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이벤트 스토리

기억의 물가에 춤추는 기라성 (1~5화)

oTaku_enen 2023. 7. 23. 23:21

의/오역 有, 개인 백업용이라 후레로 갈겼으니 자세한 건 게임 내 스토리를 읽어주세요.

 

 

이벤트 기간 <2023.07.09~20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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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회상

 

어린 클로에 : 라스티카 씨! 라스티카, 저거 봐!

별똥별이 가득이야!

저기…… 봐, 저기도!

 

라스티카 : 그렇네.

 

어린 클로에 : 이 별똥별도, 라스티카가 준 거야?

 

라스티카 : ………….

 

어린 클로에 : 아, 아니야……?

만난 후부터, 라스티카 씨는, 항상, 멋진 걸 주니까…….

 

라스티카 : 내가 준 선물이 아니야.

그렇지만, 너는 네가 좋아하는 만큼,

저 별을 받아도 돼.

 

어린 클로에 : 정말?

 

라스티카 : 응.

이 세계가 네게 주는 거야.

어때, 클로에. 이 세계는 아름답지, 하고.

 

어린 클로에 : 나한테 보여주는 거야……?

 

라스티카 : 그래.

 

어린 클로에 : 아니야, 라스티카.

나는 왕자님이나, 귀족도 아니고, 특별하거나, 착한 아이도 아닌걸.

 

라스티카 : 그래도 괜찮아.

이 세계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선물.

아침 햇살도, 밤의 고요함도, 네 것이야.

네가 아름답고 풍요로운 나날을 보내기 위한 거야.

 

어린 클로에 : ………….

그렇구나……. 기쁘지만…….

 

라스티카 : 잘 모르겠어?

 

어린 클로에 : 으음…….

나는 이 세계보다, 라스티카가 좋으니까…….

……이 세계보다, 라스티카가, 안심되니까.

아침의 햇살이나, 밤의 고요함이,

내 것이 아니어도 괜찮아.

별똥별도, 내 것이 아니어도 돼.

라스티카가 준 것만 가진다면 충분해!

 

라스티카 : 그래?

 

어린 클로에 : 응!

정말 좋아해, 라스티카.

계속, 옆에 있어 줘.

 

라스티카 : 물론이지.

 

어린 클로에 : ………….

……나를, 잊어버리고, 어디 가지 말아줘…….

 

 

클로에 : ……읏.

……꿈, 인가…….

아하하……그립네.

라스티카랑 봤던 유성우…….

……랄까, 벌써 시간이!?

라스티카를 깨우러 가야지.

모처럼 현자님이랑 외출하는 거니까,

자고 난 머리도 제대로 정리해 줘야지!

 

 

어느날. 나는, 라스티카와 클로에에게 이끌려,

풍요의 거리에 상연하고 있는 극을 보러 와 있었다.

극의 제목은 ‘물을 사이에 둔 사랑’.

집안의 사정으로 적대적인 사이가 되어버린 두 사람이,

남의 눈을 피해 밀회를 즐긴다는 내용이었다.

 

현자 : 정말 애틋한 얘기였네요.

도중에 몇 번인가 울 것 같아져서…….

 

라스티카 : 네. 이어져서는 안 되는 두 사람이,

열심히 사랑을 성취하려는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네요.

 

클로에 : 맞아! 극의 마지막에서, 집 사이에 흐르는 강을 넘어서,

두 사람이 만나려고 하는 장면은, 울컥해 버려서-!

나, 그 장면을 떠올리기만 해도 울어버릴 것 같아!

 

열심히 말하는 클로에에게,

라스티카가 슬쩍 하얀 손수건을 내밀고, 상냥하게 미소 지었다.

 

라스티카 : 나의 소중한 클로에.

만약 그때는, 눈물이 너의 뺨을 타고 내려가기 전에,

이 손수건으로 멈추렴.

 

클로에 : 에헤헤……고마워, 라스티카!

 

꽃이 핀 듯이 웃는 클로에를,

라스티카가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지켜본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나의 뺨도 자연스럽게 누그러졌다.

 

현자 : (클로에와 라스티카를 보고 있으면,

왠지 나까지 훈훈해지네)

 

현자의 마법사가 되기 전, 계속 둘이 여행하고 있었다는 두 사람의 사이에는,

언제나 봄볕 같은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클로에 : 중간에, 눈이 둥실둥실 내려와서,

두 사람이 껴안는 장면도 있었지?

그것도, 정말 예뻐서…….

 

라스티카 : ……어라, 봐봐.

클로에의 말에 맞춰서, 정말로 눈이 왔어.

 

클로에 : 엣! 어디 어디?

 

라스티카 : 자, 저 갈색 지붕 위에.

 

라스티카가 손으로 가리킨 곳을 따라가면,

확실히, 눈처럼 하얀 덩어리가 하나.

 

현자 : 둥실둥실 내려오고 있지만, 저건…….

 

클로에 : 눈치고는, 조금 크지……?

 

라스티카 : 그래? 그렇다면 민들레 솜털일까?

어딘가 먼 초원에서, 여행하고 온 걸지도.

 

현자 : 민들레 솜털이라고 쳐도, 조금 큰 것 같은…….

아니, 그렇지만 이 세계라면 저 정도의 민들레 솜털도 있는……걸까……?

 

바람을 타고 온 건지, 눈……아니, 솜털(가칭)은

고도를 낮추면서 점점 이쪽으로 다가온다.

찹쌀떡(大福)보다 조금 작은 정도인 그것의

진행 방향에 서 있었던 것은――.

 

클로에 : 우왓……, 이쪽으로 왔다!

어쩌지, 받아주는 편이 좋을까……!?

 

순간 클로에가 두 손을 내밀자,

솜털(가칭)은 힘이 다한 듯이 통, 하고 착지했다.

 

 

하얀 물체 : 뮤우…….

 

클로에 : 엣, 울었어!?

 

현자 : 이 아이, 생물이었군요……!?

 

라스티카 : 사랑스러운 눈동자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네.

 

클로에 : 아…….

이 아이, 자세히 보니까 몸이 상처투성이야…….

많이 약해진 것 같아.

 

라스티카 : 정말이네.

그래도, 이 정도의 상처라면,

내 치료마법으로도 고쳐줄 수 있을 것 같아.

이제 괜찮아.

지금, 네 아픔을 진정시켜 줄 테니까.

《ァモレスト・ヴィエッセ》

 

하얀 물체 : 뮤…….

 

라스티카 : ……응.

이걸로 상처는 전부 나았을 거야.

 

클로에 : 다행이다…….

고마워, 라스티카.

 

그렇지만, 하얀 생물은 둥둥 날아오를 기미도 없이,

클로에의 손 위에서 기운 없이 풀이 죽어 있었다.

 

현자 : 건강해지지……않네요…….

 

클로에 : 응…….

상처는 나았는데, 걱정이네.

 

라스티카 : 어쩌면,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르거나 한 걸지도 몰라.

우리도, 몸에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아도,

밥이나 마실 것이 부족하면, 기운이 없어지잖아?

 

현자 : 그렇다면 일단은, 마법관에 데려가지 않을래요?

먹을 것도 물도 있고,

그 밖에 이 아이를 알고 있는 마법사도 있을지 몰라요.

 

클로에 : 그렇네!

얼른 마법관에 돌아가자!

……너, 건강해지게 해줄 테니까, 조금만 참아.

 

하얀 물체 : ……뮤.

 

 

마법관에 돌아온 우리가,

바로 식당으로 향하자…….

우연히 저녁 식사를 막 끝낸 아서, 카인, 히스클리프, 미틸 4명을 만났다.

사정을 들은 네 명은, 클로에와 함께,

하얀 생물이 먹을 만한 재료를 골라주었다.

 

클로에 : 현자님, 꿀이랑 견과류를 가져왔어!

 

아서 : 물도 가져왔습니다.

조금이라도 기운을 차리면 좋겠는데…….

 

미틸 : 실은, 피가로 선생님을 부르고 싶었는데…….

오늘은 외출하신 것 같아서.

그래도, 선생님이랑 함께 만든 영양제가 있어서,

대신 가져왔어요!

 

카인 : 그럼, 그 영양제는, 이 녀석이 좋아하는 음식에 섞는 게 좋겠네.

기사단에 있을 때도, 상처를 입은 군마(軍馬)에게는 그렇게 약을 먹였어.

 

현자 :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렇게, 나와 라스티카가 준비한 푹신한 수건 위에서 쉬고 있는 하얀 생물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다.

 

라스티카 : 자, 얼른 줘볼까.

눈처럼 새하얗고 푹신푹신한 솜털 씨.

지금부터 클로에가, 네게 꿀을 줄 거야.

 

클로에 : ……자, 이리와.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하얀 생물은, 냄새를 맡고 있다가,

잠시 뒤에, 작은 혀를 내밀고,

클로에가 가져온 꿀을 핥기 시작했다.

 

아서 & 카인 : 오오……!

 

현자 : 맛있게 먹고 있네요!

 

클로에 : 응!

마음에 든 것 같아서 다행이야-!

 

히스클리프 : 그럼, 미틸의 영양제를 꿀에 섞어볼까.

 

미틸 : 네!

 

하얀 생물 : 뮤…….

 

미틸 : ……다행이다, 잘 먹어주고 있어요!

 

클로에 : 분명 이거라면, 바로 기운을 차릴 거야.

 

식사를 마치면, 흰 털 구슬은 둥실둥실 공중에 떠오르고,

클로에의 어깨에 올라타, 고맙다는 듯이 뺨을 비볐다.

 

하얀 생물 : 뮤~!

 

클로에 : 아하하, 간지러워!

 

클로에가 소리내어 웃자, 이번에는 카인의 어깨로 넘어가,

인사하듯이 몸을 떨었다.

 

카인 : 이 녀석, 정말 푹신푹신해서 민들레 솜털 같네!

 

아서 : 응, 정말 귀엽네.

 

현자 : 하지만…… 이 아이의 정체는 도대체 뭘까요?

 

히스클리프 : 누군가가 키운 건지, 이 아이 혼자서 살았는지도,

모르겠네요…….

 

미틸 : 게다가, 어떤 생물인지도, 아직 모르고…….

어떻게 이 아이를, 집까지 데려다주면 좋을까요?

 

클로에 : ……맞아! 무르한테 물어보자!

박식하고, 이 아이에 대해서도 뭔가 알고 있을지도.

 

라스티카 : 그건 명안이네. 이 시간이면, 샤일록의 바에 있으려나?

수수께끼 같은 백은의 나그네의 궤적을,

모두 함께 풀어나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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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나와 클로에, 라스티카, 미틸 4명은,

바로 샤일록의 바에 갔다.

카인, 히스클리프, 아서 3명은,

각자 선약이 있어, 뭔가 알게 되면 나중에 알려주기로 했다.

 

샤일록 : 어라, 여러분, 다 같이 오셨네요.

 

샤일록이 셰이커를 한 손에 들고,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었다.

아무래도, 먼저 손님으로 와있던 브래들리와 미스라에게,

칵테일을 만들어 주던 참이었던 것 같다.

 

클로에 : 안녕, 샤일록. 실은 말이야…….

 

무르 : 우와! 흰 솜털 모자(シロワタボウシ)다!

신기해-!

 

미틸 : 와앗, 무르씨……!?

 

호기심 어린 목소리와 함께,

바 천장에서 무르가 내려왔다.

무르가 살포시 착지하고, 클로에의 어깨에 타고 있었던 하얀 생물에게

바짝 얼굴을 가져다 댄다.

 

무르 : 네 동료를 봤던 건, 몇 십년, 아니, 몇 백년 전이었을까?

 

현자 : 에, 으음, 무르.

흰 솜털 모자……였나, 그게 이 생물의 이름인가요?

 

무르 : 맞아! 흰 솜털 모자!

 

라스티카 : 이야, 드디어 네 이름을 부를 수 있구나.

흰 솜털모자.

 

클로에 : 안녕, 흰 솜털 모자!

 

무르 : 나도, 만나서 기뻐!

원래, 서쪽 나라에 살았는데,

대기가 오염된 영향으로, 지금은 멸종 위기라고 들었으니까!

 

무르가 후- 하고 입김을 불어대자,

흰 솜털모자는, 그대로 솜털처럼 날아가,

미스라의 머리 위에 착지했다.

무르에게서 달아나 안심했는지,

흰 솜털 모자는, 그대로 딱 붙어서, 미스라를 떠나지 않는다.

 

미스라 : ……뭔가요, 이거.

 

브래들리 : 푸하하! 꽤 잘 어울리잖아.

 

브래들리는 성대하게 웃음을 터뜨렸지만,

금방 뭔가를 알아차린 것처럼,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브래들리 : 응……?

이 녀석, 이 전에 본 얼굴인데.

 

클로에 : 엣, 정말!?

 

브래들리 : 아아. 재채기 때문에 서쪽 나라로 날아갔을 때 말이지.

분명, 무인도 같은 장소였는데…….

 

무르 : 그럼, 거기가 어딘지, 확인해 보자!

 

무르가 딱, 하고 손가락을 튕기면,

바 카운터 위에 지도가 나타났다.

 

무르 : 브래들리가 날아간 곳은 어-디냐!

이 섬? 아니면 여기?

 

브래들리 : ……기억났다. 그 고양이 같은 모양의 섬이다.

섬을 나온 다음, 근처 마을의 녀석에게 물어봤으니까, 틀림없어.

 

무르 : 그러면 거기가, 흰 솜털 모자의 고향일지도!

 

샤일록 : 그러면, 그 조그만 손님을

내일 모셔다 드리면 어떨까요?

 

클로에 : 에…… 그렇지만, 내일은 서쪽의 마법사 다 같이

마법 훈련을 하기로 하지 않았어?

 

샤일록 : 그거라면, 클로에와 라스티카는,

무사히 그 손님을 고향의 섬까지 데려다주는 것이 훈련……이라는 걸로 하죠.

귀여운 학생이 손에 넣은 모처럼의 인연이니까요.

끝까지 그 만남을 만끽하고 오세요.

 

클로에 : ……!

고마워, 샤일록!

 

라스티카 : 우리가, 이 아이의 여행을 에스코트할게.

 

무르 : 좋겠다-! 나도 가고싶-어!

 

샤일록 : 당신은 안 돼요.

지난번에, 만들어 놓은 발명품을 폭주시켜서,

모처럼의 수업을 엉망으로 만들었잖아요.

그만큼, 내일은 예절 훈련입니다.

 

무르 : 에-!

 

미틸 : 저기, 저도 같이 가도 되나요?

이 아이가 고향에 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어요!

 

미스라 : 하? 안 돼요. 당신이 깜빡 죽(死)…….

 

클로에 : 죽(し)?

 

미스라 : 어……엉덩이(しり)라도 다치면, 큰일이잖아요.

 

클로에 : 미스라…… 미틸을 그렇게 걱정해 주다니, 상냥해!

엉덩이라고 하는 게, 조금 귀엽긴 하지만.

 

미스라 : ……네, 뭐.

저는 상냥하고 귀여우니까요.

아무튼, 안되는 건 안 되는 거예요.

 

미틸 : 괘, 괜찮아요!

라스티카씨네도 함께 가고…….

 

미스라 : 저보다 약한 마법사 따위 믿을 수 없어요.

 

칼날처럼 날카로운 미스라의 말에,

라스티카는 우아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마치, 춤의 제의를 받는 듯한 공손한 몸짓에,

나도 모르게 넋을 잃고 만다.

 

라스티카 : 그렇네. 물론, 소중한 친구인 미틸이 다치지 않도록

힘은 쓰겠지만, 나는 너보다 마력이 약해.

그러니까…… 마법관의 실력자인 네가 함께 와준다면,

정말 든든할 것 같네.

 

클로에 : 게다가, 흰 솜털모자도 미스라를 좋아하는 것 같아!

미스라가 와준다면, 이 아이도 나도, 무척 기쁠 거야!

 

미틸 : 부탁드려요, 미스라 씨……!

 

흰 솜털 모자 : 뮤……?

 

미스라는 잠시 침묵한 후에,

한숨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미스라 : ……어쩔 수 없네요.

 

클로에 & 미틸 : 아싸-!

 

라스티카 : 고마워, 미스라.

 

브래들리 : 그럼, 나도 가줄까.

 

현자 : 엣, 브래들리도 와주시는 건가요?

 

브래들리 : 뭐야. 내가 같이 가는 게 불만이냐?

 

현자 : 서, 설마요.

조금 의외였을 뿐이지, 와주시는 건, 물론 든든해요.

 

브래들리 : 뭐 그, 저거야 저거.

그 섬을 아는 사람은, 나뿐이니까.

이 녀석들 만으로는 의지가 안 되잖아.

 

현자 : 감사합니다, 브래들리! 많이 도움이 될 거예요!

 

클로에 : 다행이네, 모두 도와준다니.

내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말을 건네받은 흰 솜털모자는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살랑살랑 한 바퀴를 돌고 클로에의 머리에 멈췄다.

 

 

다음날. 흰 솜털 모자를 데리고 온 우리는,

미스라의 공간이동 마법으로 서쪽 나라 끝에 있는 작은 섬을 찾았다.

 

미스라 : 도착했어요.

 

현자 : 여기가……흰 솜털 모자의 고향?

 

멀리 끝도 없는 숲과, 깎아지른 절벽.

사람이나 동물의 모습은 없고,

다만, 파도 소리만 울리고 있다.

 

미틸 : 인기척이 없네요.

집도 안 보이고, 역시 정말로 무인도일지도…….

 

현자 : 네. 조금 미스테리어스라고 할까,

왠지 조금 섬뜩한 느낌이 드네요…….

 

카인 : 괜찮아.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현자님들을 지킬 테니까.

 

현자 : 감사합니다, 카인.

정말 든든해요.

그리고, 아서랑 히스도.

여러분까지 함께 와주셔서, 기뻐요.

 

아서 : 아뇨, 저희도 계속,

흰 솜털 모자의 일이 신경 쓰였으니까요.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히스클리프 : 그래도, 흰 솜털 모자의 고향이,

이렇게 자연이 풍부한 장소였다니…….

야생동물들이 튀어나올지도 모르고, 조심해야겠네요.

 

조금 불안한 듯한 히스클리프에 비해, 아서는 왠지 즐거워 보인다.

 

아서 : 응, 두근거리네!

옛날에 읽었던, 모험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야.

 

브래들리 : ……아니, 아마 여긴,

무인도가 아니야.

 

현자 : 엣, 어떻게 알았나요?

 

브래들리 : 저 안쪽에서, 마법사의 기척이 느껴져.

저번에는, 바로 섬을 떠났으니까 몰랐지만.

한 사람 몫의 기색이야.

 

그렇게 말하고, 브래들리가 눈 앞에 펼쳐진 숲을 가리킨, 그때.

갑자기, 클로에의 어깨에 타고 있던 흰 솜털 모자가, 힘차게 뛰쳐나갔다.

 

흰 솜털 모자 : 뮤~!

 

클로에 : 앗, 기다려!

거기는 위험할지도……!

 

당황하는 클로에를 아랑곳하지 않고,

흰 솜털 모자는 한 번 이쪽을 돌아보고, 살랑살랑하고 위아래로 몸을 움직였다.

 

흰 솜털 모자 : 뮤~!!

 

클로에 : 혹시, 우리가 따라왔으면 하는 걸까……?

 

미틸 : 하지만, 따라가도 괜찮을까요.

저쪽에는 마법사가 있는 거죠?

 

미스라 : 뭔가 하려 들면, 돌로 만들면 될 뿐이에요.

별거 아닌 기척이고, 무엇보다 제가 같이 있습니다.

괜찮아요.

 

브래들리 : 그렇다는 거야. 얼른 가자고.

 

현자 : 앗, 미스라, 브래들리! 기다려 주세요……!

 

 

다같이 흰 솜털 모자를 쫓아 숲속을 걷다 보면,

기쁜 듯이 라스티카가 미소 지었다.

 

라스티카 : 그건 그렇고, 조금 전의 말은 멋있었어.

 

미스라 : 조금 전?

 

라스티카 : 아까, 숲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마법사로부터라도 지키겠다고 말했잖아?

역시, 너희가 같이 와줘서 정말 든든해.

그런, 매력적인 너희들도 사로잡아 버리는

흰 솜털 모자는, 정말 대단하네.

 

브래들리 : 설마. 할배들이 따라다니는 임무보다,

이쪽이 더 편할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미스라 : 임무?

……아아, 그러고 보니, 그런 말을 했었죠.

 

현자 : 엣, 그건 즉, 땡땡이라는 건가요……?

스노우와 화이트한테 혼나는 게…….

 

미스라 : 괜찮지 않나요?

마법관에 오웬이 남아있고.

 

브래들리 : 게다가, ‘어린 마법사들이 걱정되어서 도와줬다’고 말해두면

할배들도 불평은 하지 않겠지.

 

현자 : 에, 에에-!?

(혹시, 브래들리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으로……?

나중에, 모두가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네……)

 

내가 내심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와중……

갑자기, 가까이서, 누군가의 놀란 목소리가 울렸다.

 

??? : 어라-!?

왜 너, 이런 곳에 있는 거야?

 

흰 솜털 모자 : 뮤~!

 

보니, 덤불 너머에 불타는 듯한 붉은 머리와 붉은 눈동자를 가진,

날씬한 청년이 서 있었다.

청년의 머리에는, 우리가 쫓아온 흰 솜털 모자가 장난치듯이 착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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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 : 아하하! 간지러워-.

 

클로에 : 저, 저기……

거기 너, 혹시――。

 

클로에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면,

붉은 머리의 청년은, 놀란 듯이 펄쩍 뛰었다.

 

??? : 히익!?

 

아서 : 놀라게 해서 미안해. 우리는 현자의 마법사.

그리고 여기는, 그 현자님이야.

 

현자 : 처, 처음 뵙겠습니다. 현자인 아키라입니다.

 

히스클리프 : 우리는, 그 흰 솜털 모자를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러, 이 섬에 왔어.

 

미틸 : 풍요의 거리에서, 이 아이가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해서…….

 

다른 마법사들이 진지한 태도로 여기에 온 이유를 설명하자…….

청년은, 놀라서 동그래진 눈을 찡긋거리며 가늘게 뜨고, 배를 안고 웃기 시작했다.

 

??? : 아하하! 뭐야아, 그런거였구나!

항상 이 시간에, 흰 솜털 모자

집 안에 넣어두니까, 이상하다 싶었어.

나, 너무 늦게 알아차렸지. 미안해, 외로웠지?

 

붉은 머리의 청년은, 미안한 듯이 흰 솜털 모자를 상냥하게 어루만졌다.

 

??? : 그래도, 이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다시 이렇게 만났어!

이런 행운은, 축하하지 않을 수 없지.

 

그렇게 말한 청년이 주문을 외우자,

숲의 상공에 불꽃이 솟구쳤다.

 

마법사들 : ……!

 

클로에 : 멋지다……! 그런 거라면, 나도――。

《スイスピシーボ・ヴォイティンゴーク》!

 

클로에의 주문으로 불꽃이 더욱 치솟아,

하늘은 마치 빛나는 꽃밭 같다.

 

??? : 와아, 정말 멋져……!

흰 솜털 모자도 기뻐하고 있어!

 

흰 솜털 모자 : 뮤~뮤~!

 

라스티카 : 기적의 해후에 어울리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연출이네.

부디, 나도 축복의 말을 보내게 해줘.

축하해, 두 사람 다.

 

클로에 : 축하해-!

 

??? : 고마워! 정말 기뻐-!

 

달아오른 서쪽 마법사들을 앞에 둔 채,

다른 마법사들은 당황한 듯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브래들리 : 역시, 서쪽의 마법사는 이상한 녀석들이야.

 

히스클리프 : 우리들도, 뭔가 축하하는 편이 좋을까……?

 

미스라 : 아니, 이름도 모르는 사람 따위,

축하할 필요 없잖아요.

 

??? : 앗, 맞아! 너무 기뻐서, 완전히 잊어버렸어!

 

붉은 머리의 청년은 방긋 미소 짓더니, 우리 쪽으로 돌아섰다.

 

프랑 : 이 아이를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나는, 프랑. 모두와 마찬가지로, 마법사야.

 

카인 : 프랑, 잘 부탁해! 나는 카인이야.

 

프랑 : 와아, 잘 부탁해!

누군가와 악수라니, 얼마 만이람.

 

현자 : 저기……프랑 씨는, 그 흰 솜털 모자를 키우고 있는 건가요?

 

프랑 : 으음, 키우고 있다고 할까,

같이 살고 있는 느낌일까?

식사는 같은 테이블에서 먹고,

밤에는 참대에서 같이 자고 있어.

이 아이들, 무척 푹신푹신하니까,

꼭 붙어서 자면, 정말 기분이 좋아서…….

 

흰 솜털 모자 : 뮤~!

 

프랑 : 알았어, 알았어. 돌아가면, 네가 좋아하는 꽃의 꿀을 줄게.

 

아서 : 프랑은, 흰 솜털 모자와 정말 사이가 좋구나.

 

미틸 : 왠지, 가족같아요!

 

프랑 : 에헤헤, 가족인가……. 확실히, 그런 느낌일지도.

 

현자 : (아……. 그래서, 흰 솜털 모자는,

프랑 씨랑 같은 붉은 머리인 클로에네를 따르고 있었던 걸까……?)

 

브래들리 : 그런데, 프랑.

우리들은 슬슬 배가 고프단 말이지.

 

미스라 :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뭔가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눈치채면, 두 사람은 씨익 웃으면서

프랑 씨에게 다가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어깨를 돌리고 있다.

그 모습은, 완전히 협박이었다.

 

현자 : 자, 잠깐만요 두 분 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분에게 그런……!

 

프랑 : 물론!

엄청난 진수성찬을 대접하게 해줘!

너희는 이 아이의 은인이니까.

 

그렇게 말하고,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프랑 씨는

덧니를 보이며, 싱긋 웃었다.

 

 

프랑 : 자, 맛있게 먹어!

 

브래들리 & 미스라 : ………….

 

프랑 씨의 집에 초대받은 우리들의 앞에는,

평소에 마법관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요리가 늘어서 있다.

햇볕에 말린 작은 물고기나, 수북하게 쌓인 푸성귀 샐러드.

식탁 위에 늘어선 접시들에, 브래들리와 미스라는 맥이 빠진 얼굴을 하고 있다.

 

브래들리 : 칫, 시시하구만…….

 

미스라 : 이렇게 풀과 생선만 나올 줄은 몰랐네요.

 

미틸 : 정말, 둘 다.

모처럼 만들어 주신 요리니까요.

제대로 먹어주세요.

 

미스라 : 하아…….

 

히스클리프 : 저기, 이 꼬치에 꽂힌 생선은,

어떻게 먹으면 되는 거야?

 

카인 : 그런 건, 덥석 물어서 먹으면 돼.

 

히스클리프 : 에, 덥석?

 

아서 : 덥석! ……이렇게 일까?

 

카인 : 맞아 맞아!

하하, 입가에 잔뼈가 묻어있어.

히스도 사양하지 마.

입이 더러워져도, 내가 닦아줄게.

 

히스클리프 : 그, 그건 더 부끄러울 것 같은데…….

 

미틸 : 우물우물…….

아, 이 샐러드에 뿌려진 드레싱,

정말 맛있어요.

 

프랑 : 정말?

그거, 실은 내 자신작이야!

 

다 같이 시끌벅적하게 식사하는 동안에도,

클로에나 카인, 미스라의 주위에는

흰 솜털 모자들이 모여있었다.

 

클로에 : 아, 다른 흰 솜털 모자들도 모여들었어!

 

라스티카 : 모두 같이 떠들썩하게 식사하는 게 좋은 걸까?

 

아서 : 그건 그렇고 대단하네.

희귀한 흰 솜털 모자가,

이렇게 많이 있을 줄이야.

 

클로에 : 저기 프랑, 왜 이렇게 흰 솜털 모자를 키우고 있는 거야?

 

프랑 : 엣!? 으음, 그건…….

 

클로에 : 앗, 미안!

말하고 싶지 않은 거라면 무리하지 마……!

 

프랑 : 아냐!

사람에게 말하는 건 처음이니까, 왠지 긴장이 되어서.

……내가 이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건 말이야.

어떤 여자아이에게, 특별한 밤하늘을 보여주기 위해서야.

 

프랑 씨는 수줍게 뺨을 긁더니,

어깨에 타고 있는 흰 솜털 모자를 부드럽게 껴안았다.

 

프랑 : 나는, 어느 빈민가에서 태어나서 말이야.

부모님 얼굴도 모르고, 계속 외톨이로 생활했어.

구두닦이나 청소부로 일했으니까, 몸도 옷도 엄청 더러웠어.

그런 나한테, 말을 걸어 준 사람은 없었어.

그렇지만 어느 날, 강 건너 마에서 커다란 불꽃 소리가 들려왔어.

대체 무슨 일일까 하고,

작았던 나는 무심코, 빗자루로 강을 넘어버려서 말야.

그 강 근처에서…….

레일라라는 이름의, 밤하늘 같은 눈동자를 가진 여자아이와 만난 거야.

 

 

프랑 : ……읏, 아이고…….

역시 빗자루로 나는 건 어렵네…….

좋아, 조금만 더 가면 건너편 물가야……!

 

레일라 : ………….

 

프랑 : 어라, 건너편 강변에 여자아이가 있어…….

저 아이의 걸음걸이, 마치――。

 

레일라 : 앗…….

 

프랑 : 크, 큰일이야……!

저기 너, 괜찮아!?

상처는 없어? 내 손을 잡아!

 

레일라 : 죄, 죄송해요!

나도 참, 깜빡 넘어져서…….

당신은…… 마법사?

빗자루로 강 건너에서 날아왔지……?

 

프랑 : 우, 우와아! 미안해, 빈민가의 마법사 따위가……!

 

레일라 : 사과하지 마.

도와줘서 고마워.

……당신은, 왜 이 마을에?

 

프랑 : 아……그, 무척 큰 불꽃 소리가 나서.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는, 그런 게 없으니까.

뭘 하고있는 걸까 하고 궁금해져서…….

 

레일라 : 그런가…….

이건 말이지, 축제를 하고 있는거야.

일 년에 한 번 있는 큰 축제.

 

프랑 : 축제인가아……!

좋겠다. 너는 축제에 가지 않는 거야?

여기는 왠지 쓸쓸한 곳이니까.

저쪽이 더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레일라 : ……괜찮아.

나, 태어났을 때부터 다리가 안 좋아서.

인파 속은 걸을 수 없어서…….

천천히 걷다 보면,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는걸.

 

프랑 : 민폐? 어째서?

네 걸음걸이는, 세계를 정성을 다해 걷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아름다운데.

 

레일라 : 정성……? 내가?

 

프랑 : 응! 나는 평소에 정신이 없어서,

다급하게 걷고, 무심코 중요한 걸 놓쳐버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고작이어서 말이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 해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서,

마음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

그러니까 나도, 너처럼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레일라 : ………….

 

프랑 : 아, 미안해!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런 말을 해서.

 

레일라 : 후후후, 괜찮아.

그렇게 말해줘서, 정말 기뻐.

……저기, 네 이름은?

 

프랑 : 에, 나? 나는, 프랑이야.

 

레일라 : 프랑…… 프랑 말이지.

나는, 레일라라고 해.

괜찮다면, 나와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

 

――

 

클로에 & 현자 : ……읏.

로맨틱해~!

 

현자 : 프랑 씨도 레일라 씨도 상냥한 사람이구나, 라는 게

지금 이야기만으로도 전해져와서…….

정말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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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미틸 : 저도 감동했어요!

새로운 친구가 생긴다는 건 특별하고…….

잊지 못할 날이 되겠네요!

 

카인 : 게다가, 마법사라는 걸 들키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바로 도와주다니, 남자답네.

너를 더 좋아하게 됐어!

 

아서 : 세계를 정성스럽게 걷는다…….

서쪽의 마법사다운, 아름답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이라, 정말 멋있어.

 

프랑 : 에헤헤……. 고마워!

그래도, 멋진 건, 레일라야.

레일라는, 나를 마법사라고…….

그리고, 빈민가의 지저분한 녀석이라는 걸 알고서도,

친구가 되어줬으니까.

나에게 있어 정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일이었어.

미틸이 말한대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야!

 

클로에 : 웃, 알 것 같아……!

나와는 사는 세계가 다른,

아름답고 훌륭한 사람이 친구가 되어준다는 건, 꿈만 같지.

나 같은 게 정말로 괜찮은 걸까 하고…….

 

프랑 : 맞아맞아!

그래도, 레일라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언제나 상냥하게 대해줬어.

게다가, ‘프랑의 말은 나를 건강하게 하는 마법이 걸려있네’, ‘네가 웃어주면 나도 웃을 수 있어’

라고 칭찬해줘서…….

 

클로에 : 그렇게 대해주는 사이에,

싫어했던 나를 조금씩 좋아하게 돼.

 

프랑 : 맞아! 그 말대로야!

클로에는 내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거야?

 

클로에 : 에헤헤…….

실은 나, 프랑과 똑같아.

나도, 프랑에게 있어 레일라 같은 사람과 만나서,

인생이 바뀌었으니까.

 

클로에가 움직인 시선 끝에는,

그를 지켜보고 있는 라스티카의 모습이 있었다.

 

현자 : (그렇구나…… 클로에는, 괴로운 일을 당하고 있을 때,

라스티카가 구해줬으니까……)

 

바느질 방에 숨겨져, 누나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자신을 꺼내주었다.

뭐든지 칭찬해 준 덕분에, 조금씩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다.

 

행복을 되새기듯이 라스티카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클로에를 떠올리며,

가슴이 꾹 조이며 아파온다.

 

라스티카 : ………….

 

라스티카는, 프랑 씨와 이야기하는 클로에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겠지.

제비꽃색과 감청색의 눈빛이 금세 마주하고,

두 사람은 말 대신 웃음을 주고받았다.

 

클로에 : 있지 있지, 그다음에는? 레일라와는, 자주 만났어?

 

프랑 : 아니. 레일라와 만나는 건, 일 년에 한 번,

거리에서 축제가 있는 날뿐이었어.

어른들에게서, 우리는 절대 강을 넘으면 안 된다고 들었고.

 

미틸 : 에…… 어째서인가요?

 

프랑 : 내가 살고 있던 곳은 빈민가.

그렇지만, 건너편은 전혀 달라.

돈을 가진, 멋진 사람들뿐이야.

봐봐, 주방에 쥐가 나오면 내쫓잖아?

깨끗한 곳에, 더러운 녀석이 들어가는 건 좋지 않은 거니까.

그거랑 같아. 건너편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우리는 쥐야. 강을 넘어서, 깨끗한 곳에 들어가면 안 돼.

앗, 물론 우리는 찍-! 하고 울거나 하진 않지만!

 

프랑 씨는 익살맞게, 양손을 머리 위로 가져가 쥐의 흉내를 냈다.

그것이 우리에 대한 배려라는 것은 금방 눈치챘다.

 

프랑 : 그러니까, 거리가 축제로 붐비고 강가에 사람이 없는 밤…….

건너편의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강을 건널 수 있는 밤에만,

레일라와 만났어.

 

현자 : 그런…….

 

밝은 목소리로 회자되는 프랑 씨의 어두운 과거에,

어린 마법사들이 표정을 흐린다.

 

현자 : (거품의 거리나, 부유의 거리나,

서쪽 나라는 빈부 차이가 심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더욱 그 혹독함이 현실감을 동반해서, 마음이 답답해진다.

 

프랑 : 아하하, 어쩔 수 없지.

확실히 나도, 쥐같이 지저분한 차림을 하고 있었으니까.

아직 어린애고, 마법도 서툴러서,

주문 하나로 몸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는 것도 몰랐고.

 

아서 : ……프랑.

이 세상에, 네가 가서는 안 될 곳은 없어.

너를 환영하지 않은 장소가 혹시라도 있다면,

그건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정원이 좁아져 버렸을 뿐이야.

그걸 용서해 주길 바라. 용서할 수 없어도,

자신을 더럽다고 생각하지 말아줘.

 

히스클리프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는 태생이 다를 뿐이지, 같은 하나의 생명이니까요.

 

사실이라면, 이 거리나 나라의 권력자들이 이 상황을 깨닫고,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너처럼 고생하는 사람을 만나면,

같은 귀족으로 태어난 걸 부끄럽게 생각해.

 

프랑 : 와아……고마워, 아서, 히스클리프.

두 사람 다, 무척 착하구나.

방금 한 말, 옛날의 나에게도 들려주고 싶어!

……실은, 그 거리에서 그렇게 태어나서,

힘들다고 생각했던 적은 분명히 있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괴로워도, 아무리 불편한 생활이라도,

레일라를 만날 날을 생각하면, 신기하게도 마음은 자유로워졌어.

레일라는 내 희망이고, 행복 그 자체여서…….

그러니까, 그 아이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어.

그러면 말이야, 어느 해 축제에서,

레일라가 그렇게 말했어.

 

――

 

프랑 : ……흰 솜털 모자가 보고 싶어?

뭐야, 그거. 멋진 모자 같은 거?

 

레일라 : 아하하! 아니야, 프랑.

흰 솜털 모자라고 하는 건, 정말 희귀한 생물이야.

최근에, 책에서 읽었어.

평소에는 백은색의 몸이, 가끔 금색으로 빛난다고 해!

흰 솜털 모자들이 일제히 반짝이면서 나는 모습은,

마치 별이 빛나는 밤하늘처럼 보인다고.

 

프랑 : 헤에, 별 말이지…….

 

레일라 : 봐봐, 이 근처는 공기가 오염되어서 이제 별이 보이지 않잖아?

나는 다리가 이래서, 멀리는 갈 수 없고…….

그렇지만, 만약 이 강에 흰 솜털 모자가 있다면,

프랑과 함께,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해서.

 

프랑 : 레일라…….

 

레일라 : 아……미안해.

나, 이상한 말을 했지. 희귀한 생물이 이런 곳에 있을 리가 없는데.

 

프랑 : ……아냐. 이상하지 않아!

레일라의 꿈, 내가 이루어 줄게!

그러니까 꼭, 기다리고 있어.

반드시, 흰 솜털 모자를 발견해서, 네게 보여줄 테니까.

 

레일라 : 프랑…….

고마워.

나, 그날을 기대하고, 계속 기다리고 있을게.

 

――

 

프랑 : ……그때부터, 나는 흰 솜털 모자를 찾아서 여행을 시작해서.

드디어 이 섬에 다다른 거야!

 

미스라 : 당신, 특이하네요.

마법사라면 환영으로 그럴듯한 걸 보여주면 되잖아요.

 

프랑 : 아…… 전혀 생각 못 했어!

그게, 레일라가 보고 싶다고 했던 건, 흰 솜털 모자였으니까.

그거 이외에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게다가, 흰 솜털 모자가 뭘 먹는다든가,

어떻게 하면 수가 늘어나는지라든가 알아보는 것도 즐거웠고!

 

브래들리 : 헤에, 의외로 근성이 있잖아.

 

클로에 : 굉장해……!

레일라가 말한 대로, 정말 흰 솜털 모자를 찾아서 여기까지 수를 늘린 거잖아.

 

프랑 : 에헤헤…….

그렇게 칭찬을 들으니까 쑥쓰럽네.

 

모두에게 칭찬받고, 프랑 씨는 얼굴을 붉히며 쑥스러워했다.

그러자 돌연, 바이올린의 현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현자 & 히스클리프 : ……!?

 

라스티카 : ……나도, 지금 이야기를 듣고, 정말 감동받았어.

열심히, 씩씩하게 살아가는 청년 프랑.

마음씨 착한, 밤하늘 같은 눈동자를 가진 레이디・레일라.

별처럼 아름다운 두 사람의 우정은,

내 가슴에도 아름다운 선율을 전해주었어요.

……부디, 이 곡을 너희 두 사람에게 보내게 해줘.

 

현자 : 와아…….

 

감미로운 음색이 공기를 떨게 하고,

우리의 귀에, 기분 좋은 연주를 전해준다.

그것은, 빛나는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아름답고도 덧없는 선율이었다.

 

프랑 : 정말 아름다운 곡이야……!

 

카인 : 아아. 봐봐, 흰 솜털 모자들도 둥실둥실 날면서 기뻐하고……응?

 

아서 : 현자님, 봐주세요.

흰 솜털 모자가 빛나고 있어요……!

 

현자 : ……! 정말이야……!

 

 

흰 솜털 모자들은, 바이올린 연주에 맞추듯이,

덧없이 부드러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히스클리프 : 대단해……! 정말 별 같아.

 

미틸 : 아, 현자님 쪽으로 한 마리 다가갔어요!

 

미틸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두 손을 내밀자,

둥실, 하고 금빛으로 빛나는 흰 솜털 모자가 내려앉았다.

 

현자 : 아하하. 떨어진 별을 잡은 것 같아…….

 

프랑 : 흰 솜털 모자는, 경치든, 음악이든,

아무튼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니까.

기뻐하면, 이렇게 빛나.

 

카인 : 그렇다는 건, 모두,

라스티카의 연주를 기뻐하고 있는 거구나!

 

프랑 : 응, 그 말대로야!

 

라스티카의 연주가 끝나자,

흰 솜털 모자들은 천천히 원래의 색으로 돌아왔다.

 

프랑 : 고마워, 라스티카!

흰 솜털 모자들도, 무척 기뻐해 줬어!

 

라스티카 : 나야말로, 이렇게 아름다운 별들과 같은 빛을 보여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

 

클로에 : 하아, 아름다웠어…….

흰 솜털 모자들은, 이미 레일라에게 보여준 거야?

 

프랑 : 아…….

 

현자 : ……?

 

프랑 : 아니, 그게, 아직이야.

그, 레일라에게 보여준다고 생각하니까,

좀 더 흰 솜털 모자를 키워서,

아름다운 하늘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많아져서.

 

현자 : (뭔가 지금, 틈이 있었던 것 같은……)

 

기분탓 인지,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프랑 씨의 새빨간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기댈 데 없이 흔들린 것 같이 보여서.

무심코 클로에 쪽을 들여다보면,

그 역시, 나에게 묻듯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프랑 : 그래도, 모두의 반응을 보고, 나 자신감이 생겼어.

지금이라면, 그녀를 만나러 갈 수 있을 것 같아!

에헤헤…… 레일라를 만나는 건 오랜만이니까,

왠지 긴장되네.

………….

잘 말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클로에 : 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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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클로에 : ……저기. 그거, 혼자가 아닌 편이 긴장 안 되지 않아?

 

프랑 : 에?

으, 응. 그건 그런데…….

 

클로에 : 그럼, 괜찮다면 우리들도 같이 갈게!

레일라와도 만나보고 싶고.

 

프랑 : 저, 정말……!?

 

아서 : 나도 만나보고 싶어.

그렇지만,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드는 것도 폐가 되어 버릴 테고…….

 

프랑 : 괜찮아-!

레일라는, 마음씨 착한 아이니까.

분명히, 너희들과도 금방 친구가 될 거라고 생각해!

 

카인 : 그런 거라면, 우리들도 협력할게!

 

히스클리프 : 다 같이 간다면, 나도…….

 

프랑 : 모두들……고마워! 정말로 든든해!

아아, 레일라와 오랜만에 만나는 거, 정말로 기대돼……!

 

――

 

바로, 들러리를 자청한 마법사와 우리들은,

레일라 씨가 산다는 별빛의 거리로 갔다.

 

현자 : 하늘이…… 흐리네요…….

 

히스클리프 : 서쪽 나라는, 마법 과학의 발달로

바다나 대기 오염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들었어요.

프랑의 얘기로 봐도,

이 흐린 하늘은 그냥 날씨……는 아닌 것 같네요.

 

아서 : 프랑, 레일라의 집은 이 근처에 있는 거야?

 

프랑 : 그게, 장소는 자세히 몰라.

그래도, 집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려줬어.

풍향계가 붙은, 빨간 삼각 지붕 집에 산다고 들었어.

 

프랑 씨의 그 기억을 의지해,

우리들은 거리를 둘러보며 나아간다.

 

카인 : 그건 그러고, 마을 여기저기에 별 모양이 장식되어 있네.

 

아서 : 별빛의 거리라고 하는 이름과 뭔가 관계가 있는 걸까.

 

프랑 : 레일라가 그랬어.

높은 지대에 있기 때문에, 오래전에는 별의 명소였다고.

지금은 하늘이 저런 상태니까, 전혀 보이지 않지만.

 

클로에 : ……아!

있지, 저기 아냐?

저 노란 지붕의 옆. 빨간 삼각 지붕에, 풍향계!

 

프랑 : ……! 응, 분명 저기야.

……저게, 레일라의 집…….

 

바로 그곳에 계속 만나고 싶었던 사람의 집이 있는데,

프랑의 걸음은, 조금씩 느려져 간다.

프랑 씨에게 붙어서 걷던 클로에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이는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클로에 : ……프랑.

모처럼 우리들도 같이 왔으니까,

혹시 불안한 게 있다면…….

그걸 입 밖으로 꺼내서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다면,

알려주었으면 좋겠어.

 

프랑 : 아…….

 

프랑 씨의 루비 같은 눈동자가 커다래지고, 흔들린다.

그리고, 조금 긴장의 기색이 보이던 표정을 부드럽게 진정시키며,

프랑 씨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프랑 : ……실은, 조금, 레일라와 만나는 게 무서워.

나, 레일라에게 흰 솜털 모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빨리 찾고 싶어!’라는 마음으로 가득 차서, 바로 여행을 떠나버려서…….

제대로, 이별의 말도 하지 못했어.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미틸 정도였던 내 키가, 지금 정도로 자랐거든.

……그래서, 혹시, 레일라가 화내면 어떡하지 하고,

실은 조금 불안하고, 용기가 나지 않아서…….

하하…… 나, 겁쟁이지…….

 

카인 & 히스클리프 : ………….

 

아서 : ……확실히, 소중한 상대와 헤어진 채 오랜 시간 동안 떨어져 있으면,

불안해지기도 해.

조금 전까지, 나도 프랑과 비슷한 기분이었으니까, 어쩐지 알 것 같아.

 

프랑 : 에, 아서도?

 

아서 : 응. 나도, 어릴 때부터 나를 키워준 분과,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해서.

그때는, 정말 마음이 안 놓이고, 불안한 마음이 들곤 했어.

나는 얼마나, 의리 없는 일을 해버린 걸까, 하고.

그러니까, 소중한 누군가의 마음을 염려해서

불안에 다리가 움츠러드는 건, 결코 겁쟁이라서가 아니야.

누구나가 떠안을 수 있는 고민이야.

그러니까, ‘겁쟁이’라던가, 자신을 무시하지 말아줘.

 

아서가 그렇게 말하고, 프랑 씨에게 상냥하게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아픔을 안고 있던 만큼,

상대방의 아픔도 나누려는 듯한, 배려에 찬 파란 눈동자로.

 

프랑 : 읏, 아서…….

그런가……나, 겁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프랑 씨는 한 번 크게 심호흡하고, 고개를 들었다.

 

프랑 : ……정했어.

나, 만약 레일라가 화났다면, 용서받을 때까지 열심히 사과할 거야.

화났다고 해도, 이대로 레일라와 만나지 못하는 게 더 싫은걸.

아서, 클로에, 고마워. 덕분에, 개운해졌어!

 

아서 : 아아!

 

클로에 : 응!

 

프랑 : 물론, 같이 와준 카인도, 히스클리프도, 현자님도.

정말 감사하고 있어!

 

프랑 씨의 웃는 얼굴에, 우리들도 안심하고 얼굴을 마주 본다.

걷는 페이스를 올려서 레일라씨의 집 앞까지 가자,

프랑 씨는 긴장한 표정으로 문을 두드렸다.

 

――

 

미틸 : 아-아. 저도 현자님들이랑 같이, 레일라 씨네 집에 가고 싶었는데…….

 

미스라 : 안 돼요. 제 옆에서 떨어지지 마세요.

 

라스티카 : 우리들은, 거리에 있는 멋진 가게를 찾아두자.

클로에 일행이 레일라와 친해지면,

거기서 다 같이 재회 파티를 열자.

 

미틸 : 와아, 그거 좋네요!

 

라스티카 : 우선은 이거.

아까 있던 모퉁이 가게의 샌드위치 같은 건 어때?

 

브래들리 : 헤에, 눈치가 빠르네.

 

미스라 : 우물우물……. 꽤 괜찮네요, 이거.

 

미틸 : 네! 정말 맛있어요!

 

브래들리 : 그렇게 맘에 들었다면, 내 것도 주마. 자, 여기.

 

미틸 : 와아, 감사합니…….

라니, 야채뿐이잖아요! 자기가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모처럼 한순간, 상냥하다고 생각했는데…….

 

브래들리 : 핫. 상냥하잖아?

건강에 좋은 걸 잔뜩 양보해 줬으니까.

 

미틸 : 정말…….

……어라, 그러고 보니 라스티카 씨는?

 

미스라 : 없어졌네요.

 

미틸 : 엣, 혹시, 놓친 건가요?

 

브래들리 : 그 녀석 잘 잃어버린단 말이지…….

뭐, 근처에 있겠지.

 

미스라 : 그것보다, 다른 건 없나요?

턱없이 부족한데요.

 

미틸 : 앗, 미스라 씨.

입에 묻은 소스를 손가락으로 닦으면 더러워져요!

 

거리의 주민 : 오오, 이 얼마나 섹시하고 와일드하게 먹는 분인지……!

저기, 그 빨간 머리 당신!

괜찮다면, 별의 춤 축제에 참가하지 않을래?

 

미스라 : 별의 춤 축제? 뭔가요 그거.

 

거리의 주민 : 여기, 별빛의 거리에 전해지는 유서 깊은 축제 말이야.

올해는 내가 관리하기로 되어있어.

이 거리는, 별이 예쁘기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공기가 더러워진 탓에 별이 전혀 보이지 않게 되었어.

관광객도 오지 않게 되어서,

뭔가 새로운 명물을 만들어서, 사람을 부를 수 없을까 하고 시작한 게 별의 춤 축제야.

별의 장식을 꾸민 이 거리에서, 사람들이 밤새 춤을 추는 거야.

돌발적으로 쇼를 시작하는 친구들도 있고, 대성황이야.

 

브래들리 : 하? 그거, 그 솜털 지기가 말했던 축제 아냐?

 

미틸 : 네, 분명 그거네요.

 

거리의 주민 : 별의 춤 축제는 이틀 뒤야.

당신 같은 멋진 남자가 참여해 주면, 분명 축제도 달아오를 거야.

맛있는 음식의 노점도 많이 나오고,

즐길 수 있을 테니까! 괜찮다면 생각해 줘!

 

미스라 : 하아,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마음대로 가고.

서쪽 나라 사람들은, 정말 제멋대로네요.

 

브래들리 : 너한테만큼은 듣고 싶지 않지만.

 

미틸 : 그렇지만, 주최자가 직접 말을 걸다니 대단하네요!

섹시하고 와일드한, 미남이라고…….

 

브래들리 : 이 거리에서는, 입 주위가 소스투성이인 남자가

섹시하고 와일드한 거냐고. 취향이 안 맞네.

 

라스티카 : 이야, 모두들. 여기에 있었구나.

 

미틸 : 아, 라스티카 씨……! 걱정했어요!

 

라스티카 : 미안해. 거리를 구경하다 보니, 이 거리에 와본 적이 있다는 게 기억나서.

……어라, 미스라. 소스도 너에게 매료되어서 떠나고 싶지 않은 걸까,

입 주변에서 장난을 치고 있는 것 같아.

괜찮다면, 손수건을 받아줘.

 

미스라 : 하아.

 

라스티카 : 사냥감의 목숨을 끊어놓은 명예로운 짐승 같은,

야생적이고 색기 넘치는 너도 멋지지만…….

그 매력적인 입술이 소스로 가려지는 것은 아까우니까.

 

미스라 : ………….

흐흥, 그렇죠. 뭐, 전 섹시하고 와일드한 미남이니까요.

나쁘지 않은 기분이네요.

기분이 좋으니까 닦아드리죠.

 

브래들리 : ……그래서? 너는 어딜 싸돌아다닌 거야.

 

라스티카 : 아아, 그랬지.

예전에 이 거리를 방문했을 때,

별 모양의 맛있는 쿠키를 먹어본 기억이 있어서.

모두에게도 대접해주고 싶어서 가게에 가봤는데……

안타깝게도, 이미 없어졌었어.

설마, 마지막으로 이 거리에 온 후로, 몇십 년이나 지났다니.

 

미틸 : 그렇게나……!?

그럼, 조금 전이라고 해도, 제가 태어나기 훨씬 전의 일이군요.

 

미스라 : 뭐, 당신은 어린애니까요.

저희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브래들리 : 몇십 년이나 지났다, 고.

 

라스티카 : 무슨 일이야, 브래들리?

 

브래들리 : ……아니. 딱히 신기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오래 살면, 어지간히 세심한 녀석 이외에는, 너처럼 되지.

 

라스티카 : ……?