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카드스토리 (클로에)

[클로에] SSR <이 만남에 축복을> 좀 더 너와의 대화를

oTaku_enen 2023. 1. 7. 00:01

의/오역 有, 개인 백업용이라 후레로 갈겼으니 자세한 건 게임 내 스토리를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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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안뜰을 걷고 있자, 누군가 다과회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얼굴에,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춘다.

 

현자 : 클로에랑 오웬?

(좀 의외의 2인조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클로에 : 저기……오웬, 그 파이 맛있어?

중앙의 시장에서 인기 있는 과자래.

 

오웬 : 빨갛고 걸쭉하고 끈적끈적한 게,

안에 더 많이 있었으면 좋을 텐데.

갈라진 짐승의 끔찍한 내장처럼.

 

클로에 : 내, 내장……?

 

접시에 가득 담긴 과자를 앞에 두고

오웬은 언제나처럼 독특한 표현으로,

긴장한 듯한 클로에를 곤란하게 하고 있다.

 

현자 : (……괘, 괜찮을까, 이 다과회)

 

오웬 : ……엿듣기라니, 좋은 취미네.

 

클로에 : 엣. 현자님?

 

현자 : 앗……. 죄송해요.

조금 드문 조합이어서, 무심코 신경이 쓰여서……

 

클로에 : 아냐. 괜찮다면, 현자님도 우리랑 같이 차 마시고 갈래?

 

현자 : 괜찮나요? 그럼…… 염치 불고하고.

 

오웬 : 과자에는 손대지 마. 전부 내 거니까.

 

클로에 : 괜찮아, 오웬.

과자는 아직 잔뜩 준비되어 있으니까.

현자님, 자. 차 받아.

 

현자 : 좋은 향기……. 감사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왜 둘이서 다과회를?

 

클로에 : 오웬에게 치수를 재게 해달라고, 말을 걸었어.

감사의 인사로, 잔뜩 과자를 준비하겠다고 부탁해서.

그래서, 과자를 먹을 거면, 마실 게 있는 편이 좋을까 하고,

차를 준비해왔는데…….

다 마실 때마다, 더 있어? 라는 얼굴로 오웬이 컵을 내미니까,

결국 다과회처럼 되어버렸어.

 

현자 : 아하하. 그랬군요.

 

클로에의 표정은 곤란해하거나 웃거나,

얘기하면서 휙휙 잘 바뀐다.

공이 굴러가는 것처럼.

 

클로에 : 나, 마법관에 와서 여러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으니까,

가능하면 오웬과도 더 친해지고 싶어서…….

오늘은 모처럼의 다과회고, 오웬에 대해서, 여러 가지 들려줬으면 좋겠어.

 

오웬 : 하하. 정말 축하할 일이네.

 

크림을 삼키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띤다.

 

오웬 : 친해졌어? 더 친해지고 싶어?

그렇게 생각하는 건, 너만 그런 게 아니야?

 

클로에 : 에……?

 

2화

 

오웬 : 눈치 못 챘어?

부탁하면 기꺼이 의상을 만들어주는 너는,

무척 편리한 존재라는걸.

마법관의 녀석들은 친구 흉내를 내고,

감사하는 척을 해서, 너를 좋을 대로 이용할 뿐이야.

 

클로에 : ………….

 

수면이 흔들리는 것처럼, 클로에의 눈동자가 불안에 흐려진다.

무언가 클로에에게 말을 건네려 했지만,

그럴 틈도 없을 정도로, 오웬의 입에서는 연달아서 말이 튀어나온다.

 

오웬 : 다들, 너 같은 건 조금도 좋아하지 않아.

네 이야기 같은 건, 실은 아무도 관심 없어.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니,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어?

 

심술궂게 파이를 혀에 올리고, 오웬은 신나보인다.

더 이어가려는 목소리를, 나는 과감하게 막았다.

 

현자 : 그렇지 않아요. 모두도 저도, 클로에를…….

 

클로에 : 현자님, 괜찮아.

모처럼 오웬이 과자를 즐기고 있는데, 내가 방해해버린 거니까.

나는, 즐거워지면 무심코 일방적으로 말하는 버릇이 있어.

귀찮게 해서 미안해.

오웬, 현자님. 오늘 다과회에 어울려줘서 고마워!

 

현자 : 클로에…….

 

클로에는 꾸며내듯 밝게 웃었다.

그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다과회는 끝이 났다.

 

다음날. 나는 클로에의 방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현자 : (……클로에, 괜찮은 걸까?)

 

오늘은 아직 한 번도 그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듣자 하니, 그 다과회 이후, 계속 방에 틀어박혀 있다는 것 같다.

혼자서 풀이 죽어 있는 걸까.

어제, 그렇게 끝이 난 만큼, 클로에의 상태가 마음에 걸렸다.

 

현자 : (……오지랖일지도 모르지만, 역시 말을 걸어보자)

저기, 클로…….

 

클로에 : 우왓!?

 

현자 : !?

 

노크하기 직전, 기세 좋게 문이 열려,

클로에가 뛰쳐나왔다.

어딘가에 가져가려고 했던 건지, 가슴에는 의상이 안겨 있다.

 

클로에 : 하아, 깜짝 놀랐어……!

미안해 현자님, 눈치채지 못해서. 나한테 무슨 볼일 있었어?

 

현자 : 저야말로 죄송해요.

클로에의 모습 보이지 않아서, 뭘 하고 있는걸까 하고…….

 

클로에 : 현자님……

나를 걱정해준 거구나, 고마워.

오웬이 말하는 대로, 나는 말이 많으니까

나도 모르게 너무 말을 많이 했구나 하고, 나중에 항상 반성하곤 해.

그렇지만, 대화에 푹 빠져버리는 나를,

라스티카나 무르나 샤일록은, 연주가 끝나는 걸 기다리는 것처럼,

싱글벙글 웃으면서 지켜봐 줘.

수다스러워도, 실패해도,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괜찮아!

 

가슴을 펴고, 클로에는 웃었다.

불안을 숨기는 표정이 아니라, 구름 한 점 없이 활짝 핀 미소다.

 

현자 : 다행이다…….

클로에가 활기차 보여서 안심했어요.

 

클로에 : 미안해. 어제부터 틀어박혀 있는 바람에, 현자님한테 걱정을 끼쳐버렸네.

지금까지 내가 방에서 뭘 하고 있었냐면…….

 

3화

 

현자 : ……방에 틀어박혀서 오웬의 옷을 만들고 있었던 건가요?

 

조금 의외라고 생각하면서,

클로에가 안고 있던 의상에 시선을 떨어뜨린다.

새벽을 연상시키는, 예쁜 색이 보인다.

 

클로에 : 응! 치수도 재게 해줬고,

새로운 옷을 만드는데 몰두해 있었어.

옷을 만드는 시간은, 상대를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하니까,

오웬에 대해 내 나름대로 생각해보려고…….

그러다 보니, 무언가를 깨달았어.

 

현자 : 무언가……?

 

클로에 : 맞아! 그래서 흥분해버렸다고 할까,

정말 디자인이 잔뜩 떠올라서, 멈출 수 없게 되어버려서.

그래서, 지금부터 오웬에게 가려고 하는데,

괜찮다면 현자님도 같이 가주지 않을래……?

 

현자 : 물론이죠! 저라도 괜찮다면요

 

클로에 : 다행이다! 현자님 고마워!

 

현자 : (그건 그렇고, 클로에가 깨달은 건 대체……?)

 

클로에 : 갑자기 들이닥쳐서 미안해.

나, 오웬을 위해서 새로운 옷을 만들어봤어.

 

오웬 : 하?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지, 오웬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클로에 : 그래서 말이야, 오웬을 생각하면서 의상을 만들던 중에, 깨달았어.

나, 스스로 말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오웬도 꽤 말이 많다는걸!

그래서 우리들, 의외로 닮은 부분이 있을지도 싶어서…….

 

현자 : ……푸훗!

 

생각지도 못한 클로에의 말에, 나는 한껏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오웬 : 뭐야. 죽고 싶어?

 

클로에 : 주, 죽고 싶지는 않아!

그냥, 오웬은 나랑 다르게, 쿨한 이미지라고 생각하니까,

왠지 무척 기뻐져서.

이번 옷은, 그 새로운 면을 끌어내 보고 싶어서,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봤어.

괜찮다면, 입어 봐주지 않을래?

 

오웬 : 왜 내가 네가 말하는 걸…….

 

클로에 : 부탁해! 오웬이 입은 모습을, 꼭 보고 싶어……!

진짜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니까!

 

오웬 : ………….

 

클로에 : 역시, 안될까……?

 

오웬 : ……이거 입고 나면 당장 나가.

 

클로에 : ……정말!? 고마워 오웬!

 

현자 : 다행이네요, 클로에!

 

클로에 : 응, 현자님이 따라와 준 덕분이야.

에헤헤, 기쁘네.

나, 역시 의상을 만들 수 있어서 다행이야!

 

오웬 : 하아, 서쪽의 마법사는 진짜 귀찮아…….

 

활기찬 클로에의 옆에서, 오웬은 기운이 빠진 듯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렇지만 조금도, 날카로운 분위기는 아니다.

 

현자 : (……이 두 사람, 의외로 좋은 친구가 될지도 몰라)

 

아직 한참 뒤의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클로에가 만든 옷의 색처럼, 밝은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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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전하고 싶어

 

클로에 : 우리가 이 마법관에서 지내게 된 지, 꽤 지났지.

다들 함께 있는 것에 익숙해진 지금이니까,

현자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들어줄래?

 

현자 : 물론이죠. 어떤 일인가요?

 

클로에 : 있지……현자님.

내 방, 언제든 와도 돼!

 

현자 : ……클로에의 방?

 

클로에 : 앗, 말이 부족해서 미안해.

여기서 지내는 건 정말 즐겁지만,

마음은 날씨처럼, 여러 날이 있으니까.

맑은 날이 있으면,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불거나…….

그거랑 마찬가지로,

혼자 있고 싶은 날이 있으면,

혼자 있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 않을까 하고.

그러니까, 그런 때는, 사양 말고 내 방에 노크해줘.

얘기하면서 차를 마시고, 둘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자.

 

현자 : ……클로에…….

 

클로에 : 내가 괜히 허전하고 불안해졌을 때,

어째선지 라스티카는 그걸 눈치채고, 항상 함께 있어 줬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거기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빗발이 약해지는 것처럼, 내일이 두렵지 않아지는 것 같았어.

나는, 라스티카처럼 잘 눈치채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현자님의 마음에 구름이 끼었을 때는, 망설이지 말고 찾아와줬으면 좋겠어.

 

현자 : 감사합니다…….

마음이 정말 든든해졌어요.

그럴 때는, 꼭 의지하게 해주세요.

 

클로에 : 응, 맡겨줘.

앗, 물론, 슬프지 않을 때도 대환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