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이벤트 스토리

별이 가득한 바다에 소원을 빌어 (6~10화)

oTaku_enen 2024. 1. 10. 23:05

의/오역 有, 개인 백업용이라 후레로 갈겼으니 자세한 건 게임 내 스토리를 읽어주세요.

 

 

이벤트 기간 <2022.07.06 ~ 202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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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피가로 : 그럼, 기념적인 첫 번째 별에서는 누구의 소원이 나와줄까?

 

피가로는 미소를 짓더니, 내가 가리킨 별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피가로 : 《ポッシデオ》

 

내가 고른 별이, 마치 진짜 별처럼 반짝반짝하고 빛을 더한다.

이윽고, 작은 빛의 구슬처럼 되더니,

거기에 잘 알고 있는 인물의 모습이 살짝 떠오르기 시작했다.

 

 

무르 : 그럼, 칠석을 기념으로 내 소원을 발표합니다-!

아찔한 소원이랑, 두근두근하는 소원이랑 절대 이룰 수 없는 소원, 어느 것이 좋아?

내 추천은, 절대 이룰 수 없는 소원!

 

라스티카 : 권유받으면, 궁금해지네.

무르가 말하는, 절대 이룰 수 없는 소원이라니,

무척 수수께끼 같아서 흥미로워.

 

클로에 : 나는 두근거리는 소원이 좋아!

모처럼의 칠석인걸. 다 같이 즐겁게 분위기를 띄우고 싶어!

 

샤일록 : 그럼 저는, 아찔한 소원을 희망합니다.

칠석의 밤은 직녀와 견우가 사랑을 불태우는 열대야일 테니까요.

 

무르 : 그럼, 전부 모아버리자!

아찔하고, 두근거리고,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으로 결정~! 박수!

 

클로에 : 와-! 짝짝짝!

 

라스티카 : 어찌나 화려하고 자극적인 울림인지. 즐거워졌네.

 

샤일록 : 그럼, 여기서 와인이라도 하나 열까요. 칠석을 기념해서.

 

무르&클로에&라스티카 : 건배!

 

 

한목소리를 내는 서쪽 마법사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빛의 구슬은 갑자기 사라졌다.

 

무르 : 와아, 내가 첫 번째! 칠석 축하해! 건배!

 

레녹스 : 그렇지만, 정작 소원이 없네. 무르는 뭘 바랐던 거야?

 

무르 : 그건 말이지…….

 

레녹스 : 그건…….

 

무르 : 몰라! 잊어버렸어!

 

루틸 : 아하하! 그렇지만 다들, 무척 즐거워 보였네요.

 

오웬 : 소원을 말하지 않은 채로 끝내지 마.

소원을 이뤄줄 수 없으면, 게임이 안 되잖아.

 

미스라 : 저기요, 현자님. 좀 더 기합 넣어서, 제대로 된 별을 골라주세요.

 

현자 : 아, 알겠습니다. 그럼, 기합 넣을게요.

……하앗!! 좋아. 이걸로, 부탁드립니다!

 

미스라 : 《アルシム》

 

내가 기합을 넣어서 별을 가리키면, 이번에는 마스라가 주문을 외웠다. 

다시, 별이 눈부신 금색 빛을 발한다.

 

 

레녹스 : 그렇네. 나의 소원은…….

파티 당일은, 맑았으면 좋겠어.

미틸이 파우스트 님과 약초를 찾으러 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루틸이, 마음에 들어 하던 펜을 어버렸다고 했어.

얼른 찾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맞다. 그리고…….

피가로 선생님의 어깨 결림이 낫기를, 이려나.

 

 

현자 : ……이상, 인가요?

 

레녹스 : 죄송합니다, 욕심을 부려서.

무심코 잔뜩 소원을 빌어버렸어요.

 

현자 : 아뇨, 욕심이랄까…….

 

 

루틸 : 레노 씨, 펜이라면 오늘 아침에 찾았어요!

 

레녹스 : 정말이야?

 

루틸 : 네. 책상 뒤에 떨어져 있던 걸 발견했어요.

그건 레노 씨가 소원을 빌어주신 덕분이었군요.

 

피가로 : 나도, 어쩐지 평소보다 어깨 근처가 가볍다 했어.

분명, 레노의 소원이 별에게 닿은 거네. 고마워.

 

레녹스 : 피가로 선생님도…… 다행입니다.

 

라스티카 : 멋져. 지금으로서는 레녹스가 우세하네.

 

미스라 : 잠깐. 방금 소원은 레녹스가 이룬 걸로 되는 건가요?

 

무르 : 그런 거 아니야? 반드시 마법으로 이뤄야 한다고, 정해두지 않았고!

 

오즈 : ……너 자신의 소원은 없는 건가.

 

레녹스 : 네?

 

오즈의 물음에, 레녹스는 눈을 깜빡였다.

마치 지금 처음으로, 그 사실을 깨달은 것처럼.

 

레녹스 : 확실히…… 저 자신의 소원은 없었네요.

그렇지만, 괜찮습니다.

제 소원은, 제가 이루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오웬 : 칫, 시시한 녀석.

 

무르 : 계속해서 가자!

다음은, 이거!

 

무르가 어떤 별을 가리켰다.

아무래도 계속, 고르고 싶어서 근질거렸던 것 같다.

 

무르 : 《エアニュー・ランブル》

 

 

오즈 : 소원 같은 건 없다.

 

 

현자 : (순식간에 끝났어……!)

 

미스라 : 오즈의 오너먼트 같은 걸 고르지 말아 주세요. 센스가 없네.

 

무르 : 야옹-! 미스라한테 센스를 지적당했어!

그럼 다음은 이거.

《エアニュー・ランブル》!

 

 

루틸 : 미틸과 파우스트 씨가, 무사히 남쪽 나라에서 돌아올 수 있기를.

앗, 하나 더 괜찮나요?

직녀 씨와 견우 씨가 은하수에서 무사히 만날 수 있기를!

 

 

라스티카 : 세상의 연인들의 초콜릿처럼 달콤하게, 로맨틱한 하루를 지낼 수 있기를.

 

무르 : 그럼, 세상에 초콜릿을 내리게 해버리자!

 

시노 : 이봐, 이 근처에서, 내 지갑을 보지 못했어?

 

히스클리프 : 이 녀석, 시노! 지금 라스티카가 소원을 말하고 있으니까, 말을 걸면 안 되지……!

 

 

미스라 : 오즈를 때려눕히겠습니다.

호되게 당하게 한 뒤에는, 풀 뽑기를 시키죠.

어울리는 일이에요.

 

 

마법사들이 주문을 외우면, 차례차례로 그들의 환영이 나타났다.

귀여운 것이나 품위 있는 것, 그냥 선전포고 등.

어떤 것도 그들다워서, 웃거나 조마조마해하면서, 감정이 매우 분주했다.

 

레녹스 : 현자님의 소원도, 이 안에 있나요?

 

현자 : 아, 네. 일단, 장식은 해봤는데요…….

 

무르 : 현자님의 별은 어-디냐!

 

오즈 : 이거다.

 

하나의 별이, 오즈의 손 근처로 둥실둥실하고 이동한다.

그건 틀림없이 내가 장식한 별이었다.

 

 

장식을 손에 든 오즈는 조용히 손에 시선을 떨어트린다.

 

오즈 : …….

《ヴォクスノク》

 

 

무르 : 그럼 시작할게! 3, 2, 1, 시작!

 

현자 : 으음, 저는…….

 

무르 : 현자님, 얼굴이 경직되어 있어! 웃어봐!

 

현자 : 죄, 죄송합니다. 이런 건 그다지 익숙하지가 않아서.

조금 부끄럽네요.

제 소원은, 그…….

제 소원은, 마법사 여러분이, 다치거나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주는 거예요!

그리고, 마법관에서의 생활이, 여러분에게 있어 기분 좋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무르 : 아싸, 당첨~!

역시 오즈, 센스가 좋네.

 

비추어진 것은, 나의 환영이었다.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던 거겠지.

경직된 자신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되면, 무척 부끄럽다.

 

라스티카 : ……현자님은 저희들에 대한 소원을 빌어주신 거군요.

감사합니다.

 

루틸 : 마법관에서의 생활, 저는 무척 즐거워요.

매일 활기차고, 오늘처럼, 멋진 파티도 참여할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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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오즈 : ……그러나, 너도 자신의 소원을 바라지 않았다.

 

현자 : , 그러고 보니…….

 

오즈 : 루틸도, 레녹스도 너희들은, 다른 자의 일 뿐이군.

남쪽의 마법사는 자신보다 다른 자를 우선시한다.

그런 점에서 현자는, 남쪽 마법사와 닮아 있겠지.

 

오즈의 말을 듣고, 셋이서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동시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현자 : (내 소원이 선택되어서, 조금 긴장이 풀렸네……

뭘까, 이 느낌. 학급 발표회의 순서가 끝났다, 는 느낌에 가까워)

 

피가로 : 혹시, 현자님의 소원이라는 건, 방금 하나로 끝이야?

 

현자 : ……. 그 외에는, 좀처럼 떠오르는 게 없어서.

 

피가로의 말에, 환영을 가둘 때, 무르에게도 질문을 받았던 것이 기억난다.

 

현자 : (‘원래 세계에 돌아갈 수 있기를이라는 소원이 스쳐 가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렇지만, 지금 이 세계에서 가진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 된다.

그걸 모두가 주최해 준 파티에서, 바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조금 신기한 듯이 나를 보는 피가로의 얼굴이, 문득, 온화한 것으로 변한다.

거기에, 나른한 목소리가 던져졌다.

 

미스라 : 질리네요.

 

목소리의 주인은 미스라였다.

계단에 앉아서, 한동안 우리들을 관망하던 그가, 이의를 제기한다.

 

무르 : 질려버렸어? 미스라, 쿠키 먹을래?

 

레녹스 : 샤일록의 칵테일도 있어.

 

미스라 : 됐어요. 그것보다 이 연극은 언제 끝나는 건가요?

제대로 된 소원도 없는데, 승부도 뭣도 없어요.

 

벽에 등을 기대고 있던 오웬도, 그 뒤를 이었다.

 

오웬 : 정말. 이룰 수도 없는, 구체성이 결여된 것뿐이야.

이러면, 승패 같은 건 나지 않잖아.

 

미스라 : 게다가, 피가로.

 

 

그가 허공에 손을 뻗자, 아까까지 책상에 놓여있었던 경품의 왕관이 나타났다.

단정한 입매를, 도발적으로 비틀고, 미스라가 말을 잇는다.

 

미스라 : 이걸 손에 쥔 자가 승자고,

오즈나 피가로를 하인으로 부릴 수 있는 거죠?

 

피가로 : 그렇네. 그 도구만 있다면,

분명 나를 시키는 대로 부릴 수 있어.

황제 파워라는게 발동해서.

 

미스라 : 흐음. 그렇지만, 이 왕관에 그런 특별한 힘이 있는 것 같진 않은데요.

적당한 헛소리로 저를 속였다고 한다면,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오웬 : 게임 같은 건, 이제 끝내.

그게 잡동사니일지 아닌지는, 직접 확인해 보면 돼.

별거 아닌 소원을 들어주는 것보다, 그편이 빠르잖아.

 

피가로 : 혈기 넘치네.

말했잖아, 그것엔 올바른 사용법이 있다고.

, 그래도 포기한다고 한다면, 말리지 않겠지만.

 

도발적인 북쪽의 마법사들에게, 피가로는 느긋한 자세를 잃지 않은 채,

또박또박 말한다.

 

피가로 : 너희들이 제대로 게임에 참여해서, 승리하면,

나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미스라&오웬 : ?

 

 

피가로 《ポッシデオ》

 

피가로가 옅은 미소를 짓고, 그 입술에 주문을 얹었다.

금세, 빛의 입자가 날아오른다.

마치 지휘자의 신호로, 오케스트라가 일제히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것처럼.

그의 기다란 손가락을, 빛이 추적해 궤적을 그린다.

이윽고 그 빛은 홀의 중앙에 있는 나무를 감쌌다.

 

무르 : 오오-! 반짝반짝 대합창이다!

 

라스티카 : 아름다워…….

장식된 별들이, 일제히 빛나고 있네.

 

피가로 : 이 승부, 내가 참여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었지?

그럼,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야.

아직 이렇게나 많이, 모두의 소원이 장식되어 있으니까.

 

눈부신 광경에 시선을 빼앗긴 우리의 앞에,

이윽고 하나의 별이 허공에서 떠다닌다.

 

 

미틸 : -청 큰 양과 함께 낮잠을 자보고 싶어요!

푹신푹신하고 기분 좋겠지…….

 

 

피가로 : 귀여운 소원이네에. 선생님, 열심히 해야지.

《ポッシデオ》

 

피가로가 손을 뻗으면, 홀의 이곳저곳에, 통, 통 하고 레녹스의 양이 나타난다.

그리고, 솜사탕이 커지듯이, 동그란 몸이 부풀어 오른다.

 

루틸 : ……! 양들이, 커졌어……!

 

현자 : 굉장해, 복슬복슬해……!

 

피가로 : 그럼, 쭉쭉 해볼까.

 

가볍게 주문을 외우는 피가로.

그 표정은 여유로워서, 어떤 소원이 튀어나와도,

그라면 정말로 모든 것을 이뤄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웬 : 파티의 날은 비나 내리면 돼.

은하수가 홍수가 나서, 파티가 엉망이 될 정도로,

억수같이 쏟아지는 대홍수가.

 

피가로 : 억수같이 쏟아지는 대홍수인가.

그런 오웬에겐 이걸.

 

그렇게 말한 피가로는 딱, 하고 손가락을 울린다.

 

오웬 : 아팟……!

 

무르 : 하늘에서 캔디가 떨어졌다!

 

루틸 : 맛있겠다!

 

현자 : 이건, 설마…….

 

레녹스 : ‘억수같이 쏟아지는 사탕(와 사탕飴을 읽는 방법이 같음)이라고 하는 말장난이라거나……?

 

피가로의 마법은 홀을 날아다니고,

별의 장식에 기록된 소원이 승화되어 간다.

마법사들도, 나도, 차례차례로 펼쳐지는 쇼와 같은 기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무르 : 피가로, -단해!

모두의 소원이, 점점 이뤄지고 있어!

 

루틸 : , 정말로! 그래도 피가로 선생님,

그렇게 마법을 많이 쓰면, 피곤하지 않나요?

 

레녹스 : ……그러고 보니 피가로 선생님,

어제 스노우 님들께 상담이 있다고 말하셨었죠.

 

피가로 : . 나도 모두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어서,

쌍둥이 선생님의 힘을 빌리러 갔었어.

두 분에게 슈가를 받았으니까, 아직 당분간은 괜찮아.

 

루틸 : 어머, 스노우 님들도 협조해 주셨군요.

피가로 선생님이 차례차례로 여러 가지 마법을 써주시니까, 조금 놀랐어요!

 

오웬 : ……, 처음부터 이럴 목적이었던 거야?

 

불만스러운 듯한 목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별 모양의 쿠키를 만지작거리면서, 오웬은 말을 던졌다.

 

피가로 : 무슨 말이야?

 

오웬 : 처음부터, 왕관을 넘길 생각 같은 건 없었지.

우리들은, 네가 착한 사람 행세를 하기 위한 발판이 된 거야.

 

피가로 : 의외네. 일찌감치 게임을 포기하려고 했던 건 너희잖아.

정말이지, 북쪽의 마법사들은 포기가 빠르다니까.

 

미스라 : 누가 그런 말을 하는…… .

 

오웬 : .

 

말하려던 입에 사탕이 넣어져서,

미스라와 오웬의 쓴소리는 끊겨 나갔다.

 

피가로 : 자아, 아직 소원은 남아있으니까 말이야.

좀 더 이뤄줘야지.

 

무르 : , 오즈도!

세계 최강의 마법사가 이뤄주는 소원은 대체 어떤 소원일까?

 

오즈 : …….

 

라스티카 : 어라, 나도 지고 있을 순 없지.

《アモレスト・ヴィエッセ》

 

루틸 : 후후, 저도요!

《オルトニック・セトマオージェ》

 

마법사들이 차례로 주문을 외워간다.

미스라나 오웬도, 경쟁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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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클로에 : , 저는, 세상의 귀엽고 반짝반짝하고, 멋진 원단이 갖고 싶어요!

그리고 현자의 마법사들과 현자님에게 옷을 잔뜩 만들어서 선물해 주고 싶어!

 

샤일록 : 후후, 정말 멋지네요.

그럼 저는, 칠석 한정으로 최고급 칵테일을 바에 준비해 두도록 하죠.

그걸 마셔줄 분이 바에 와주는 것이 저의 소원.

어떤 분이 찾아와주실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스노우 : 앞으로도 계-속 화이트 쨩과 함께 있을 수 있기를.

 

화이트 : 앞으로도 계-속 스노우 쨩의 옆에 있을 수 있기를.

 

브래들리 : 얼른 <거대한 재액>의 상처가 나을 수 있기……, .

 

스노우&화이트 : ……!

 

브래들리 : 에취!

 

스노우&화이트 : ……이상. 북쪽 마법사의 소원이었습니다!

 

 

파우스트 : 평화로운 나날들을 보낼 수 있기를.

 

네로 : 마찬가지.

 

시노 : 어이, 제대로 생각해.

히스가 대답하기 힘들어지잖아.

 

히스클리프 : , 나도 같은 걸로 좋을지도.

 

시노 : ……동쪽의 마법사가 최강이라고, 다른 나라의 마법사들에게 알릴 수 있기를.

 

파우스트&히스클리프&네로 : 아니, 그 소원은 좀…….

 

 

아서 : 칠석 파티를.

 

리케 : 현자님과, 마법사 모두가.

 

카인 : 즐길 수 있기를.

 

아서&리케&카인 : 진심으로, 축복을!

 

 

많은 소원과 마음이 쏟아지고, 큰 웃음소리가 홀을 휘감는다.

 

 

무르 : 결과 발표~!

1칠석 기념-황제 진검승부 대결의 우승자는, 피가로로 결정!

 

미스라 : -.

 

오웬 : --.

 

현자 : (야유하고 있어……)

 

대부분의 환영 재생을 끝낼 무렵.

피가로의 손을 잡고 치켜들며, 무르가 큰 소리로 말했다.

다른 마법사들도 분투했지만,

흘러가듯이 차례차례 소원을 이뤄가던 피가로에게는 당해낼 수 없었던 모양이다.

 

피가로 : 고마워. 분위기가 고조된 것 같아서 다행이야.

 

라스티카 : 피가로 선생님은 만만치 않네요.

저는 모두의 소원을 알게 되는 게 즐거워서,

무심코 환영에 빠져들어 버렸어요.

 

루틸 : 저도요. 게다가 어떤 소원도 멋있어서,

어떤 것부터 이뤄줄까, 고민되어서.

 

무르 : 오즈가 이뤄준 소원, 재미있었어!

레녹스의 양들의 잠자리를 새롭게 해주고 싶어라는 거!

 

레녹스 : 오즈 님, 감사했습니다.

성같이 멋진 집을 만들어주셔서.

 

오즈 : 내가 봐온 사람들은, 마을에서 생활하는 자보다,

성에서 생활하는 자가, 피부의 윤기가 좋았다.

같은 장소에서 생활하면, 양의 털결도 좋아지겠지.

 

레녹스 : …….

 

현자 : 그래도, 그렇게 많이 소원이 장식되어 있었는데,

대부분을 이루어주다니 다들 대단해요.

마법관에 돌아온 모두가, 어떤 얼굴을 할지 기대되네요!

 

미스라 : 정말로. 넙죽 엎드려서 감사해 줬으면 좋겠네요.

 

오웬 : 단 게 없으면, 진작에 돌아갔어.

 

미스라와 오웬은, 이따금 야유하면서도,

어찌 됐든 이 장소에 남아주었다.

칵테일이나 쿠키를 손에 쥐는 겸에,

변덕으로 환영을 들여다보고 있었으니, 몇 가지를 이뤄줬을지도 모른다.

 

무르 : 피가로 선수, 축하합니다! 한 마디 해주세요!

 

피가로 : 불만이 있는 사람도 있는 것 같지만,

다들, 조금 더 어울려줄 수 있을까?

 

피가로가 딱 하고 손가락을 울리면,

어느샌가 미스라의 손에서 떨어져 있던 예의 왕관이 둥실하고 나타난다.

 

무르 : 황제의 관이다!

그거 흔들면 돼? 아니면, 때려눕혀 버려?

 

피가로 : 흔들어도 때려도 안 돼.

이 보석 부분에, 장치가 되어있으니까.

주문을 외우면서, 이걸 누르면…….

 

피가로가 세공을 닿는 순간, 눈부신 빛이 왕관을 감싼다.

잠시 뒤, 빛의 베일이 열리면, 거기에 나타난 것은…….

 

레녹스 : 이건…….

 

무르 : 형태가 바뀌었어!

 

엄숙했던 왕관은, 눈부시게 반짝이는 빛나는 것으로 변해있었다.

표면에는 수수께끼의 문양이 떠오르고, 과장될 정도로 가시 돋친 비늘을 지닌 용이 휘감고 있다.

 

피가로 : 아까까지는 가짜 모습. 이게 진짜 황제의 왕관이야.

번쩍번쩍해서, 멋지지. 쓴 사람에게, 무심코 따르고 싶어질 정도로.

 

루틸 : 후후. 그걸 쓰면, 왠지 피가로 선생님이 북쪽의 마법사들 같이 보이네요.

 

오웬 : 어디가야. 완전 촌스럽잖아.

 

미스라 : 저는 꽤 마음에 들어요.

따르고 싶어지진 않지만.

 

무르 : 즉 이건, 마법의 장치로 변화하는 장난감 굿즈였던 거네!

 

레녹스 : 원래 형태가 간소했던 만큼, 인상이 꽤나 바뀌네요.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 만한 디자인일지도 모르겠네요.

 

현자 : 저기…… 그건, 생김새가 눈길을 끄는 것으로 바뀌는 것 말고도,

마법의 효과가 있는 건가요?

 

피가로 : 없네.

 

현자 : 없는 건가요!?

 

오웬 : 정말로 그냥 잡동사니였네…….

 

미스라 : …… 그럴 것 같긴 했지만요.

부전패를 면하기 위해서라곤 해도, 무의미한 시간이었네.

 

반응이 좋지 않은 마법사들을 한 번씩 보면서,

피가로는 왕관을 손가락에 걸었다.

 

피가로 : 어쨌든, 이걸 손에 넣었으니, 이제부터 내가 황제야.

조건대로 다들, 내가 말하는 것에 따라줘.

일단은 미스라, 공간의 문을 열어줘. 가고 싶은 곳이 있어.

 

미스라 : 하아, 싫어요.

이 이상은 어울려주지 않습니다.

 

레녹스 : 그렇지만, 피가로 선생님이 가고 싶은 장소, 궁금하지 않아?

 

미스라 : 전혀.

 

루틸 : 무척 재미있는 곳일지도 몰라요.

무인도라거나, 구름의 위라거나, 바닷속이라거나!

 

미스라 : 바닷속이라니 헛소리하지 마세요.

익사하면 어쩌려고요. 당신, 죽고 싶나요?

 

피가로 : 나는 아직, 어디에 가자는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말이야.

그래도, 분명 미스라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려나.

 

미스라 : 제 마음에 들지 안 들지는 제가 정합니다.

라고 할까, 직접 하면 어때요?

당신이라면 할 수 있잖아요. 아니면 한가해 보이는 오즈에게 부탁해 주세요.

 

피가로 : 너밖에 부탁할 사람이 없어.

, 창밖은 벌써 깜깜해졌으니까.

 

어두운 유리창에 비치는 자신과 눈이 마주친다.

그 앞에 있는 저녁 하늘은, 완전히 어둠에 싸여있다.

<거대한 재액>의 상처 때문에 오즈는 밤이 되면 마법을 쓰지 못하게 된다.

 

무르 : 즉 지금은, 미스라가 세계최강의 마법사야!

 

무르의 말을 들은 미스라가 후, 하고 입가를 느슨하게 하며 오즈를 한 번 본다.

 

미스라 : 정말이지, 오즈는 못 써먹겠네요.

이런 마법도 쓸 수 없다니.

 

오즈 : ………….

 

라스티카 : 공간이동 마법은 무척 어려운 마법이야.

그걸 이런이라고 말하다니, 역시 미스라네.

 

무르 : 역시, 세계최강!

 

그 말에 더욱 기분이 좋아진 건지, 미스라는 마도구를 꺼냈다.

 

미스라 : 어쩔 수 없으니까, 제가 공간의 문을 열어드리죠.

그래서, 어디로 공간을 연결하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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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피가로 : 중앙의 나라의 아득한 상공.

별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소로 부탁해.

 

미스라 : 《アルシム》

 

미스라가 선뜻 주문을 외우면,

아무것도 없었던 공간에 문이 나타난다.

 

루틸 : 혹시, 밤하늘 산책인가요?

 

라스티카 : 별에 소원을 빈 후에 별을 만나러 가다니, 낭만이 있네요.

 

오웬 : 그거라면 마법관의 위여도 괜찮잖아. 나는 안 가.

 

미스라 : 무슨 소리예요? 이 제가 모처럼 공간의 문을 열어드렸으니까,

당신도 와주세요.

 

피가로 : 레노, 현자님을 부탁해.

 

레녹스 : 알겠습니다. 현자님, 제 빗자루 뒤에 타세요.

 

무르 : 다들 피가로의 명령을 듣고 있네.

황제의 힘이다! 대단해!

 

현자 : 확실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고 있는 듯한……?

 

라스티카 : 그럼, 오즈님도 같이 가시죠.

 

오즈 : ……아아.

 

우리가 빗자루에 타면, 피가로는 마법으로 빛의 구슬 같은 물건을 꺼냈다.

그 구슬은 피가로의 손을 떠나, 둥실하고 떠올랐다.

우리를 선도하는 것처럼, 문의 저편의 어둠으로 날아간다.

 

피가로 : , 가볼까.

다들, 떨어지지 않도록 나를 따라와.

 

무르 : -!

 

 

피가로의 뒤를 이어, 한동안 우리들은 밤하늘을 날았다.

마법사들의 빗자루는 벌써 몇 번이나 타봤지만,

오늘은 보다 높은 장소를 날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레녹스 : 괜찮으신가요, 현자님.

 

내가 불안해하는 것을 눈치챘는지 레녹스가 말을 걸어주었다.

 

현자 : 왠지 아까보다 하늘이 어두워진 것 같아서요.

조금 날씨가 나빠지기 시작한 걸까요?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는데요…….

 

레녹스 : 괜찮을 거예요.

혹시 불안하시다면 뭔가 얘기라도 할까요?

조금은 정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

 

현자 : 레녹스……. 감사합니다.

 

시시한 얘기를 하면서, 빗자루는 천천히 나아간다.

이윽고, 피가로의 앞을 선도하고 있던 빛의 구슬이 속도를 늦춘다.

정신을 차려보니, 별은 모두 구름에 숨겨져 있다.

피가로의 머리카락이 밤바람에 흔들린다.

그는 어둠 주시하고 있다.

감각을 날카롭게 해, 무언가를를 기다리고 있는 듯이.

 

현자 : 여기는……?

 

오즈도, 미스라도, 오웬도.

모두 아무 말도 없이 하늘의 저편을 바라보고 있다.

바람 소리만이 주변을 지배한다.

 

피가로 : 이제 곧이려나.

……. 보이기 시작했어.

 

현자 : ……!

 

나는, , 하고 숨을 삼켰다.

피가로의 시선을 따라가면, 어둠의 저편에서 빛의 알갱이들이 일제히 이쪽을 향해온다.

 

현자 : (별똥별? 아냐, 저건……)

 

별똥별이라고 하기엔, 궤도가 불규칙적이고 느릿하다.

둥둥 튀어 오르다가, 빙글 하고 회전했다가.

마치 빛 그 자체가, 공중 유영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이 밤하늘이라는 바닷닷속에서…….

 

루틸 : ……물고기?

 

현자 : ?

 

무르 : 공유어(空游魚).

공유어 떼가 이쪽으로 와!

 

무르가 소리치는 순간, 형형색색의 물고기 떼가 몰려왔고,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는 빛나는 물고기들 속에 있었다.

 

현자 : 와아……!?

 

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주변을 빙 둘러보았다.

밤하늘을 종횡무진 날아다니는, 빛나는, 무수한 물고기들.

 

현자 : 대단해, 물고기가 하늘을 헤엄치고 있어……!

 

피가로 : 꽤 장관이지?

그들은 엄밀히 말하면, 물고기는 아니지만 말이야.

공유어라고 불리는, 물고기의 모습을 한 마법 생물이야.

 

레녹스 : 이렇게 커다란 무리는 드문 일이네요…….

그런데, 공유어는 이미 멸종된 고대 종이 아니었나요?

 

오즈 : <거대한 재액>의 영향이겠지.

 

고즈넉한 눈동자에 밤하늘을 비추고 있던 오즈가, 입을 열었다.

 

오즈 : 깊은 잠에 들었던 마법 생물이 이변으로 인해 불러일으켜져,

정처 없이 하늘을 여행하고 있는 거겠지.

 

무르 : 응응.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이 시기에, 이 장소에 나타난 거지!

 

피가로 : 오늘 밤은, 운이 좋았어.

만일 비라도 내렸으면, 그들은 다른 길을 선택했을지도 모르니까.

 

루틸 : 하늘인데, 바닷속에 있는 것 같아…….

정말 신기한 기분이네요!

 

미스라 : 잠깐만요. 너무 들떠서 빗자루에서 떨어지지 말아 주세요.

 

오웬 : 이런 거, 우글우글해서 방해될 뿐이야.

 

미스라와 오웬의 반응은 싱거웠지만,

회유하는 아름다운 물고기들을 시선으로 쫓고 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시선을 뗄 수 없는 것일까.

 

라스티카 : 현자님의 세계의 직녀와 견우에게도, 이 풍경을 보여주고 싶어.

 

라스티카는 미소를 띠고, 심호흡을 하면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무지개색의 비늘을 빛내고 있는 물고기가, 그의 주변을 빙글 하고 떠돌아다닌다.

일 년에 한 번밖에 만날 수 없는 부부가 보기에, 최고의 경치다.

그 무엇도 선명하고, 반짝반짝해서 아름답다.

 

오즈 : 조심해라, 현자.

 

레녹스 : 저를 꽉 잡아주세요.

 

현자 : ……?

 

돌연, 공기가 떨렸다.

갑자기 발밑에서 치솟는 듯한 압박감을 느껴,

나는 레녹스의 등에 매달렸다.

 

??? : 오오오오오오오오――.

 

루틸&라스티카 : !

 

바람이라고도, 포효라고도 할 수 없는 소리가 근처에서 울려 퍼져,

발밑에 펼쳐져 있는 어둠에서부터, 반짝이는 하나의 빛이 보였다.

나는, 눈을 의심했다.

눈 아래에서부터 큰 물체가 떠오른다――비유하자면,

바다의 생물이 수면을 나와 숨을 쉬는 것 같이.

 

현자 : 이건…….

 

레녹스 : 고래…….

 

시야를 꽉 채우는, 윤기가 흐르는 유선형의 검은 등.

살랑살랑 흔들리는 꼬리지느러미.

그것도, 바로 믿기 어려울 정도의 크기다.

세계를 여행하는 호화 여객선만 한 거대 생물이 우리의 눈 밑을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피가로 : 이건 또 꽤 거물이네.

우리가 즐거워 보이니까, 같이 놀고 싶었던 걸지도.

 

무르 : 뛰어들어, 대환영이야!

여기서도 칠석 파티를 해버리자!

 

얼떨떨해 있는 나와는 대조적으로,

피가로도 무르도 동요하지 않고, 흥미롭게 거대 고래를 관찰하고 있다.

 

루틸 : 봐주세요, 저렇게 큰 입……!

 

라스티카 : 수염도 멋지네.

이 정도면, 평생 바이올린 활은 구하기 어렵지 않겠어.

그런데 여기는, 앉기가 조금 불편하네.

특등석에 어울리는 좌석으로 준비하자.

《アモレスト・ヴィエッセ》

 

현자 : 와앗, 소파가……!

 

라스티카의 마법으로, 공중에 소파 몇 개가 나타났다.

앉기 편할 것 같은,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다.

 

레녹스 : 저의 뒤에서는 경치를 보기 힘드시죠.

제일 큰 소파에 앉으세요, 현자님.

 

현자 : 감사합니다, 레녹스.

……와아, 푹신푹신해요!

 

루틸 : . 아까 커다란 양만큼,

푹신푹신하고 기분 좋아요. 그리고, 전망도 최고예요!

 

무르 : 다들 보면서 즐기는 게 좋아?

나는, 뛰어드는 게 좋아!

 

현자 : , 무르!

 

무르가 빗자루에 탄 채, 물고기 떼로 뛰어든다.

순식간에 물고기들이, 파란 얇은 옷을 휘날리듯이 열을 지어 달아난다.

쏴아 하고, 파도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여기는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하늘 위인데.

 

레녹스 : 왜 그래? 무리에서 떨어진 건가?

 

한 마리의 물고기가 긴 꼬리지느러미를 휘날리며,

눈앞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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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현자 : 길을 잃어버린 걸까요?

 

레녹스 : 그런 것 같네요.

양떼에도 가끔 있어요.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면 무리에서 떨어져 있는 아이가.

 

 

레녹스 : ……, 친구들은 저쪽이야.

네가 돌아오는 걸 기다리고 있어.

 

레녹스는 느릿한 속도로 비행하면서, 미아가 된 물고기를 무리로 유도한다.

양들에게도 그러듯, 물고기를 지켜보는 그의 눈빛 또한 상냥하다.

따라가면 괜찮다고, 그렇게 생각하게 한다.

 

현자 : (다행이다. 무리로 돌아간 것 같아)

 

소파에서 편히 쉬면서 물고기들을 바라보거나,

빗자루에 탄 채로 물고기를 쫓아가거나.

물고기에 이끌려서 민폐를 끼칠 것 같은 마법사가 있는가 하면,

물고기와 왈츠를 추는 마법사도 있다.

하늘이기도 바다이기도 한 환상적인 공간을, 저마다 마음껏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피가로 : 현자님, 이쪽으로 와.

 

소파에서 물고기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빗자루에 탄 피가로가 같이 가자며 와주었다.

그의 손을 잡자, 빗자루에 타지 않아도 둥실하고 날아오르듯이, 몸이 공중에 떠오른다.

 

피가로 : 하늘의 바다를 산책한다니, 낭만적이지.

 

현자 : 아하하, 잘 부탁드립니다.

 

농담처럼 웃는 피가로에게 이끌려, 별 모양의 비늘을 빛내는 물고기들의 고리 안으로 내려섰다.

 

피가로 : , 현자님. 우리 세계의 칠석은 어땠어?

 

현자 : 최고예요!

이 풍경도, 모두의 소원도, 과자도 뭣도.

이렇게 멋진 칠석은 처음이에요.

게다가 이렇게 멋진 장소에 데려와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피가로 : 천만에.

그렇게 말해줘서 다행이야.

 

현자 : ……?

 

피가로 : 여기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너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였으니까.

조금은 쓸쓸한 마음을 달랠 수 있었으려나.

 

그의 눈동자가 물고기의 빛을 반사해서, 녹아드는 얼음처럼 잔잔하게 빛난다.

 

피가로 : 현자님이 칠석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

어쩌면 원래 있던 세계를 그리워하는 게 아닐까 했어.

 

현자 : 그건…….

 

피가로의 말에 가슴이 덜컥했다.

확실히 나는, 칠석의 기억과 함께 원래 세계를 그립게 떠올리고 있었다.

그리워했던 것도 사실이다.

 

피가로 : 실은, 조금 긴장했어.

현자님이 별에 가둔 소원의 내용을 알게 되는 것을.

네 소원은, 원래 있던 세계에 대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나는, 아까 마법관에서 자신의 환영을 보았을 때를 떠올린다.

내 환영을 본 피가로는, 의아하다는 듯한 얼굴을 한 뒤,

웃음을 터트릴 듯이 온화한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있었다.

 

피가로 : 그래도, 네 소원을 보고, 깨달았어.

현자님은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누구보다도 우리 마법사를 생각해 주고 있어.

그런 네가,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고 오늘의 파티에서는 부탁하지 않겠지, 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분명 있을텐데.

 

고요한 바람 같은 피가로의 목소리가, 그때의 내 마음을 그대로 읊는다.

피가로에게는, 훤히 보였던 걸지도 모른다.

 

현자 : ……피가로가 말하는 대로예요.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은, 물론 있어요.

그렇지만…… 당신들이나, 이 세계를, 내팽개치고 싶진 않아요.

이 세계에서 생긴 추억이나, 마법관에서 보내는 매일도,

지금 저에게는 소중하니까.

 

피가로 : ……고마워.

우리를 소중히 여겨주고, 진지하게 마주 봐줘서.

 

피가로는 지켜보듯이, 호의적인 미소를 짓는다.

친밀한 목소리에, 가슴 안쪽이 따뜻해진다.

내 마음에, 피가로가 슬며시 다가와 준 것을 느껴서.

 

무르 : 그런데 말이야! 피가로의 소원은 뭐야?

 

현자 : 와앗, 무르.

 

피가로 : 갑작스럽네.

모처럼 현자님과 둘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는데.

 

무르 : 저 나무에는, 피가로의 별은 하나도 없었어. 어째서?

 

현자 : 듣고 보니 확실히…….

피가로의 환영은 한 번도 재생되지 않았네요.

 

피가로 : 깊은 의미는 없어.

굳이 말하자면, 내 몫은 모두에게 나눠준 거야.

소원이 너무 많으면, 이뤄주는 쪽도 바빠서 큰일일 테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피가로는 미소를 띠었다.

왠지, 얼버무려서 넘기려는 것 같다.

 

현자 : ……그럼, 피가로 개인의 소원은 없다는 얘기인가요?

 

피가로 : 으음,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네…….

 

피가로는 팔짱을 끼고, 생각하는 기색을 보였다.

주위를 떠도는 물고기들도, 무심코 흥미로운 듯이 그의 근처로 모여든다.

아름다운 물고기들에게 둘러싸인 채, 피가로는 느긋하게, 나의 눈을 보았다.

 

피가로 : 현자님.

네가 원래 세계에 돌아가는 방법은, 지금은 아직 알 수 없어.

그러니까 적어도, 네가 이곳에 있는 동안은,

여기에서밖에 볼 수 없는 풍경을 잔뜩 보고, 잔뜩 기뻐했으면 좋겠어.

그게, 내 소원이려나.

 

현자 : 피가로…….

 

무르 : 으음?

 

피가로 : 불만이 있는 것 같네, 무르.

무슨 말이 하고 싶어?

 

무르 : 좀 더 터무니없는 소원을 말할 거라고 생각했어.

황제 폐하인데!

 

현자 : 그렇지만, 무르도, 제대로 된 소원을 말하지 않은 것 같은……?

 

무르 : 내 소원?

궁금하다면, 알려줄게!

《エアニュー・ランブル》!

 

무르가 외운 주문이, 밤하늘에 울린다.

그 순간, 은색으로 빛나는 슈가가 반짝반짝하고 우리의 주위를 휘감았다.

그러자, 회유하던 물고기들이 일제히 모여든다.

어지럽고, 생생하고, 선명하게.

 

 

무르 : 내 소원은, 이 세계에서 많은 지식을 얻어서,

이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것.

설마 사라졌던 공유어를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

그래서 내 소원은 오늘 하나 이뤄졌어!

 

무르는 양 팔을 벌려, 만족스럽게 외친다.

은색 알갱이가 밤하늘을 장식하고,

머리 위에 새로운 별자리를 그려간다.

 

오웬 : 어이. 먹이 같은 걸 주면, 모여들어서 귀찮아지잖아.

 

루틸 : 그래도, 무척 아름다워요!

 

레녹스 : . 미틸이 봤으면 분명 좋아했을 거야.

 

라스티카 :나도 클로에에게 보여주고 싶네.

공유어들은 다음엔, 어디에서 볼 수 있으려나.

 

미스라 : 왠지 배고파졌네.

먹을 수 있나요? 이 생선.

 

오즈 : ……글쎄.

 

시야를 가득 채우는, 선명한 색의 홍수

나는 문득, 이 세계에 처음 왔던 때에 봤던 꽃잎의 파도를 떠올린다.

조금 다르지만, 그때와 비슷하다.

꽃잎을 만졌을 때, 불안과 동시에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현자 : (처음에는 모르는 것 투성이어서, 물론 무서웠지만……)

 

원래 세계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물론 지금도 있다.

그렇지만 이 세계를 사랑하는 마음도, 많이 늘어났다.

마법사들과, 다양한 풍경을 보고 있는 사이에.

 

피가로 : 현자님. 같이 고래의 등에 타보지 않을래?

좀 더 멋진 장소에 데려다줄지도 몰라.

 

현자 : , 부디!

 

나는, 내민 피가로의 손을 잡고, 밤하늘로의 한 발을 내딛었다.

한때 사라졌던 물고기들과, 마법사들과.

새로운 경치를, 이 눈에 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