확 하고 와닿지 않죠.

저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의사도 물론 존중해야 하고요.

 

히스클리프 : 그렇죠. 쌍방이 서로 마음이 맞는 것부터가 대단한데,

그 이상의 것이라고 하면, 좀처럼…….

 

현자 : 아…….

그러고 보니, 레녹스는 이전에 결혼관에 대해 이야기해줬던 적이 있었죠.

 

레녹스 : 제가요?

 

현자 : 네. 옛날에 키웠다고 하는, 목양견의……

 

이전에 그에게서 들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마음대로 화제에 올려버렸다.

하지만, 레녹스는 그리운 듯이 미소 지어주었다.

 

레녹스 : 아아, 그 얘기인가요. 기억해주셨군요.

 

리케 & 히스클리프 : 그 이야기?

 

레녹스 : 나는 예전에 한 번, 결혼하면 이런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상대자가 있었어.

온화한 성품의, 영리한 목양견이었어.

함께 있는 것이 당연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것 같은…….

물론, 연애 같은 감정이나 정념은 아니었지만.

 

카인 : 그런가……

당신에게 있어, 만나기 어려울 상대자였구나.

 

결혼을 해도 좋다.

그렇게 생각할만할 상대에도, 감정에도, 우리는 아직 만나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포장을 정중하게 풀어내듯 말하는 레녹스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따뜻하게 가슴에 울렸다.

 

히스클리프 : 앞으로, 자신이 결혼할지 어떨지도 모르지만,

만약 그런 상대를 만나게 된다면…….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네.

 

히스클리프가 툭, 그렇게 말을 흘렸을 때,

여러 개의 발소리와 옥신각신하는 목소리가 다가온다.

 

파우스트 :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잖아.

 

시노 : 나는 속지 않아.

어차피 늘 하던 애 취급이잖아.

 

네로 : 그러니까 애 취급 같은 건 안 하고 있대도.

 

동쪽의 마법사들이 뭔가 말을 주고받으며, 이쪽으로 다가온다.

파우스트와 네로에게 시노가 덤벼들고 있는 것 같다.

 

히스클리프 : 시노, 왜 그래?

두 사람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고…….

 

시노 : 히스. 마침 잘 됐어, 들어줘.

아까 동쪽의 마법사 앞으로 임무가 도착했어.

그런데, 이 녀석들 둘이서만 간다고 하잖아.

우리를 놔두고.

 

히스클리프 : 엣…….

 

약간 충격을 받은 듯한 히스클리프에게 시선을 돌려,

파우스트와 네로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히스클리프 : 혹시 임무지는 위험한 장소인가요?

그렇다면 더더욱, 함께 가게 해주세요.

 

네로 : 아니, 위험하다고 할까…….

 

파우스트 : 성가신 의뢰인 것은 틀림없어.

너희들의 손이 필요할 때는 물론 도움을 청할 거야.

 

시노 : 그렇게 말하고 공을 독차지할 셈인가.

 

파우스트 : 그게 아니야.

지금 말한 대로, 이번 의뢰처는 조금 귀찮은 사정이 있는 마을이야.

 

브래들리 : 핫. 과보호도 좋은 때구만.

 

웃음소리에 돌아보면, 우리의 뒤에 어느새 브래들리가 서 있었다.

 

카인 : 그 목소리, 브래들리인가?

 

리케 : 언제부터 거기에…….

 

브래들리 : 방금, 재채기로.

가까운 곳이어서 다행이었군.

 

카인이 내미는 손에 흐르듯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브래들리는 동쪽 마법사들을 언뜻 본다.

익살을 부리듯 입가를 들어 올린다.

 

브래들리 : 귀찮은 일이 일어날 때마다, 꼬맹이들을 멀리 두는 것은 간단하지.

그렇지만, 영원히 그렇게 이 녀석들을 지켜줄 셈이냐?

만약, 너희들이 신경 써줄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할 거냐?

상냥한, 동쪽의 마법사 씨.

 

아픈 곳을 찔린 듯, 파우스트와 네로는 입을 꾹 다물었다.

 

시노 : 파우스트, 조금은 우리를 신뢰하도록 해.

보호받기만 하는 어린애로 있을까 보냐.

 

히스클리프 : 선생님이 저희를 생각해주시는 건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위험한 장소나 임무도 경험해서, 제대로 강해지고 싶어요.

그러니까, 부탁드립니다. 같이 데려가 주세요.

 

파우스트 : ………….

 

그때, 관망하고 있던 카인과 레녹스가 젊은 마법사에게 동조하듯 옆에 섰다.

 

카인 : 파우스트네가 두 사람을 걱정하는 것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는 것도 이해해.

그렇다면, 우리들도 동행한다는 건 어때?

마력에서는 시노에게 뒤질지 몰라도,

그만큼, 경험이나 지식은 얼마든지 있을 거야.

 

레녹스 : 저도 가능하다면 보조하겠습니다.

사람은 많을수록 서로 도울 수 있고,

위험도 피하기 쉬워지겠죠.

제가 참견할 입장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설명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시노도 히스클리프도 납득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리케 : 아무런 상의도 없이 두고 간다고 하면,

저도 오즈한테 불평하러 가요.

서로 같은 나라의 마법사니까,

시노나 히스클리프를 더 의지해도 되지 않나요?

 

마법사들은 설명을 요구하며,

파우스트와 네로를 에워싸간다.

불리해졌음을 느낀 네로는, 마음이 약해진 듯 머리를 긁적인다.

 

네로 : 아니,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 같은,

마력이나 강함이라든가 하는 얘기가 아니라…….

단순히 내키지 않는다고 할까,

가지 않아도 된다면 그쪽이 낫다는 느낌의 장소야.

 

현자 : ……무슨 말인가요?

 

브래들리 : 아무래도 시원시원하지가 않구만.

됐으니까 확실히 말해.

 

파우스트와 얼굴을 마주 보고, 네로는 어깨를 으쓱했다.

포기한 듯 숨을 내쉬고, 파우스트가 이어서 말한다.

 

파우스트 : 이번, 의뢰를 넘긴 것은,

동쪽 나라에 있는 어느 마을에서야.

동쪽의 나라는, 마법사에 대해 원래 배타적인 땅이지만,

의뢰를 한 마을은 그 경향이 더욱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네로 : 싫어한다고 할까, 적의마저 품고 있다는 소문도 있어서,

평소에는 마법사를 들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는 마을이야.

 

히스클리프 : …….

 

히스클리프가 작게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동쪽 나라 영주의 아들로 태어나,

마법사라는 입장에서 고민해 온 그에게는, 가슴 아픈 이야기겠지.

파우스트와 네로의 입이 무거웠던 이유가 이해되어,

다들 왠지 입을 다물고 있다.

 

파우스트 : 가봤자 기분 좋은 곳이 아니야.

무리해서 따라오지 않아도…….

 

시노 : 갈 거야. 그 정도로 겁에 질리겠냐.

 

히스클리프 : ……저도 가겠습니다.

 

시노 : 히스, 너는…….

 

뭔가 말하고 싶은 듯한 시노의 시선에,

히스클리프는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히스클리프 : 저도 현자의 마법사예요.

의뢰가 온 이상,

그곳이 어떤 장소이든 당당하게 제 역할을 해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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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파우스트 : ……알았어.

따라올 거라면, 내 말을 잘 들어.

아무쪼록 제멋대로 행동하지 말도록.

 

히스클리프 : 네……!

 

시노 : 맡겨둬.

 

작게 한숨을 내쉬고, 파우스트는 카인과 레녹스의 쪽을 바라보았다.

 

파우스트 : 마을에서는 아마, 마법을 쓰면 귀찮은 상황도 있겠지.

그러니까, 격투에 익숙한 너희 같은 마법사들이 와주면 솔직히 도움이 될 거야.

 

카인 : 아아, 물론이지.

 

레녹스 : 동행하겠습니다.

 

리케 : 그럼, 저도 같이 가요.

 

현자 : 리케도?

 

브래들리 : 얘기 들은 거냐, 꼬맹이.

피크닉 가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마을일 거라고.

 

리케 : 알고 있어요. 그런 인간들을 이끄는 것도 저의 사명입니다.

그리고 교단에서, 저도 많은 분들과 연관되어 있었으니까요!

그 경험을 살려서, 네로를 도와줄 수 있어요.

 

네로 : 그런가. 마음은 고맙지만, 무리하지 마.

유쾌한 경험은 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

아……. 리케가 간다면, 일단 오즈에게 보고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지…….

 

현자 : 그런데 파우스트.

그 의뢰의 내용은……?

 

파우스트 : 사람 찾기야.

조만간 마을에서 식을 올리기로 했던 신부가 행방불명됐다는 것 같다.

 

 

의뢰처인 마을은, 북쪽 나라와 가까운, 험준한 산맥의 기슭에 있었다.

동쪽 탑에서 빗자루를 타고,

며칠 걸려 겨우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시노 : 생각보다 머네.

 

히스클리프 :동쪽 나라 중에서도 끝 쪽이니까.

 

브래들리 : ……정말이지,

이런 외딴곳이라고는 못 들었다고.

어이 현자. 뭐든지 쏜다는 얘기, 기억하고 있겠지.

각오해두라고.

 

현자 : 사, 살살 부탁드립니다…….

 

네로 : 현자님 등쳐먹지 마.

저녁에 치킨 해줬잖아.

 

네로 : 브래들리. 대가를 목적으로 한 봉사는 마음이 더럽혀질 거예요.

그 이상 더럽혀지고 싶지 않죠?

 

브래들리 : 더러워진 걸 전제로 얘기하지 말라고.

 

마을 소문에 일말의 불안감을 느낀 나는,

만약을 위해, 나중에 브래들리에게 동행을 부탁했다.

마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세상 물정에 밝은 그가 일행에 동참해준다면 든든하지 않겠냐고 상의하자,

파우스트도 응해주었다.

 

현자 : (스노우네가 협상해줘서 다행이었네.

식사를 대접하는 것만으로는, 브래들리도 아마 움직이지 않았을 테고……)

 

처음에는 귀찮다고 주저하던 브래들리였지만,

스노우와 화이트가 사면을 재료로, 그를 끌어내 주었던 것이다.

그 결과, 이번 임무는 동쪽 마법사들과 브래들리, 리케, 레녹스, 카인이라는

조금 특이한 모습이 되었다.

 

레녹스 : 바람이 차가워졌는데, 춥지는 않나요?

 

빗자루에 태워준 레녹스가 돌아본다.

 

현자 :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클로에가 만들어준 옷에, 미리 마법을 걸어주었으니까요.

 

카인 : 좋지, 이 옷.

이대로 결혼식에 초대받아도 곤란하지 않겠어.

 

히스클리프 : 마을의 이야기를 들은 클로에가 신경을 써줘서,

굳이 마법사답지 않은 분위기의 옷을 만들어 주었다고 해.

 

마을의 특성상, 마법사는 환영받지 못한다.

이번에는 그다지 마법사라는 것을 의식시키지 않는 옷차림으로 외출하게 되었다.

 

리케 : ……앗. 저기일까요?

 

숲과 초원이 마냥 이어진 눈 아래의 풍경에,

건물다운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파우스트 : 아무래도 도착한 것 같네.

 

시노 : 이건…….

 

마을에 다가간 우리는, 반쯤 멍하니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이상한 분위기였다.

높은 울타리가 빙글빙글 마을 주위를 에워싸고,

바깥쪽에서 온 사람을 위압한다.

촌락이라기보다는, 성채에 가까운 삼엄함이다.

들어가기 전부터, 이 마을의 경계심이 강한 것이 느껴진다.

 

리케 : 이게 마을……?

 

카인 : 꽤나 엄중하게 지어져 있네…….

 

울타리는 빈틈없이 설치되어 있어,

마을 출입은, 제한된 장소 이외에서는 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

 

브래들리 : 보기에는, 입구는 하나밖에 없네.

 

레녹스 : 정면에서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히스클리프 : 괜찮을까요……?

 

현자 : 아, 아마도…….

그쪽에서 의뢰를 해준 거고, 우리가 오는 건 알고 있을 거예요.

 

 

당황하면서도 유일한 입구를 지나, 마을로 발을 들여놓는다.

순간, 도끼와 칼 등 무기를 든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험악한 얼굴로 우리를 에워싼다.

 

마을 사람 : 뭐야, 너희들은.

이 마을에 무슨 볼일이야.

 

리케 & 히스클리프 : ……읏.

 

갑자기 무기를 겨눠진 리케와 히스클리프는 얼굴을 굳혔다.

 

파우스트 : 우리는 현자의 마법사다.

사라진 신부의 조사 의뢰를 받고 찾아왔어.

 

걸어 나온 파우스트가 의연하게 대답하자,

마을 사람들은 심하게 동요하며, 얼굴빛을 바꿨다.

 

마을 사람 : 뭣……!

마법사라고……!?

 

그들의 경계는 명확한 적의로 바뀌었다.

거두기는커녕, 더욱 강하게 무기를 움켜쥔다.

 

네로 : 어이어이.

 

시노 : 무슨 일이지?

 

뜻밖의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잔뜩 화가 나서, 사정이 전해지는 분위기가 아니다.

우리를 완전히 외적으로 간주하고 있다.

 

마을 사람 : 역겨운 마법사 자식……! 우리 마을에서 나가!

 

마을 사람 중 한 명이, 선두에 있는 파우스트에게 겨눈 도끼를 들이대려고 했다.

 

레녹스 : …….

 

레녹스는 말없이 파우스트의 앞을 가로막았다.

큰 몸집과 침묵의 위압감에, 무기를 들고 있던 마을 사람들은 부들부들 떨었다.

 

파우스트 : ……레녹스.

 

레녹스 : 적당히 하겠습니다.

 

흘끗 뒤를 보면, 브래들리는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차갑게 웃고 있다.

다음으로, 누군가가 무기를 들이받으면,

전투가 될지도 모른다.

일촉즉발의 분위기에, 작게 숨을 삼켰다.

 

청년 : 기다려……!

모두 무기를 내려줘……!

 

그때, 한 청년이 달려왔다.

 

청년 : 내가 현자의 마법사에게 의뢰를 했어!

사라진 안을 찾아달라고…….

 

모두의 이목이 일제히 청년에게 집중된다.

긴장으로 얼어붙었던 자리가, 살짝 풀린다.

하지만, 반대로 마을 사람들은 격앙되었다.

 

마을 사람 : 엘리엇! 네가 이놈들을 불러들인 거냐!?

하필이면 이 마을에 마법사를……! 무슨 셈이야!

 

마을 사람들의 기세에, 청년은 흠칫하고 겁에 질렸다.

 

청년 : 제멋대로 행동해서 미안해…….

그렇지만, 안을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도 이 사람들의 힘이 필요해.

 

마을 사람 : ……. 안의…….

 

청년 :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책임질게.

그러니까, 제발 부탁해……!

 

그는 자신의 형편은 상관없다는 모습으로 무릎을 꿇고, 몇 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온몸에서 간청의 마음이 넘쳐, 금방이라도 머리도 지면에 문지를 것 같다.

 

마을 사람 : ……칫.

 

비장감마저 감도는 필사적인 호소에, 마을 사람들도 역시 주춤한다.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마지 못하게 무기를 내린다.

 

마을 사람 : ……마법사 같은 걸 부르고. 어떻게 돼도 모르니까.

여기서 뭐라도 한다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볼일이 끝나면 얼른 나가.

 

말을 뱉어내고, 마을 사람들은 떠났다.

살벌한 공기가 멀어져서, 한숨을 내쉰다.

 

네로 : 하아, 서늘했다.

 

시노 : 실례되는 놈들이네.

 

리케 : 듣던 대로, 이 마을 사람들은, 마법사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있는 것 같네요.

얄팍한 편견 때문에 갑자기 무기를 들이대다니.

역시, 올바른 가르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히스클리프 : ……저기, 감사합니다.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청년 : 아, 아니…….

 

청년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살짝 키가 크고, 처진 눈 때문인지,

얌전한 동물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몹시 긴장하고 있는지, 불안하게 손을 움직이며,

침착하지 못하게 눈동자를 굴리고 있다.

그것을 달래듯, 히스클리프는 상냥하게 미소를 지었다.

 

히스클리프 : 저는, 히스클리프 블랑셰.

현자의 마법사입니다.

당신이, 마법관에 의뢰를 내주신 거죠?

 

청년 : ……블랑셰라니…….

혹시, 명문의 무가인 블랑셰의……?

 

시노 : 맞아. 천하의 블랑셰가, 자랑스러운 자제다.

차기 당주의 존안을 잘 봐둬.

 

히스클리프 : 바보, 그만둬.

죄송해요, 신경 쓰지 마세요.

 

히스클리프의 출신을 듣고, 딱딱하게 굳어있던 청년의 표정이, 약간 느슨해졌다.

 

청년 : 설마 그 블랑셰의 아들이 마법사였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게다가, 이제까지 마법사는 무서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당신은 왠지 아닌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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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시노 : 어이.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청년 : 죄, 죄송합니다……!

아까도, 이쪽에서 불렀으면서 무례하게 굴어버려서.

이름을 말하는 것이 늦었지만, 저는 엘리엇이라고 합니다.

일부러 먼 곳에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자의 마법사님들에다, 블랑셰 가의 자제분도 협력해주신다니…….

뭐랄까, 정말 영광입니다.

 

고개를 숙인 채, 조심스럽게 감격을 말하는 그에게 카인이 오른손을 내민다.

 

카인 : 그렇게 황송해하지 말아줘. 나는 카인이야.

나야말로 잘 부탁해.

 

엘리엇 : 네, 네……! 잘 부탁드립니다.

 

악수한 손으로 카인이 가볍게 등을 두드리자, 엘리엇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진다.

잠시 긴장감이 풀린 때에, 네로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네로 : ……그건 그렇고, 소문 이상으로 살벌하네.

이런 것까지 뿌려대고, 꽤나 마법사를 이유 없이 싫어하나 보네.

 

어딘가 불편한 듯, 그는 주위를 둘러본다.

은방울꽃과 닮은 새하얀 꽃이, 마을 곳곳에 피어있다.

순간, 눈이 쌓인 건가 착각할 정도다.

 

시노 : 그다지 본 적 없는 꽃이네.

 

레녹스 : 꽤 수가 많은 것 같은데…….

이 촌락에만 군생하고 있는 건가?

 

현자 : 그러고 보니, 이상하게 달콤한 냄새가…….

 

당혹감이 앞서서, 아까는 깨닫지 못했지만

독특한 무게감이 있는 달콤한 향기가 온 마을에 가득 차 있다.

가까이서 약품의 냄새를 맡는 것과 비슷한, 아찔한 향이다.

 

 리케 : 기분 탓일까요,

마을에 들어온 뒤로부터, 조금 멍해지는 것 같은…….

 

파우스트 : 이 향 때문이야.

마을에 피어있는 이 꽃…….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향기에 약간 독성이 있어서, 마음을 무뎌지게 해.

마음으로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에게는 특히 효과가 크지.

대단한 경계 태세군.

 

브래들리 : 쳇, 귀찮네.

 

브래들리는 꺼림칙하게 노려보며, 발밑의 꽃을 찬다.

 

브래들리 : 이런 눈에 거슬리는 꽃 따위,

불태워서 재로 만들어버리면 되잖아.

 

네로 : 쓸데없는 짓 해주지 마.

안 그래도, 까다로운 마을이니까.

 

그들이 마법사라고 자칭했을 때, 마을 사람들의 과잉 반응.

여기저기 화려하게 펴있는, 마음을 무뎌지게 하는 작용을 하는 꽃.

소문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이 마을은 마법사에 대한 적의로 가득 차 있다.

 

현자 : (그래서 파우스트와 네로는, 자기들끼리만 임무에 갈 생각이었구나……)

 

각오하고 있어도,

이렇게 강한 거절을 바로 눈앞에 마주하면,

어떻게 해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파우스트와 네로도, 이 냉랭한 공기를 젊은 마법사들이 마주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거겠지.

마음을 비치듯이, 두꺼운 구름이 하늘을 뒤덮어, 어두컴컴하다.

맑은 하늘은 한동안 바랄 수 없을 것 같았다.

 

현자 : 저기……. 어째서 이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마법사들에게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물어보면, 엘리엇 씨는 멋쩍은 듯이 시선을 떨어트린다.

그 몸짓에도, 두려움 같은 것이 보인다.

 

엘리엇 : ……이 마을은 오랫동안,

마법사에게 괴롭힘을 당한 역사가 있어.

그 탓에, 마법사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아서,

저런 반응이 되어버린다고 할까…….

 

현자 : (괴롭힘을 당한 역사……?)

 

파우스트 : 어쨌든 우선은, 이번 의뢰에 대해서야.

없어진 신부를 찾아주었으면 한다,는 얘기였지.

일단 확인해두겠지만, 네가 의뢰인이라는 것은…….

 

엘리엇 : 네…… 행방불명이 된 것은 제 아내입니다.

예정되어있던 결혼식 전날에, 갑자기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어요.

마을 안은 물론, 근처의 숲이나 마을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서…….

 

히스클리프 : 전날에……. 결혼식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었군요.

 

파우스트는 조금 말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안경을 밀어 올린다.

 

파우스트 : ……이런 말을 하는 건 괴로울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뭔가 마음이 바뀌어서, 마을에서 도망쳤을 가능성은 없는 건가?

 

엘리엇 : 그런…… 말도 안 돼요!

 

엘리엇 씨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내 흠칫 놀라며, 동요하는 듯이 눈동자를 흔든다.

그리고, 어색한 듯이 말을 계속한다.

 

엘리엇 : 저희 둘은 매일같이 둘의 장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녀도 기쁜 듯이…….

그리고, 사라진 것은, 아주 잠깐의 일이었어요.

마을의 아이들과 놀고 있던 중에,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어버려서, 그게 마지막으로…….

 

엘리엇 씨는 마을을 둘러싼 울타리를 가리켰다.

 

엘리엇 : 보시는 대로, 이 마을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없어요.

오고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당신들이 들어온 정면의 문뿐입니다.

마을의 누구에게 물어도, 그녀가 나가는 모습을 본 사람은 없는 것 같아서…….

 

시노 : 달리 나갈 방법이 있다면, 울타리를 넘는 것 정도인가.

 

브래들리 : 저 높이야. 어지간히 다리가 길든가, 뛰어넘을 수 있는 다릿심이 없다면 무리야.

 

네로 : 즉…… 당신의 신부는 마을 안에서 실종되었다는 이야기인가.

연기처럼 말이지.

 

엘리엇 씨가 흐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신부가 수수께끼의 실종을 당했고,

단서도 전혀 찾을 수 없다.

그 기묘하고 불길한 사건은, 작은 마을을 불안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엘리엇 : ……그녀가 사라진 후, 마을에서는 어떤 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옛날에 이 마을을 지배했던 나쁜 마법사가 되살아나서,

신부를 낚아채 간 것이 아닌가.

같은 일이 계속되면, 이 마을에서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어버릴지도, 라고…….

 

리케 : 나쁜 마법사……?

 

레녹스 : 그러고 보니, 아까도 얘기했었지.

이 마을은 마법사에게 괴롭힘을 당했었다고.

 

엘리엇 : 네……. 이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사악하고 무서운 마법사예요.

지금으로부터, 백 년 정도 전의 일입니다만…….

 

당시 이 마을에는, 결혼을 앞두고 있던 신부가 실종되고,

그것을 시작으로 여성이나 아이가 없어진다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무리 수색해도 발견되지 않고,

지친 마을 사람들 앞에 마법사 한 명이 나타나,

사라진 여성 머리카락의 일부를, 보란 듯이 보여주었다.

 

엘리엇 : 무사히 여자아이들을 돌려주길 바란다면,

말을 잘 들으라고, 마법사들을 협박했다는 것 같습니다.

가족이나 연인을 인질로 잡힌 마을 사람들은,

마법사를 거스르지 못하고, 오랫동안 노예처럼 괴롭히고, 착취당했습니다.

 

히스클리프 : 인질을 잡고, 협박하다니…….

비겁한 짓을.

 

시노 : 기분 나쁜 이야기네.

 

그러나, 그것을 견디지 못한 마을 사람들은 서로 협력해서

마법사에게 독을 먹여 퇴치하고, 떳떳하게, 마을은 평온을 되찾았다.

이후, 이 마을에는 그때의 공포와 증오가 손톱자국처럼 남아,

시간이 흐른 지금도, 마법사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흰 꽃은 마법사를 퇴치한 후, 가져온 것으로,

이후 백 년 마을 사람들을 재앙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현자 : 이 마을에서 그런 일이…….

 

무기를 겨눈 마을 사람들의 창백한 안색이 떠오른다.

생각해보면, 그들에게는 혐오뿐만이 아니라

재앙을 쫓으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있었다.

 

시노 : 여기의 사람들에게는,

마법사라고 하면, 그 녀석 같은 악당인 셈이네.

 

리케 : 어찌 그렇게 무도하고 악랄한 마법사일까요.

신성한 힘을 써서 사람을 괴롭힌다는 건,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에요.

힘을 부여받은 사람은, 자신을 위해 휘두르지 않고,

세상을 위해 그것을 써야 합니다.

 

브래들리 : 그거야 형편 좋게 만든 너희들의 룰이잖아.

힘의 쓰임새 따위 같은 건 네가 정해.

 

리케 : 브래들리. 나쁜 마법사의 편을 드는 건가요?

 

브래들리 : 그 녀석은 외도임에 틀림 없지만,

북쪽에서는 그런 이야기는 흔하니까.

별로 드문 일도 아냐.

 

리케 : 야만적이에요. 북쪽 마법사들의 소행이 나쁜 탓에,

다른 나라의 마법사들도 오해받는 거예요.

 

카인 : 그 정도로 해둬. 지금은 싸우고 있을 때가 아냐.

 

네로 : 그렇지만, 당신 잘도 마법관에 의뢰를 냈네.

이 마을에서는 마법사한테 의지하거나 하는 건, 금지된 일 같은 거잖아.

 

네로의 말에, 엘리엇 씨는 시선을 떨어뜨린다.

마법사인 그들의 앞에서, 말을 해도 되는 것인지, 망설이는 것처럼.

그러나, 각오를 정한 듯 숨을 내쉬고,

작게 고개를 숙인 채, 희미하게 떨리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엘리엇 : 물론, 주변은 맹렬하게 반대했어요.

저도 저항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마법사는 사악하고 횡포하며,

우리 인간을 착취하는 존재라고 가르침을 받았고,

부탁을 들어준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만일 들어준다고 해도, 대가로 무엇을 요구할지도 몰라.

그게 정말 무서웠어요.

그렇지만, 날이 갈수록,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찾기는 것을 체념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만이 초조해하고 있는 것이, 견딜 수 없어서…….

그녀를 찾을 단서도, 방법도 따로 생각이 나지 않아서,

이 이상 늦어질 바에야, 하고 저의 독단으로 멋대로 의뢰를 낸 거예요.

이 마을에서, 어떻게 해서든 안을 찾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분명 이제 나뿐이니까…….

 

안.

엘리엇 씨가 몇 번이고 입에 올린 이름이다.

그게, 그의 신부의 이름인 것 같다.

 

청년 : 죄, 죄송합니다……!

아까도, 이쪽에서 불렀으면서 무례하게 굴어버려서.

이름을 말하는 것이 늦었지만, 저는 엘리엇이라고 합니다.

 

고개를 숙인 채, 조심스럽게 감격을 말하는 그에게 카인이 오른손을 내민다.

 

 

엘리엇 : 네, 네……! 잘 부탁드립니다.

 

악수한 손으로 카인이 가볍게 등을 두드리자, 엘리엇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진다.

잠시 긴장감이 풀린 때에, 네로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네로 : ……그건 그렇고, 소문 이상으로 살벌하네.

 

어딘가 불편한 듯, 그는 주위를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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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레녹스 : ……그러고 보니, 그녀에게 가족은 없는 건가?

다른 마을 사람은 어쨌든, 부모나 형제는 필사적으로 찾을 것 같은데.

 

엘리엇 : 안은 원래 마을의 사람이 아니에요.

여행하면서 소품을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파우스트 : 행상인인가. 들른 땅이 마음에 들어서,

그대로 이주한다는 건 자주 들은 이야기야.

 

시노 : 이주? 일부러 이런 마을에?

특이하네.

 

히스클리프 : 시노. 실례잖아.

 

시노의 발언을 제지하는 히스클리프의 옆에서,

엘리엇이 조금 웃는 것이 보였다.

 

엘리엇 : 아니요, 이런 외진 마을이니까요.

평소에는 외부인이 마을에 오는 일이 드물어서.

사실을 말하면, 안이 이 마을에 들른 것도

행상인으로서의 일이 아니라, 사고 같은 것이었어요.

 

그리고, 소중한 추억의 페이지를 넘기듯이,

잔잔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계기는, 지금으로부터 일 년 정도의 전.

마을의 아이들이 산나물을 캐러 가던 길에,

갑작스러운 폭우를 마주해서, 조난당하고 말았다.

걷기도 쉽지 않은 폭우로,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을 포기할 뻔했다고 한다.

 

엘리엇 : 그 아이들을 구해줘서,

마을까지 데려다준 것이 안이었어요.

간신히 걸어왔던 건지,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도 쇠약해져 있어서…….

최초로 그녀와 아이들을 발견한 게 저였던 것도 있어서,

그대로 안의 간병을 맡았어요.

 

처음에는 엘리엇 씨는 마을 밖에서 온 안 씨를 경계했지만,

점차 그녀의 상냥함과 총명함을 깨닫고, 마음이 이끌렸다.

안 씨 역시, 돌봄을 받는 사이에 소박하고 성실한 엘리엇 씨에게 호의를 품고,

자연스럽게 두 사람은 마음이 맞게 되었다고 하는 것 같다.

 

엘리엇 : 외지인은 따가운 눈총을 받는 땅이에요.

안이 여기서 사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모두 부정적이었어요.

그래도 아이들의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고,

결코 마을에 폐를 끼치지 않을 거라고 제가 설득해서,

그녀는 이 마을에 계속 있게 된 거예요.

 

브래들리 : 헤에, 의외로 기개가 있네.

저렇게 머리가 굳은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다니.

 

카인 : 그 정도로 헤어지기 힘든 상대였다는 건가.

 

엘리엇 씨는 수줍은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엇 : 안은 여행을 해서 그런지, 식견이 넓고 박식해요.

하지만, 그것을 과시하는 일도 없이, 조심스럽고, 상냥해서…….

서로 친척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친밀감이 있어서 그런지,

같이 있으면 안심이 되었어요.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

저는 예전부터 소심해서, 뭔가에 거역할 의지도 없었어요.

그렇지만, 안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처음으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프로포즈를 받아주었을 때는,

죽어도 좋을 정도로 기뻤어요.

 

거기서 엘리엇 씨는 눈을 내리깔았다.

 

엘리엇 : 그녀가 이런 식으로 갑자기 사라져버리다니,

그날까지는 생각도 못 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같이 있자고, 서로 맹세했는데…….

 

카인 & 리케 & 레녹스 : ………….

 

어깨를 늘어뜨린 모습은 가냘프다.

자세히 보면, 눈 밑에 다크서클이 내려앉아 있다.

신부가 사라진 뒤로부터, 그는 잠들 수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엘리엇 : 평소에는 마법사를 거절해놓고,

이럴 때만 의지하다니 제멋대로라고는 생각하고 있어요.

아까만 해도, 기분 나쁜 일을 겪게 해버렸죠.

그렇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당신들이 도와주었으면 해서…….

 

히스클리프 : ………….

 

고개를 떨구는 엘리엇 씨를 바라보던 히스클리프는,

조용히 그에게 다가가, 격려하듯이 그 손을 잡았다.

흠칫 어깨를 떠는 그에게,

히스클리프는 진지한 눈동자를 향했다.

 

히스클리프 :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를 의지해준 당신의 마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엘리엇 : ……읏.

제발, 부디 부탁드릴게요……!

 

긴장의 실이 끊어진 듯, 엘리엇 씨는 오열했다.

눈물을 글썽이며, 매달리듯이 히스클리프의 손을 움켜쥔다.

 

엘리엇 : 저, 현자의 마법사님들의 조사에 협조해달라고,

마을 사람들에게 부탁해볼게요.

당신들이, 되도록 비난받지 않도록,

안을 무사히 찾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겠습니다!

 

아이처럼, 꾸욱 하고 손바닥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엘리엇 씨는 달려갔다.

 

브래들리 : 결혼 전에 신부가 도망치는 이야기는 드물지 않지만,

남겨진 쪽은 비참하겠지.

 

현자 : 에?

 

던져진 말에 놀라, 무심코 돌아보았다.

 

리케 : 브래들리, 제대로 이야기를 들은 건가요?

 

카인 : 도망갔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엘리엇이 말했잖아.

 

흐름을 뒤집는 듯한 발언에,

젊은 마법사들도 당혹감을 자아낸다.

브래들리는 기죽지 않고,

쓰레기통에 던져넣는 듯한 어조로 계속했다.

 

브래들리 : 그런 거 알겠냐.

그 녀석이 마음대로 도망칠 리가 없다고 단정 짓고 있을 뿐이고,

여자도 같은 마음이라고는 할 수 없어.

아니면, 자신에게서 도망칠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을 뿐일지도 모르지.

 

네로 : ………….

 

리케 : 그렇지만, 그녀가 이 마을에서 나가는 모습을

아무도 보지 못한 것 같아요.

 

레녹스 : 그 점은,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마을 사람들의 기억이 잘못되거나,

듣지 못한 것일지도 몰라.

 

카인 : 탐문은 필요하겠지.

신부에 대해서도 좀 더 정보를 알고 싶어.

마을에서 어떤 교제가 있었다든가,

수상한 움직임이 없었나 라든가.

 

네로 : 일단, 신부가 살던 집이라든가 소지품이라든가,

그 정도를 조사해볼까.

사건으로 이어질 무언가가 나올지도 몰라.

 

파우스트 : 그렇네…….

현시점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야.

신중하게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

정말로 마을에서 나가는 모습을 아무도 보지 못한 건가.

그녀의 행적을 좇을 수 있는 것이 없나.

우선은, 이 두 가지 조사를 동시에 진행하지.

 

효율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우리는 두 그룹으로 나뉘게 되었다.

안 씨의 목격 정보 탐문을 담당하는 것은,

파우스트, 히스클리프, 레녹스, 리케, 나 이렇게 다섯 명.

안 씨의 행적에 대한 단서를 찾는 사람은 네로, 브래들리, 카인, 시노의 네 명.

파우스트에게 역할을 정해진 브래들리는 불만스러워했지만,

내가 그에게 줄 식사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리는 것으로 상황은 진정되었다.

주머니는 더욱 가벼워졌다.

 

시노 : 내가 없는 만큼, 히스를 잘 부탁해.

 

레녹스 : 알았어.

 

리케 : 부탁을 받아드릴게요.

 

히스클리프 : 모두 어울려주지 않아도 되니까…….

 

브래들리 : ………….

 

문득, 흰 꽃이 모여 피어있는 민가의 마당에

브래들리는 성큼성큼 다가가 쪼그리고 앉아,

한 송이를 꺾어낸다.

코를 대는가 하면, 눈살을 찌푸리고 바로 던져버린다.

 

현자 : 브래들리?

 

브래들리 : 역시. 기색이 흐릿한 건, 이 냄새 때문인가.

 

히스클리프 : 기색이라니……?

 

리케 : 무언가 느껴지는 건가요?

 

브래들리 : 기분 나쁜 마력의 잔향 같은 기색이 있어.

꽃 냄새 때문에 알아채기 어렵게 되어있지만.

마법사를 거부하는 마을인데 무슨 일인가 했는데,

아까 인간의 얘기에서 납득이 갔어.

 

레녹스 : ……옛날, 마을을 지배했다고 하는, 마법사인가.

 

브래들리 : 아아, 아마도 그 기색이다.

어쩌면, 그놈이 죽기 전에 쓰던 마도구나 주구 같은 게,

이 마을 어딘가에 남아있을지도.

 

현자 : 그건, 좋지 않은 게 아닌가요……?

마을 사람들은 괜찮을까요…….

 

토지나 물건에 남겨진 강한 사념과 기색이 사건과 이변을 초래하는 일은,

지금까지의 임무에서 여러 번 있었다.

불안해하고 있으면, 브래들리가 코웃음을 치면서, 툭툭 내 등을 두드렸다.

 

브래들리 : 꺼림칙한 낯짝 하지 말라고.

아까 말했듯이 백 년 전에 퇴치된, 쩨쩨한 마법사가 두고 간 선물이야.

기색은 있지만, 마력은 전혀 느껴지지 않아.

마도구가 남아있어도, 장난감 정도일 뿐이고,

내버려 둬도 해가 되지는 않을 거다.

 

파우스트 : 그렇다고는 하지만, 조심하는 것이 좋아.

이 꽃의 향기는, 적지 않게 마법사의 힘을 약하게 해.

무엇보다, 이 마을은 좋지 않은 의미에서 마법에 민감하다.

분쟁을 피하는 의미에서도,

조사 중에는 마법의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지.

 

네로 : 현명하네.

마을 녀석들을 섣불리 자극하지 않는 편이 좋아.

 

카인 : 마법을 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은 많고 말이지.

아까, 히스가 엘리엇 씨를 격려해주었던 것처럼.

 

히스클리프 : 엣?

 

카인의 말에, 시노가 자랑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인다.

 

시노 : 그때, 히스가 건넨 말에,

심약하게 창백했던 신랑에게 생기가 돌아왔어.

최고로 멋있었어. 역시 나의 주군이다.

 

히스클리프 : 그런, 나는 전혀…….

엘리엇 씨의 쪽이 훨씬…….

 

거기서 말을 끊고, 떠올리는 듯이 눈을 한 번 깜빡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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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히스클리프 :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무기를 든 마을 사람들에게 둘러싸였을 때,

강렬한 적의를 느껴서 정말 무서웠어.

그래서, 엘리엇 씨가 멈춰주었을 때, 안심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그의 손도 무척 떨리고 있어서.

 

히스클리프는, 그때 그의 손을 잡았던,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히스클리프 : 마을 사람들이 마법사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그는 잘 알고 있을 거예요.

마법사의 편을 들면, 어떻게 여겨지는지도.

우리들을 감싸기 위해, 저 자리로 뛰쳐나오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었을거라고 생각해.

 

시노 : 애초에, 이 마을에 살고있는 그 녀석 스스로가,

마법사를 무서워하고 있을 테고.

 

마법사에게 의지하는 엘리엇 씨 또한,

이 마을에 태어나 살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다른 마을사람들처럼 씻을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는,

마음속에 분명히 있었겠지.

 

현자 : 마을 사람도 마법사도 둘 다 무서웠을  텐데…….

엘리엇 씨는 용기를 내서, 우리에게 와준 거군요.

 

히스클리프 : 그렇게 생각해요.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

그렇지만 그건, 입에 담는 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에요.

무서움을 알면서도, 한 발짝 내딛을 수 있다.

저는 겁이 많으니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솔직히 멋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안 씨가 없어진 이유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의 힘이 되었으면 해요.

 

자신의 마음을 빗대듯, 히스클리프는 말을 고르며 말했다.

무서운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을 두려워하고, 내딛는 발걸음이 둔해진다.

엘리엇 씨의 떨림과, 내딛는 용기를

히스클리프는 남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일처럼 받아들인 거겠지.

 

현자 : (히스는, 엘리엇 씨를 무척 잘 보고 있었구나……)

엘리엇 씨의 마음을 정중하게 헤아리고,

성실하게 대할 수 있는 히스도 멋있다고 생각해요.

 

히스클리프 : 그, 그런가요?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쑥스럽네요…….

그래도, 감사합니다.

 

수줍어하는 그에게, 나도 약간 부끄러워하며 똑같이 웃었다.

 

시노 : 봐봐. 역시 우리들을 데려오길 잘했지.

 

네로 : 아아.

 

파우스트 : 그렇네.

 

카인 : 좋아. 그렇게 결정했으면, 얼른 조사하러 가자.

한시라도 빨리 신부를 찾아서, 식을 올리게 해주자고.

 

현자 : 그렇네요. 여러분, 잘 부탁합니다.

 

네로 : 알았어. 나중에 만나자. 되도록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말야.

 

 

네로 일행과 갈라진 우리는, 안 씨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마을 사람들의 집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마을 사람 : 안을 본 적 없냐고?

그날, 문 근처에서 하루 종일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못 봤네.

……이제 됐나? 그럼, 얼른 가.

 

 

마을 사람 : 모, 모르겠어…….

나는 집 안에서, 계속 바느질하고 있었는걸.

잠깐, 너무 가까이 오지 말아줘……!

 

날카롭거나 겁에 질려 있거나,

찾아간 곳의 반응은 다양하다.

문을 열지 않은 채, 응답하는 사람도 있다.

그 중엔 물론, 적의를 숨기지 않는 자도.

 

마을 사람 : 그런 얌전한 척해도 속지 않는다고.

어차피 이 마을을 빼앗을 셈이지!

 

히스클리프 : 아뇨, 저희는 단지 이야기를…….

……!

 

마치 소금이라도 뿌리듯, 마을 사람은 히스클리프에게 흰 꽃을 던졌다.

 

파우스트 & 현자 : 히스!

 

마을 사람 : 사악한 마법사 놈들……!

얼른 나가!

 

리케 : 저희는 사악한 마법사가 아니에요!

하루하루,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힘쓰고 있어요.

반면에 당신의 행동은, 너무 예의가 없습니다.

회개하도록 하세요.

 

마을 사람 : 뭐야? 마법사의 말 따위…….

 

레녹스 : 시간을 뺏어서 미안했어. 우리는 이걸로…….

 

리케 : 확실히, 마법사 중에는, 당신의 마을을 괴롭힌 나쁜 자도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그건 인간도 똑같지 않나요?

정직하게 살아가는 인간만이 아니라,

길을 벗어나는 인간도 있잖아요.

그렇지만, 안심하세요. 인간도 마법사도 귀천 없이,

제가 다 구해드릴게요.

물론, 어리석은 당신도…….

 

히스클리프 : 에, 으음……!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현자 : 시, 실례합니다……!

 

황당해하고 있는 마을 사람을 남겨두고, 허둥지둥 그 집을 떠났다.

 

 

파우스트 : 정말이지……

너도, 여기가 어떤 마을인지 알고 있잖아.

괜히 자극하지 마.

 

리케는 추욱 하고 어깨를 늘어뜨렸다.

 

리케 : 동쪽의 나라에서는 마법사가 생소한 것으로 들었으니까 알고 있었지만요.

당신들 동쪽의 마법사가 언제나 저런 식의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면,

갑자기 분해서…….

네로도 파우스트도 히스클리프도, 시노도 가끔은 실례지만, 모두 좋은 마법사입니다.

그런데…….

 

히스클리프 : 리케…….

 

파우스트 : 다른 셋은 몰라도, 나는 음침한 저주상이다.

네가 감싸줄 정도로 좋은 마법사도 아니야.

……그렇지만, 고마워. 그 마음만으로 충분해.

 

리케는 안심한 얼굴이 되어, 금방 고민스러운 듯 눈썹을 내린다.

 

리케 : 신기한 감각이에요.

조용히 있으려고 유의하고 있었는데,

너무 마음이 술렁거려서…….

 

레녹스 : 꽃 때문에 그럴지도. 저 집 주변은 특히 많았어.

향이 강하게 작용해서, 마음이 불안정해졌을지도 몰라.

이걸 먹고, 마음을 가라앉혀.

 

리케 : 쿠키?

 

레녹스 : 현자님도 받으세요. 파우스트 님과 히스클리프의 것도 있어요.

 

현자 : 왓, 감사합니다.

 

파우스트 : 내 것도 인가……?

 

히스클리프 : 괜찮아?

레녹스의 간식이었던 게…….

 

레녹스 : 아까 네로가 가져가라고 했어.

인간도 마법사도, 단것을 먹으면, 마음이 진정되니까 하고.

 

현자 : 네로가…….

 

그러고 보니 출출했던 것이 생각이 나, 고맙게 쿠키를 받았다.

입안에 소박한 단맛이 퍼져간다.

 

리케 : 맛있어!

이거,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맛이에요.

 

현자 : 나무 열매가 들어있는 걸까?

되게 고소하네요.

 

다들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아까 맛보았던 쓴맛이, 부드러운 단맛으로 덧씌워진 것 같다.

네로 일행도 지금쯤 마을 어딘가에서 쿠키를 먹으며 열심히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파우스트 : 그럼…… 청취를 계속하지.

히스, 갈 수 있겠어?

 

히스클리프 : 네, 괜찮아요.

열심히 해요.

 

마음을 다잡고, 우리는 조사를 계속했다.

아까의 건도 있어서, 경계하면서 집들을 돌아보았지만,

그렇게 심한 대우를 받는 일은 없었다.

호의적이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들어주는 마을 사람이 많다.

 

레녹스 : 생각한 것보다 얘기에 응해주시네요.

 

파우스트 : 아아. 처음에 그런 집을 마주했던 탓에,

거의 문전박대를 각오했었지만…….

 

마을 사람 : 그거야, 그렇게 필사적으로,

엘리엇에게 부탁받으면 말이지.

 

리케 : 엘리엇이?

 

마을 사람 : 마법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여기저기 머리를 숙여가며 돌아다녔어.

그런 걸 보면, 역시 말이지.

게다가, 우리도 안에게는 은혜를 입었으니까.

그 아이의 덕에 아이들은 살아서 돌아왔어.

……이놈, 방 안에 숨어있으렴!

 

안쪽 문이 살짝 열리더니, 순간 어린 얼굴이 보였다.

이내 황급히 문이 닫힌다.

여성은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도 외지에서 이 마을에 시집을 온 것 같아서,

안 씨의 입장을 은근히 걱정했던 모양이다.

 

마을 사람 : 안이 없어진 뒤로,

엘리엇은 자는 시간도 아까워하면서 매일 찾아다녔어.

그런 상태라면, 신랑도 어떻게 되는 게 아닐까 하고 걱정했거든.

그러다가, 현자의 마법사에게 힘을 빌리자는 말을 꺼내서,

연장자들이 말렸어. 그때는 얌전히 따랐는데…….

 

포기할 수 없었던 거겠지.

그렇게 말하고, 여자는 쓰린 표정을 지었다.

 

히스클리프 : ………….

 

이후에도 여러 채의 집을 찾아다녔지만,

어느 집도 마찬가지로, 엘리엇 씨가 부탁하러 왔다며 투덜거렸다.

 

마을 사람 : 외지인이니까, 하고 생각했는데 착한 아이여서,

분명 엘리엇과는 좋은 부부가 될 거라고, 우리 할머니도 칭찬했었는데.

가끔 아이들에게 글자를 가르쳐주곤 했어.

빨리 찾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