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카드 스토리

[피가로] SSR <끌어안은 빛은 흔들리고> 함께 보고싶은 경치

oTaku_enen 2022. 7. 10. 18:07

의/오역 有, 개인 백업용이라 후레로 갈겼으니 자세한 건 게임 내 스토리를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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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현자 : 안돼, 잠이 안 와…….

일단 일어나서 물이나 마시러 갈까.

……응?

 

희미하게 노크 소리가 들린 것 같아서, 문을 연다.

 

피가로 : 안녕, 현자님.

 

현자 : 피가로.

 

피가로 :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 같아서, 신경이 쓰여서 말야.

 

현자 : 걱정해서 확인하러 와주신 건가요? 감사합니다.

왠지 눈이 말똥말똥해서…….

 

피가로 : 그럼, 피가로 선생님이 잠이 잘 오는 차를 끓여줄게.

루틸 특제 허브티야. 몸이 따뜻해져서, 분명 금방 잠이 올 거야.

자, 마셔. 뜨거우니까 조심해.

 

현자 : 감사합니다. ……와아, 좋은 냄새.

무척 차분해지는 향이네요.

 

피가로 : 그렇지. 잠이 오면 그냥 자버려도 돼.

 

현자 : 아하하. 극진한 대접이네요.

 

피가로 : 남에게 정성을 다하는 건 싫어하지 않거든.

봐, 나는 상냥한 남쪽 마법사니까.

그건 그렇고 잠이 안 온다니…….

요즘 임무가 계속 있었으니까, 신경이 곤두선 거려나?

 

현자 : 확실히…….

요즘 계속 잠자리가 얕았던 것 같아요.

 

피가로 : 그래…….

그럼, 릴렉스할 수 있도록, 잠깐 나랑 얘기라도 할까.

자기 전에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기분으로 말이야.

존댓말도 필요 없어.

지금의 너는 현자님이 아니야. 나의 소중한 친구, 아키라야.

오늘 저녁은 특히 뭐가 맛있었어?

 

현자 : 오늘은 스튜이려나…….

하하, 아서가 무척 기뻐해서, 옆에 있는 오즈의 눈이 상냥했지.

 

피가로 : 오즈 녀석. 저런 얼굴, 나한테는 조금도 보여준 적이 없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데.

 

현자 : 그런가요? 그래도―.

……쿨, 쿨…….

 

피가로 : 무사히 잠이 든 것 같네. 다행이다.

 

현자 : ……으응…….

모두…….

 

피가로 : 응?

 

현자 : ……―을, ―어…….

 

피가로 : ………….

 

 

현자 : 으응―, 잘 잤다!

머리도 몸도 엄청 산뜻해. 피가로의 덕분이네.

 

감사의 인사를 하러 가려고 복도로 나가자,

타이밍 좋게 목적의 인물이 나타났다.

 

피가로 : 좋은 아침, 현자님.

 

현자 : 앗, 피가로.

어젯밤은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아주 기분 좋게 잠들었어요.

 

피가로 : 그렇다면 다행이야.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나를 의지해줘도 돼.

……그건 그렇고, 현자님. 아까 모두와 상의해서,

너에게 오늘 하루 휴가를 주기로 했어.

 

현자 : 엣?

 

피가로 : 그러니까, 너의 휴가를 나에게 줘.

같이 잠깐 나가자.

 

2화

 

현자 : 와아……!

굉장히 넓은 들판이다. 공기가 맑아서 기분이 좋아요.

 

피가로 : 아하하. 마음에 든 것 같아서 다행이야.

하룻밤 잔 정도로 수일의 피로는 풀리지 않겠지.

그러니까, 오늘은 하루종일 여기서 빈둥거리자.

여기서 자라는 식물은, 피로를 풀어주는 효능이 있어.

 

그렇게 말하고, 피가로는 풀 위에 드러눕는다.

나도 바로 따라 했다.

 

현자 : (피가로는 상냥하네.

내가 지쳐있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여기에 데려와 줬구나)

풀과 꽃냄새가 나요. 정말 기분 좋다…….

 

피가로 : 나도 가끔 여기에 오거든.

술을 마시거나 하면서, 뒹굴고 느긋하게 지내는 걸 좋아해서.

아. 술은 미틸에게는 비밀이야.

 

현자 : 아하하.

알겠습……, ……어라―.

 

갑자기 눈이 부신다.

경치도 일그러지는 느낌이 들어서, 당황해서 눈을 비비면…….

눈앞의 풍경은, 눈에 익은 그리운 세계로 변해있었다.

 

현자 : 에……. 어, 어째서. 피가로?

 

주변을 찾아봐도 피가로가 없다.

대신에, 이전에 귀에 익은 자동차 소리나 소음이 멀리서 들려온다.

 

현자 : (틀림없어. 여기는 내가 원래 있던 세계야…….)

 

많은 그리운 기억이 가슴을 찔러서 눈꺼풀이 뜨거워진다.

하지만, 동시에 무서워지기도 한다.

 

현자 : (여기에, 나는 돌아온 건가?

모두를……, 역할을 두고서?)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는데.

 

현자 : 읏, 피가로……!

피가로. 부탁이에요, 대답해주세요! 피가로……!

 

??? : ……­―님.

 

피가로 : ―……현자님!

 

현자 : 핫……!

 

피가로 : 왜 그래, 괜찮아?

 

현자 : 아……. 네, 네…….

(다행이다. 조금 전의 들판이야.

어라, 근데 어느새 저녁이 된 거지)

혹시 저, 잠들었나요?

 

피가로 : 응. 엎드려서, 거의 곧바로.

……아까는 조금 가위눌리는 것 같았어.

 

현자 : (그럼, 그건 역시 돌아간 게 아니라, 꿈이었구나)

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은, 굉장히 이상한 꿈을 꿔서…….

 

피가로 : ……현자님. 그 이상한 꿈이란 건,

너의 세계로 돌아가는 거 아니었어?

 

3화

 

현자 : 마, 맞아요.

어떻게 알고…….

 

피가로 : 미안해, 현자님.

실은, 여기 식물의 효과는 피로를 풀어주는 게 아니야.

사실은, 그 사람의 고향의 환영을 보여주는 거야.

 

현자 : 고향의…….

그래서, 방금 전 꿈을…….

 

피가로 : 나는, 네가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어젯밤, '모두들! 원래 세계를 오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았어요' 하고 잠꼬대를 했거든.

 

현자 : ………….

 

피가로 :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꿈에 나온 거라고 생각해서.

잠시라도 네 마음이 위로받을 수 있도록, 여기로 데려왔어.

나도 내가 태어나고 자란 장소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알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쓸데없는 참견이었을지도 모르겠네.

 

현자 : 그, 그렇지 않아요!

놀랐지만, 정말 기뻤어요.

……그렇지만, 갑자기 모두와 헤어지게 된 건가 싶어서,

굉장히 외로워졌어요.

그리고, 이 세계에서 해야 할 일을 아직 끝내지 못했는데,

모두를 두고 와 버린 건가 하고, 불안해져서…….

그래서, 아직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피가로 : …………………….

너는……, 뭐라고 할까, 응.

조금, 성실함이 지나친 걸지도.

 

현자 : 에에……?

 

피가로 : 좀 더 어깨에 힘을 빼도 된다는 얘기야.

현자님은 너무 열심히 하는 면이 있으니까.

의사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네.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쉬는 걸 권유할게.

 

현자 : 감사합니다. 그러면 다음에는,

또 다른 장소에 데려다주시는 건가요?

 

피가로 : 좋아. 그래도, 원래 세계의 그리운 경치가 아니어도 괜찮아?

 

현자 : 물론, 오랜만에 원래의 세계를 볼 수 있어서 기뻤어요.

그래도, 그것보다 지금은 아직 만나보지 못한 이 세계의 풍경을,

좀 더 많이 보고 싶어요.

 

피가로 : ……그래. 현자님다운 생각이야.

그럼, 다음에는 아직 데려간 적이 없는,

북쪽 나라의 바다의 풍경 같은 걸 보러 갈까.

내 마음에 든 풍경이니까,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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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을 위해

 

피가로 : 현자님, 이전에는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잘 자고 있어?

 

현자 : 덕분에 푹 자고 있어요.

그때는 감사했습니다.

 

피가로 : 별말씀을. 자고 싶은데 잠이 안 오는 건 괴롭지.

몸의 피로를 회복하는데에, 역시 수면은 중요하고.

무엇보다 마음이 지쳐버리잖아.

미틸도 가끔 무서운 꿈을 꾸었다거나 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고 찾아올 때가 있어.

현자님도 그런 밤에는 사양 말고 의지해줘.

 

현자 : 감사합니다.

피가로가 그렇게 말해주면, 왠지 안심이 돼요.

항상 이런 식으로 저희를 걱정해주는데, 

피가로 스스로도 잠이 오지 않는 날이 있거나 한가요?

 

피가로 : 그렇네, 없지는 않으려나.

술을 마셔도, 기분전환 삼아 밤하늘을 날아도,

전혀 잠이 오지 않는 날.

 

현자 : 혹시, 그런 날에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피가로 : 대개는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자지 않고 보내버려.

우리 마법사는 잠을 좀 못 잔 정도는 별일도 아니니까.

마음이 피폐해질 것 같을 때는 마법으로 억지로 자거나 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내버려 둬.

 

현자 : 그런 거군요…….

마법사 여러분들은 그걸로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혹시 제게 뭔가 힘이 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피가로 : 그럼, 호의를 받아들여서

다음에 잠이 안 올 때는 나도 마스라처럼 현자님을 의지해볼까나.

따뜻한 차를 마시고, 시시한 얘기를 하고 있으면,

분명 푹 잘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